대법원 2006. 3. 9. 선고 2004재다672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4재다67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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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말소등기][미간행]

판시사항

[1] 우편집배원의 착오로 송달보고서에 송달일자를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법원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제출된 상고이유서를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것으로 보아 상고를 기각한 경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원고, 재심피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원욱)

피고, 재심원고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승 담당변호사 박영화외 5인)

주문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재심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재심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1. 재심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재심대상판결 사건에 관한 이 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는 2004. 10. 21. 피고(재심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들 소송대리인의 사무실에 송달되었는데, 위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한 서초우체국 소속 집배원 소외 1은 착오로 법원에 송부한 송달보고서에 그 송달일자를 2004. 10. 20.로 잘못 기재하였고, 피고들의 소송대리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인 2004. 11. 10.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였으나, 이 법원은 위와 같이 송달일자가 잘못 기재된 송달보고서에 기초하여 위 상고이유서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도과하여 제출된 것으로 보아,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채 민사소송법 제429조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에 의하여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하였음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재심대상판결은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에 해당하는 재심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3. 13. 선고 98재다53 판결 , 2002. 11. 11.자 2002재다753 결정 등 참조).

2. 상고이유의 당부에 관하여

그러므로 이 사건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가. 원심의 인정 사실 및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들의 아들 소외 2는 1995. 6. 12.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 1층에 5,000만 원의 전세권 설정등기를 하였는데, 1996. 2. 6.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1996. 9.경의 최저경매가격으로는 위 전세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될 상황이었던 사실, 이에 피고들은 1996. 12. 20.경 이 사건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들 및 임차인들에 대한 원고의 각 채무를 인수하면서 그 인수대금 상당액으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다음, 근저당권자들에게 경매비용을 포함한 원고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여 각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1997. 1. 22. 피고들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그런데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1년 이내에 매도할 경우 피고들이 부담한 비용에 일정 이율로 계산한 돈을 가산하여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나머지 차액을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원고와 피고들은 1997. 1. 22.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할 경우에는 원금과 모든 경비(취득세, 양도소득세, 등기비용)를 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원고에게 돌려준다. 기간은 1년으로 하되, 6개월은 무이자로 하고 6개월 후에는 월 2%의 이자로 결정한다”는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그 후 피고들은 보일러실 내지 창고이던 이 사건 부동산의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공사를 한 다음, 1997. 3. 6. 원고에게 지하층 일부를 보증금 800만 원에 임대한 것을 비롯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다른 부분을 타인에게 임대하는 등으로 현재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관리해 온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터잡아, 피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제로는 매도담보에 불과한데 피고들의 비용이 모두 회수되었다면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약정만으로는 피고들 명의의 이전등기가 담보 목적의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한 다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정산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위 각서에 나타난 이 사건 약정은 피고들이 1년 이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1년간 매매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1년 후에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정산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정산일인 1998. 1. 22.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에서 피고들이 변제한 원고의 근저당채무액, 임차보증금액, 체납세액, 경매비용 및 등기비용과 그 이자를 공제한 나머지 28,478,900원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위 각서는 약정일로부터 1년 내에 매매계약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정산을 하기로 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기한 내에 매매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이상 피고들에게 정산의무가 없다고 본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나. 당원의 판단

그러나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43486 판결 , 2001. 3. 23. 선고 2000다408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기록을 검토하여 보건대, 원고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 당시 원고는 전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어 피고들이 당시 최저경매가격을 1억 원 이상 상회하는 원고의 채무를 모두 인수하고 실제 이를 모두 변제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던 것으로 이로써 원고가 이미 1억 원 이상의 이득을 보게 되었던 점,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직후 거액을 들여 지하층을 주택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하였는데 피고들이 진정한 매수자가 아니라 담보목적으로 등기를 넘겨받은 데 불과하다면 그러한 공사를 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 명의의 이 사건 등기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대위변제해 준 채권회수를 위한 담보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매매로서 완전한 소유권이전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 사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피고들이 원고의 부탁을 받고 이를 은혜적으로 들어주면서 매도담보의 경우에나 있음직한 무조건적인 정산의무를 수인하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정을 하였다는 것은 거래의 관행상 선뜻 납득할 수 없는 점, 피고들로서는 임차보증금 5,000만 원의 손실을 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을 뿐 특별히 투자 또는 거주의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원고가 1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피고들이 지출한 모든 비용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차액을 정산해 주겠다는 뜻에서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당사자 사이의 형평에도 맞는 것으로 보이는 점, 무엇보다도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서 작성한 1997. 1. 22.자 각서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을 문리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1년 후에는 무조건 정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매가 이루어질 경우를 전제로 하여 차액을 반환하되 그 정산이 가능한 기간을 1년으로 한다는 의미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이 사건 약정이 원고의 주장대로 1년 후의 정산의무를 인정하는 내용이었다면 별다른 경제적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원고로서는 약정한 1년이 된 1998. 1. 22. 무렵 바로 정산을 요구하였어야 할 터인데 피고 1로부터 2002. 말경 명도소송을 당하기까지 5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정산을 요구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아니하는 점 등 앞서 본 법률행위 해석의 기준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위 각서에 나타난 이 사건 약정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한다면, 이 사건 약정은 1년 이내에 피고들이 지출한 비용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하여 정산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아무런 해석의 근거를 제시함이 없이, 이 사건 약정에 나타난 각서의 내용은 피고들이 1년 이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1년간 매매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1년 후에는 피고들이 원고에게 정산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데에는,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고, 따라서 원심의 정산금 계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는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들 패소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재심대상판결 중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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