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의 법률행위 해석 방법
[2]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문면에 기재된 "협조를 최대로 한다"라는 문구의 객관적 의미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기재가 있는 문면에 "협조를 최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가 그와 같은 문구를 기재한 객관적인 의미는 문면 그 자체로 볼 때 그러한 의무를 법적으로 부담할 수는 없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그 이행을 사실상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고
피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0년경 그 동서인 소외 1이 전북 고창군 흥덕면 410의 13 외 5필지 지상에 신축할 다세대주택 5개동 30세대의 건축자금으로 금 60,000,000원을 대여하고 또 1991년경 금 5,000,000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공급한 사실, 위 소외 1은 1991년경 원고로부터 차용한 위 금 60,000,000원 및 금 5,000,000원 상당의 건축자재 대금채무에 대한 담보를 위하여 위 다세대주택 중 제5동 6세대분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준공을 하여 1993. 2. 4. 위 제5동 6세대분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다음 제5동 201호를 제외한 나머지 5세대를 원고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처분한 사실, 피고는 1991. 11.경까지 위 소외 1에게 금 32,000,000원 상당의 위 다세대주택 건축내장재를 공급하고, 같은 달 21. 위 소외 1과의 사이에 그로부터 위 건축내장재에 대한 대금조로 위 다세대주택 중 제5동 201호를 넘겨받기로 약정한 다음 그 무렵 소외 2에게 위 제5동 201호를 금 31,000,000원에 매도한 사실, 피고는 위 다세대주택 중 제5동이 준공(위 다세대주택 5개동 중 제1, 2, 3동은 1991. 8. 26., 제5동은 1992. 12. 24. 각 준공되었다.)된 뒤 그가 위 소외 2에게 매도한 위 제5동 201호에 관하여 이미 원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된 사실을 알고서는 원고에게 위 제5동 201호에 관한 등기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로부터 거절당한 사실, 이에 피고는 1993. 10. 20. 원고와 위 제5동 201호를 원고로부터 대금 31,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되, 원고는 같은 날 위 소외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고 피고는 같은 날 계약금과 등기비용조로 금 1,560,000원을, 같은 해 11. 11.까지 잔금 29,540,000원을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위 약정에 따라 원고는 위 소외 2 앞으로 위 제5동 201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사실, 그런데 원고는 위 약정시 피고의 위 소외 1에 대한 건축자재 외상대금 32,000,000원의 채권 확보를 위하여 위 다세대주택 중 위 소외 1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된 제6동(1993. 9. 22. 준공되었다) 101호, 102호, 202호에 관하여 피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을 해 준 다음 피고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금 34,000,000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피고로부터 위 금 29,540,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는 위 약정에 따라 1993. 10. 20. 위 소외 2 앞으로 위 제5동 201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고, 같은 달 26. 위 다세대주택 중 제6동 101호, 102호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채권최고액 각 금 11,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하여 준 사실, 원고는 같은 날 위 다세대주택 중 제6동 202호에 관하여도 피고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려고 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위 202호에 관하여 같은 날 이미 소외 3 명의의 채권최고액 금 15,000,000원으로 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당한 사실, 위 제6동 101호, 102호, 202호에 관하여는 피고 및 위 소외 3 명의의 위 각 근저당권보다 선순위로 각 1993. 10. 26. 자 소외 4, 소외 5, 소외 6의 각 명의로 된 각 전세금 15,000,000원짜리 전세권설정등기가 되어 있었고, 위 다세대주택은 각 호당 분양가가 금 32,000,000원이었으나 분양이 잘 되지 않아 금 20,000,000원에도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금 34,000,000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담보가치가 있는 상태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도, 이미 선순위로 금 15,000,000원짜리 전세권설정등기 및 채권최고액 금 15,000,000원짜리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의 위 제6동 202호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위 약정에 따른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가 원고의 협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금 34,000,000원을 대출받았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약정금청구채권은 그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여 원고로서는 이를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5571 판결 참조).
그리고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기재가 있는 문면에 "협조를 최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가 위와 같은 문구를 기재한 객관적인 의미는 문면 그 자체로 볼 때 그러한 의무를 법적으로 부담할 수 없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그 이행을 사실상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668 판결 참조). 왜냐하면 그러한 의무를 법률상 부담하겠다는 의사이었다면 굳이 "협조를 최대로 한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였다면 그 문구를 의미 없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고 따라서 당사자가 그러한 표시행위에 의하여 나타내려고 한 객관적인 의사는 그 문구를 포함한 전체의 문언으로부터 해석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한 위 삼진주택 제6동 101호, 102호, 202호가 모두 위 소외 1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어서 위 소외 1의 협조 없이는 원고 단독으로 피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거나 피고가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금 34,000,000원을 대출받는 것을 도와 줄 수 없기 때문에 "협조를 최대한 한다"는 문구를 삽입한 것으로 보여지고, 여기에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매매잔대금 29,540,000원을 받고 위 201호를 넘겨주면 그만이고 굳이 피고에게 위 금 34,000,000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담보물을 제공할 의무가 없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위 차용증서에 "협조를 최대한 한다"라고 기재한 표시행위에 의하여 부여한 객관적인 의사는 피고측이 제시한 위와 같은 의무는 법률적으로 부담할 수 없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성의껏 이행하겠다는 취지로 봄이 상당하고,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하였던 위 101호, 102호에 대하여는 피고 명의로 채권최고액 각 금 11,000,000원씩으로 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고, 또 202호에 대하여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려고 하였으나 피고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거절한 이상, 원고로서는 그로써 사정이 허락하는 한 성의껏 위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원고는 피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금 34,000,000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담보가치가 있는 상태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줄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원고가 위 약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약정금채권은 그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것은 법률행위의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