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선수뢰죄에 있어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의 의미
[2]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3]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금품 중의 일부를 그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경우, 그 금액의 추징 여부(적극)
[1] 알선수뢰죄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는 것을 그 성립 요건으로 하고 있고, 여기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라 함은 친구, 친족관계 등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다른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의 처리에 법률상이거나 사실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고, 그 사이에 상하관계, 협동관계, 감독권한 등의 특수한 관계가 있음을 요하지 않는다.
[2] 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3]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당해 재산을 범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범인으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 점은 공무원범죄에관한몰수특례법 제6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고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하지만,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그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범인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범인이 받은 금품을 소비하는 방법의 하나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가액 역시 범인으로부터 추징하지 않으면 안된다.
[1]
대법원 1990. 8. 10. 선고 90도665 판결(공1990, 1980),
대법원 1991. 7. 23. 선고 91도1190 판결(공1991, 2278),
대법원 1992. 5. 8. 선고 92도532 판결(공1992, 1920),
대법원 1993. 7. 13. 선고 93도1056 판결(공1993하, 2331),
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도852 판결(공1994하, 3155),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도2687 판결(공1995상, 937) /[2]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도2260 판결(공1987, 325),
대법원 1989. 12. 12. 선고 89도2020 판결(공1990, 311),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도2496 판결(공1992, 722),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공1996하, 2087),
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도1097, 97감도34 판결(공1997하, 2581),
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도82 판결(공1999상, 1095) /[3]
대법원 1982. 7. 27. 선고 82도1310 판결(공1982, 894),
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도1660 판결(공1983, 1543),
대법원 1986. 11. 25. 선고 86도1951 판결(공1987, 126),
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도2405 판결(공1989, 569),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공1994상, 584),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도3064 판결(공1994상, 1143),
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4374 판결(공1999상, 943),
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도963 판결(공1999상, 1207)
피고인
법무법인 한중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문종수 외 4인
고등군법 1999. 3. 9. 선고 98노753 판결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의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알선수뢰죄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는 것을 그 성립요건으로 하고 있고, 여기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라 함은 친구, 친족관계 등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다른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의 처리에 법률상이거나 사실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고, 그 사이에 상하관계, 협동관계, 감독권한 등의 특수한 관계가 있음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3도1056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육군본부 인사과에서 근무하다가 1989.경부터 이 사건 범행 당시까지 모병관으로 병무청에 파견되어 육군의 병력소요나 충원시기 등을 병무청에 알려 주고 병무청의 지원, 징집, 소집자원의 통계 등을 육군본부에 전달하는 등 병무청과 육군본부에서 징집, 모병 등의 규모와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병무청의 관계 공무원이나 훈련소의 관계 공무원들과 오랜 기간 친분을 맺어 온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직무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병역면제 여부, 부대 배치 및 병과 부여, 신체등급 조정 등의 직무를 담당하는 관계 공무원들에게 부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직무에 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수뢰하였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알선수뢰죄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공범관계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은 공소제기된 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공소의 원인이 된 사실을 다른 공소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시, 장소, 방법, 목적 등을 적시하여 특정하면 족하고, 그 일부가 다소 불명확하더라도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그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고, 그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1989. 12. 12. 선고 89도2020 판결, 1987. 1. 20. 선고 86도22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로서 범죄의 일시, 장소, 알선의 상대방, 알선의뢰인, 뇌물수수액 등이 특정되어 있는 이상, 알선대상 공무원이 병무청 관계 공무원, 제2훈련소 관계자라고만 표시되어 있다 하여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공소제기가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당해 재산을 범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범인으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이 점은 공무원범죄에관한몰수특례법 제6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고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함은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도3064 판결,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 1982. 7. 27. 선고 82도131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그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범인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범인이 받은 금품을 소비하는 방법의 하나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가액 역시 범인으로부터 추징하지 않으면 안된다(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도963 판결, 1989. 2. 28. 선고 88도2405 판결, 1986. 11. 25. 선고 86도195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알선의뢰인으로부터 교부받은 현금, 수표들 중에는 교부자에게 일부 반환한 것도 있으나, 교부받은 그대로 반환한 것이 아니라, 이를 소비하였다가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부탁받은 대로 처리되지 않자 그 금액 상당의 금원을 수표, 현금 등으로 되돌려 준 것에 불과하므로, 그 가액을 추징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고, 또 피고인이 관계 공무원에게 교부하였다는 일부 금원 역시 평소 그들이 피고인의 부탁을 들어준 데 대한 감사와 앞으로도 피고인이 부탁할 내용에 대하여 잘 보아달라는 취지로 피고인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사례의 뜻으로 제공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심이 이 부분 금원을 포함하여 피고인이 알선의뢰인들로부터 수령한 금원 전액을 추징한 조치는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추징에 대한 법리오해나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제4점에 대하여
형의 양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은 결국 원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것으로 귀착되어,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