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8. 11. 13. 선고 97다53359 판결

대법원 1998. 11. 13. 선고 97다5335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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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반환]

판시사항

금융실명제하에서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특별한 약정이 있는 경우 예금계약상의 예금주(=출연자)

판결요지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이 시행된 후에는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고자 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직접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지참하고 금융기관에 나가 자기 이름으로 예금을 하여야 하고, 대리인이 본인의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가지고 가서 본인의 이름으로 예금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증을 통하여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를 같은 명령 제3조 제1항 소정의 거래자로 보아 그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특별한 사정으로서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연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한다.

피고,피상고인

국민신용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환)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7. 10. 17. 선고 97나76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명령(1993. 8. 12.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 1997. 12. 31. 법률 제5493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로 대체 입법되었다. 이하 '긴급명령'이라고 한다.)이 시행되기 전에는 금융기관이 예금명의인에 대하여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예금명의인이 누구인지를 조사하지도 않았으므로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주의 명의 여하를 묻지 않고 실제로 자금을 출연하고 예금을 지배하는 자와 예금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었으나(대법원 1987. 10. 28. 선고 87다카946 판결, 1995. 8. 22. 선고 94다59042 판결 등 참조), 긴급명령 제2조 제4호에서 '실지명의'를 주민등록표상의 명의 등이라고 정의하고, 제3조 제1항은, '금융기관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에 의하여 금융거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제3항은, '금융기관은 실명확인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실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기존 금융자산을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들 규정을 종합하면, 긴급명령이 시행된 후에는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고자 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직접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지참하고 금융기관에 나가 자기 이름으로 예금을 하여야 하고, 대리인이 본인의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가지고 가서 본인의 이름으로 예금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증을 통하여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를 긴급명령 제3조 제1항 소정의 거래자로 보아 그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특별한 사정으로서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연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18455 판결, 1998. 1. 23. 선고 97다35658 판결, 1996. 4. 23. 선고 95다5598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누나인 망 소외 1(1995. 7. 10. 사망)이 피고 조합의 대표자이던 소외 2에게 1993. 11. 6.부터 1995. 1. 3.까지 사이에 6회에 걸쳐 도합 3억 7,000만 원을 피고 조합에 예탁하여 달라고 맡기면서 예금주는 남동생인 원고의 명의로 하되, 망인 외에는 그 원리금을 인출하지 못하게 하여 소외 2가 정기예탁금증서 6매를 망인에게 교부한 다음 그에 대한 이자를 망인에게 계속하여 지급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정기예탁금에 관하여는 망인과 피고 조합 사이에 예금명의자가 아니라 출연자인 망인에게 그 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를 그 예금주로 볼 수 없다.

원심의 이유설시는 예금주의 확정에 관한 금융실명제 이전의 판례에 따른 것으로 적절하지 못하나, 원고가 적법한 예금주가 아니라고 본 결론은 정당하므로,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리고 원심판결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망인이 이 사건 예탁금채권을 원고에게 사인증여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예탁금채권의 형성과정에 일부 기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 또한 옳은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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