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매입세액 공제가 부인되는 '세금계산서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의미
[2] 재화·용역의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서로 다른 사정을 알면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 그 매입세액의 공제 가부(소극)
[1]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는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경우에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계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의 취지에 비추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 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다.
[2]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 중 명의상의 거래 상대방이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는 알지 못하였음에 과실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공급받는 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에는 이를 근거로 공급받는 자의 매출세액에서 그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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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세무서장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부동산매매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1989. 7. 26. 주식회사 동산(이하 동산이라 한다)의 대리인인 소외 안동훈 및 경남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경남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소외 이영노 등과 함께 사업용 건물인 낙원오피스텔 1동의 신축공사에 관하여 수급인을 동산, 보증인을 경남, 공사기간을 같은 해 8. 6.부터 1990. 11. 30.까지, 공사대금을 1,573,818,181원으로 한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그 후 수차에 걸쳐 위 공사의 선급금 및 기성금을 지급하고 받은 입금표가 경남 명의로 작성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자 그 즉시 위 이영노에게 동산 명의의 입금표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공사마저 예정대로 진행하지 아니하여 동산에 이를 항의한 결과 그제야 그들로부터 위 공사의 실제 시공자는 경남이며 동산은 건설업면허대여자라는 점을 들어 알게 되었다. 이에 원고 등 공사관련 3자는 1989. 11.경 동산이 수급인으로서 전적인 책임을 지고 위 공사를 속행하되, 다만 경남이 그 하수급인으로서 동산의 건설업면허를 빌려 위 공사를 시공하는 것을 원고가 방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아니하여 원고는 동산을 상대로 공사진행을 촉구하였으며, 한편 경남은 그 무렵 동산에 대한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다 하여 이를 내세워 채무자를 동산, 제3채무자를 원고로 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법원에 신청하는 등으로 분쟁이 야기되었다. 그러자 원고는 동산과의 공사속행 합의를 파기하고 스스로 잔여 공사를 시공하여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원고는 1989년 2기분 및 1990년 1기분 부가가치세 신고를 함에 있어 공급자를 동산으로 한 세금계산서 각 1매를 근거로 위 공사대금에 상응하는 매입세액을 공제하여 납부세액을 산출하였다.
나. 원심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세금계산서의 교부를 전후하여 시종일관 동산을 상대로 공사도급계약서와 공사속행의 합의서를 작성하는 등 동산을 위 공사의 수급인으로 의식한 일련의 행동을 하여 온 점, 동산 또한 단순한 건설업면허 대여자의 지위를 넘어 위 건물의 건축주인 원고와의 사이에 공사도급계약서의 작성과 공사속행의 합의 등 위 공사의 수급인으로서의 지위에서 행동하여 온 점, 경남이 위 공사의 수급인은 동산이고 경남은 그 하수급인에 불과함을 전제로 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신청한 점, 건설업면허를 대여하기로 한 것은 원고가 그 건설업면허의 대여를 방해하지 아니한다는 의미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세금계산서의 작성을 전후한 위 공사의 수급인은 동산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수급인이 경남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2.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는 세금계산서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경우에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계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의 취지에 비추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 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고 할 것이다. 그리고 명의상의 거래 상대방이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는 알지 못하였음에 과실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공급받는 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경우에는 이를 근거로 공급받는 자의 매출세액에서 그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당원 1990. 4. 27. 선고 90누73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그가 공사대금 15억 원 상당의 지상 10층, 지하 4층 규모인 위 오피스텔 1동을 신축하고자 할 무렵 동산은 종합건설업면허가 있으나 시공능력이 없는 반면 경남은 시공능력은 있으나 위 면허가 없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 동산의 대리인으로 자처하는 위 안동훈과 경남의 대표이사임과 동시에 동산의 이사라고 하는 위 이영노 등을 소개받아 그들과 함께 1989. 7. 26. 수급인은 건설업면허가 있는 동산으로, 보증인은 시공능력이 있는 경남으로 된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후 경남이 공사를 시작하자 원고는 그 선급금과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경남에 1989. 8. 4.부터 1989. 12. 5.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합계 금 338,650,000원, 1990. 3. 25.에 금 90,746,000원을 각 지급한 바 있으며, 위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아니하자 1989. 11.경 원고 등 3자가 공사속행의 합의를 함에 있어 경남이 동산의 건설업면허를 빌려 공사를 속행하되 세금계산서는 동산 명의로 교부하기로 약정하면서 그 합의서의 작성일을 당초 계약일인 같은 해 7. 26.로 함과 동시에 그 내용을 소급적용하기로 하고, 이에 따라 원고가 1989. 12. 31. 공급자를 동산으로, 공급가액을 200,000,000원으로 한 세금계산서 1매와 1990. 3. 25. 공급자를 역시 동산으로, 공급가액을 190,360,000원으로 한 세금계산서 1매를 각 교부받게 된 것이고, 한편 이 사건 분쟁과 관련하여 동산의 대표이사인 소외 김건종은 1990. 3. 29. 원고와 위 공사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시공한 회사는 경남이라는 내용의 확인서 1매(을 제5호증의 3)를 경남 앞으로 작성한 바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이 사건 건설용역의 공급자는 위 도급계약서상에 수급인으로 기재된 동산이 아니라 사실상의 수급인 및 시공자로서 공사대금을 수령한 경남이라고 함이 상당하다( 당원 1996. 8. 20. 선고 96누4466 판결 참조). 원고가 동산을 상대로 공사이행을 촉구하고 같은 회사가 공사속행 합의의 당사자였다 하여 결론을 달리 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는 동산과 경남의 면허소지 여부와 시공능력 유무 등은 물론 경남이 동산의 면허를 빌려 시공하게 된다는 사정을 그 주장과 같이 도급계약서 작성당시에는 자세히 몰랐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을 당시에는 이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령 계약 당시에 그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지상 10층에 달하는 대규모의 건물에 대한 건설용역을 공급받는 자로서는 도급계약을 체결할 무렵부터 세금계산서 교부에 이르기 전까지 그 용역의 실제 공급자가 누구인지를 조사 또는 확인하여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고, 또 그와 같은 확인에 그다지 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명의상의 공급자와 실제 공급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점에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위 건설용역의 실제 공급자를 동산으로 본 나머지 공급자를 같은 회사로 한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부과처분을 위법하다고 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상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