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취득시효 기산일의 임의선택 가부
나. 점유의 계속과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소멸여부(소극)
다.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 사례
라.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가등기 및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제3자가 적극적으로 가담한 바 없다면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사례
마.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는지 여부(소극)
바.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는지 여부
가. 취득시효기간의 계산에 있어 그 점유개시의 기산일은 임의로 선택할 수 없으나 그 등기명의인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시점에서 보아 소요기간이 경과된 사실만 확정되면 족하다.
나. 토지에 대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토지에 대한 점유가 계속되는 한 시효로 소멸되지 아니한다.
다. 피고 갑, 을이 원고에게 그들의 공동소유인 토지에 관하여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게 되자 피고 갑이 피고 을의 동의나 승낙없이 위 토지 전부에 대하여 병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가등기 및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병 명의의 각 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위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는 피고 을이 피고 갑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위 "다"항의 경우 피고들이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마.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가등기는 본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또한 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의 처분권한이 상실되지도 아니하므로 그 가등기만으로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바.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비록 채무담보를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의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가. 대법원 1979.10.16. 선고 78다2117 판결(공1979,12302) 1988.12.6. 선고 87다카2733 판결(공1989,82) 나. 대법원 1976.11.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판결(공1976,9492) 라. 대법원 1981.1.13. 선고 80다1034 판결(공1981,13626) 1983.12.13. 선고 83다카1347 판결(공1984,166) 1989.11.28. 선고 89다카14295,14301 판결(공1990.144) 바. 대법원 1974.5.28. 선고 73다1133 판결(공1974,7879)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채
피고 1 외 2인 피고들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찬운 외 5인
원심판결 중 경기 광주군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피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는 소외 1이 사정받은 것으로 그 장자인 소외 2가 상속받아 그 일부지상에 건축된 집에서 거주하던 중, 원고의 조부인 소외 3의 처남인 소외 4에게 매도하였고, 위 소외 3가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를 임차하여 집을 짓고 거주하던 중 1955. 경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는 데, 그 무렵부터 위 소외 3가 위 토지상의 집에서 거주하면서 그 대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직접 이를 점유하고, 소외 2의 장자인 소외 5가 거주하고 있는 집의 대지부분 등 타인들이 거주하던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임대하고 사용료를 받는 등 간접점유를 하여 오다가 소외 3가 사망한 1971.8.10.경부터는 원고가 이를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소외 3가 적어도 1955.12.31.부터 평온 공연하게 그 점유를 개시한 뒤, 그 재산상속인들을 거쳐 원고가 점유를 계속하던 중, 20년이 경과한 1975.12.31. 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의 흠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행의 소에 있어서 원고적격에 관한 문제는 청구의 당부의 문제에 흡수되는 것이며, 이점은 피고들이 제1심 3차 변론기일에서 철회한 것을 다시 상고 이유로 내세우는 바로서 이유 없다.
2. 취득시효기간의 계산에 있어 그 점유개시의 기산일은 임의로 선택할 수 없으나 그 등기명의인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시점에서 보아 소요기간이 경과된 사실만 확정되면 족한 것이므로 ( 당원 1979.10.16. 선고 78다2117 판결 , 1988.12.6. 선고 87다카2733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이상 원심이 점유개시의 시기를 1955.12.31.로 인정하였다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계속 점유하여 온 이상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되는 일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원심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이미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및 가등기를 마쳤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었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대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나아가 이 사건 제1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피고들의 패소판결을 받게 되자, 피고 1은 위 의무에 위배하여 이를 면탈하고자, 1987.5.12. 위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소외 6에게 이 사건 등의 재판비용을 포함한 차용금 7백만 원의 담보조로 이 사건 토지를 넘겨주기로 한 다음, 공유명의인인 피고 2, 피고 3으로부터 그 지분의 처분에 대한 동의를 얻거나, 위임을 받은바 없이 위 토지에 대한 피고들 전부의 지분에 관하여 위 소외 6을 권리자로 한 가등기를 마쳐 주었고, 그 후 위 소외 6은 같은 해 8.5 정산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우선 이 사건 토지 중 경기 광주군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하여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따라서 위 가등기와 본등기 중 피고 2, 피고 3의 각 지분에 대한 부분은 위 피고들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피고 1에 대한 부분은 동 피고의 배임행위 및 위 소외 6의 그에 대한 가담행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담보조로 경료된 것이어서 그 말소 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의 이행이 확정적으로 불능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든 증거를 검토하여 보면 피고 2와 피고 3이 피고 1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유권확인 소송과 관련된 권한을 위임하였을 뿐 그 소유지분의 처분에 관하여 동의를 하거나 승낙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 2와 피고 3의 소유지분에 대한 등기부분은 원인무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각 등기가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주장에는 피고 2나 피고 3이 피고 1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야 할 것 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적어도 피고 2와 피고 3에 대하여 피고 1의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여부에 대하여 심리하여야 할 것이니 그러하지 아니하고 위 등기가 원인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또한 피고들이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든 증거만으로는 소외 6이 피고 1의 처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토지의 각 등기 중 피고 1의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 원인무효라고 한 원심판단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가등기는 본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또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의 처분권한이 상실되지도 아니하므로 그 가등기만으로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토지 중 위 (주소 2 생략) 전 757 평방미터에 대한 가등기 중 피고 2와 피고 3의 각 소유지분 부분이 동 피고들의 추인에 의하여 유효로 인정된다거나 피고 1 소유지분 부분이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유효로 인정된다 할지라도 그 가등기가 경료된 것만으로는 이행불능으로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위 전 757평방미터에 대한 가등기와 관련된 위법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토지 중 위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한 각 등기가 담보목적으로 경료된 것이어서 그 말소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이 확정적으로 불능이 된 것은 아니라고 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비록 채무담보를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의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1은 물론 나머지 피고들 역시 위 소외 6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한 위 소외 6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는 그것이 비록 채무담보 목적으로 경료되었다고 할지라도 유효하게 존속하는 이상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위 (주소 1 생략) 대 1,808평방미터 중 피고 2와 피고 3의 각 소유지분 부분에 대하여는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고, 피고 1 소유 지분에 대하여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소외 6이 피고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고, 나아가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