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8104 판결

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81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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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공1991.9.15.(904),2245]

판시사항

가. 취득시효 기산일의 임의선택 가부

나. 점유의 계속과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소멸여부(소극)

다.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 사례

라.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가등기 및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제3자가 적극적으로 가담한 바 없다면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사례

마.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는지 여부(소극)

바.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제3자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취득시효기간의 계산에 있어 그 점유개시의 기산일은 임의로 선택할 수 없으나 그 등기명의인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시점에서 보아 소요기간이 경과된 사실만 확정되면 족하다.

나. 토지에 대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토지에 대한 점유가 계속되는 한 시효로 소멸되지 아니한다.

다. 피고 갑, 을이 원고에게 그들의 공동소유인 토지에 관하여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게 되자 피고 갑이 피고 을의 동의나 승낙없이 위 토지 전부에 대하여 병에게 채무담보를 위한 가등기 및 본등기를 경료한 경우, 병 명의의 각 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위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는 피고 을이 피고 갑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위 "다"항의 경우 피고들이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마.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가등기는 본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또한 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의 처분권한이 상실되지도 아니하므로 그 가등기만으로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바.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의무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비록 채무담보를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의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채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2인 피고들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찬운 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경기 광주군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는 소외 1이 사정받은 것으로 그 장자인 소외 2가 상속받아 그 일부지상에 건축된 집에서 거주하던 중, 원고의 조부인 소외 3의 처남인 소외 4에게 매도하였고, 위 소외 3가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를 임차하여 집을 짓고 거주하던 중 1955. 경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는 데, 그 무렵부터 위 소외 3가 위 토지상의 집에서 거주하면서 그 대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직접 이를 점유하고, 소외 2의 장자인 소외 5가 거주하고 있는 집의 대지부분 등 타인들이 거주하던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임대하고 사용료를 받는 등 간접점유를 하여 오다가 소외 3가 사망한 1971.8.10.경부터는 원고가 이를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소외 3가 적어도 1955.12.31.부터 평온 공연하게 그 점유를 개시한 뒤, 그 재산상속인들을 거쳐 원고가 점유를 계속하던 중, 20년이 경과한 1975.12.31. 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의 흠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행의 소에 있어서 원고적격에 관한 문제는 청구의 당부의 문제에 흡수되는 것이며, 이점은 피고들이 제1심 3차 변론기일에서 철회한 것을 다시 상고 이유로 내세우는 바로서 이유 없다.

2. 취득시효기간의 계산에 있어 그 점유개시의 기산일은 임의로 선택할 수 없으나 그 등기명의인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시점에서 보아 소요기간이 경과된 사실만 확정되면 족한 것이므로 ( 당원 1979.10.16. 선고 78다2117 판결 , 1988.12.6. 선고 87다카2733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이상 원심이 점유개시의 시기를 1955.12.31.로 인정하였다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계속 점유하여 온 이상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되는 일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원심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이미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및 가등기를 마쳤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었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대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나아가 이 사건 제1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피고들의 패소판결을 받게 되자, 피고 1은 위 의무에 위배하여 이를 면탈하고자, 1987.5.12. 위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소외 6에게 이 사건 등의 재판비용을 포함한 차용금 7백만 원의 담보조로 이 사건 토지를 넘겨주기로 한 다음, 공유명의인인 피고 2, 피고 3으로부터 그 지분의 처분에 대한 동의를 얻거나, 위임을 받은바 없이 위 토지에 대한 피고들 전부의 지분에 관하여 위 소외 6을 권리자로 한 가등기를 마쳐 주었고, 그 후 위 소외 6은 같은 해 8.5 정산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우선 이 사건 토지 중 경기 광주군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하여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따라서 위 가등기와 본등기 중 피고 2, 피고 3의 각 지분에 대한 부분은 위 피고들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피고 1에 대한 부분은 동 피고의 배임행위 및 위 소외 6의 그에 대한 가담행위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이거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담보조로 경료된 것이어서 그 말소 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의 이행이 확정적으로 불능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든 증거를 검토하여 보면 피고 2와 피고 3이 피고 1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소유권확인 소송과 관련된 권한을 위임하였을 뿐 그 소유지분의 처분에 관하여 동의를 하거나 승낙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 2와 피고 3의 소유지분에 대한 등기부분은 원인무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각 등기가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주장에는 피고 2나 피고 3이 피고 1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거나 추인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야 할 것 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적어도 피고 2와 피고 3에 대하여 피고 1의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여부에 대하여 심리하여야 할 것이니 그러하지 아니하고 위 등기가 원인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관한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또한 피고들이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든 증거만으로는 소외 6이 피고 1의 처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토지의 각 등기 중 피고 1의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 원인무효라고 한 원심판단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상에 가등기를 경료한 경우 가등기는 본등기의 순위보전의 효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또한 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의 처분권한이 상실되지도 아니하므로 그 가등기만으로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토지 중 위 (주소 2 생략) 전 757 평방미터에 대한 가등기 중 피고 2와 피고 3의 각 소유지분 부분이 동 피고들의 추인에 의하여 유효로 인정된다거나 피고 1 소유지분 부분이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유효로 인정된다 할지라도 그 가등기가 경료된 것만으로는 이행불능으로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위 전 757평방미터에 대한 가등기와 관련된 위법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토지 중 위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한 각 등기가 담보목적으로 경료된 것이어서 그 말소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이 확정적으로 불능이 된 것은 아니라고 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의무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비록 채무담보를 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의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이행불능이 된다 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1은 물론 나머지 피고들 역시 위 소외 6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주소 1 생략) 대 1,808 평방미터에 대한 위 소외 6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는 그것이 비록 채무담보 목적으로 경료되었다고 할지라도 유효하게 존속하는 이상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위 (주소 1 생략) 대 1,808평방미터 중 피고 2와 피고 3의 각 소유지분 부분에 대하여는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고, 피고 1 소유 지분에 대하여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소외 6이 피고 1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고, 나아가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배석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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