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의 적정 여부의 판단 방법
[2] 징계처분 이후의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폭언,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 등 개별 사유만으로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되는지 분명하지 않더라도 전체의 사유를 종합하여 볼 때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1]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의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징계처분 이후의 비위행위라 하더라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을 수 있다.
[3]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폭언,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 등 개별 사유만으로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되는지 분명하지 않더라도 전체의 사유를 종합하여 볼 때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1] 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6740 판결(공1992, 259) 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2487 판결(공1996하, 2039)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공1996하, 3214)
[2] 대법원 1991. 2. 12. 선고 90누5627 판결(공1991, 995)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 26448 판결(공1994하, 3099)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다52294 판결(공1995하, 3348) 대법원 1996. 4. 23. 선고 96다2378 판결(공1996상, 1580)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창국 외 5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한일버스 주식회사 (피고보조참가인의 소송대리인 배만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회사가 1995. 8. 8.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원고를 (1) 시내버스 운행을 1회 결행하였고, (2) 상급자에게 폭언을 하였으며, (3) 세차원과 정비원에게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업무방해를 하였고, (4) 업무상기밀엄수의무를 위반하여 유관기관에 진정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징계해고한 사실, 위 해고사유 중 (3)항의 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하나, (1) 원고가 1995. 6. 3. 17:00까지 도착하도록 되어 있는 첫번째 버스운행을 17:21에야 도착하고서도 저녁식사를 하느라고 제시간에 출발하지 아니하여 두번째 운행을 결행한 사실, (2) 같은 달 5.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만인산 휴게소 앞에서의 교통사고를 이유로 정직 29일의 징계처분을 내리자 원고는 같은 달 13. 11:00경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실에서 대표이사에게 위 징계처분의 철회를 요구하다 시비가 되어 "네가 사장이냐", "내가 고발하면 이 회사가 망한다.", "회사간판을 내리게 하겠다."는 등의 폭언을 하고, 이를 말리는 전무에게도 욕설을 한 사실, (4) 1995. 7.경 원고는 자신의 과실로 위 만인산 휴게소 앞에서의 교통사고를 야기하고서도 교통신문, 충청일보 등 언론기관과 노동청 등에 참가인 회사가 차량정비를 소홀히 하여 위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참가인 회사는 모든 책임을 운전기사들에게 전가시키는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제보와 진정을 하여 위 교통신문, 충청일보 등이 그러한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각 사실은 판시와 같은 취업규칙상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기는 하나 위 (1)항에서 버스의 도착이 지연된 것은 교통체증 때문이지 원고가 준법운행을 빌미로 일부러 도착을 지연시킨 것으로 볼 수 없고, 참가인 회사의 식당사정이나 기사들의 저녁식사 관례로 보아 원고가 두번째 운행에 앞서 저녁식사를 한 것만을 탓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참가인 회사의 무리한 버스운행일정에 더 큰 잘못이 있고, 과거에도 참가인 회사가 차량의 고장수리 등을 이유로 버스의 운행을 결행한 사실이 수차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 위 버스운행 1회 결행행위 자체만으로서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위 (2)항의 폭언은 자신에 대한 징계처분에 대하여 선처를 구하다가 대표이사가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서로 시비가 되어 그렇게 된 것이고,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폭언의 경위와 그 정도, 그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정도의 비위행위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위 (4)항에 있어서도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위 취업규칙 소정의 업무상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교통사고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로부터 정직처분을 받게 되자, 위 교통사고는 참가인 회사의 차량정비 불량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고 믿고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징계처분의 철회를 요구하다가 그 뜻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언론기관 등을 상대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반드시 그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유가 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이상의 모든 사유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들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은 사유들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까지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서 위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1호증의 18(징계위원회회의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징계회의석상에서 버스운행의 결행에 관하여 질문받고 "도로교통법 을 제대로 지키며 준법운행을 하다보니 뒤차 백영달 기사와 같이 7분전에 들어왔다… 식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여기에 당일 다른 기사들이 "원고가 '무엇을 그렇게 급하게 다니느냐, 나처럼 준법운행하며 천천히 다니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을 제33, 34호증)을 더하여 보면 당일 버스의 도착지연에 원고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의 버스노선과 노선별 출발 및 도착시간은 대전지역의 모든 시내버스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대전시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되고(증인 백영달의 증언) 이를 위반하면 행정제재를 받도록 되어 있으므로, 원심이 운행일정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처럼 설시한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다른 기사들의 경우 교통체증 등으로 앞뒤차가 같이 도착하는 경우에는 앞차의 기사가 뒤차의 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빨리 식사를 한 뒤 먼저 출발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음 운행을 마친 뒤 식사를 하여 되도록 운행시간을 지키고 있다는 점(증인 백영달의 증언)에 비추어 보면 첫번째 운행의 도착시간이 늦어져 두번째 운행이 지연되게 된 마당에 저녁식사를 제대로 하기 위하여 그것도 준비된 식단을 거부하고 시간이 더 걸리는 라면을 주문하여 식사를 하다가 시간이 늦었다고 버스운행을 결행한 원고에 대하여 정상적인 운행상황하에서의 참가인 회사 기사들의 저녁식사 관례 등을 참작사유로 삼고 있는 것은 전혀 합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마땅히 두번째의 버스운행에 나서야 함에도 이를 일부러 태만히 한 흔적이 역력한 이 사건에서 참가인 회사에서는 과거에도 차량의 고장수리 등을 이유로 버스운행을 수차 결행한 적이 있다는 점을 참작하는 것 또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차량의 고장을 수리하기 위한 것이라면 결행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리고 위 (2)항에서와 같은 폭언과 욕설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징계처분에 대한 선처를 구하다 거절당하여 나온 것이든 아니든 근무시간에 다른 직원들까지 보거나 그들에게 들리는 가운데 행하여짐으로써 직장질서를 문란케 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그 후에도 전혀 반성하거나 사과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녹음기를 휴대하고 간 점에서 어떤 빌미를 만들거나 증거를 수집해 놓으려는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져 그 동기 또한 순수하다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폭언만으로는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가 아니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3)항과 관련하여 1995. 7. 27.자 충청일보 기사는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정직처분에 대하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낸 것이 1995. 6. 21.이고,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이유 없다며 기각한 것이 같은 해 7. 18.인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는 이를 감추어 버린 채 뚜렷한 근거도 없는 자신의 주장만을 언론기관에 제보하여 기사화하게 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억울함을 호소한다기보다는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악의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더욱이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의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참조), 징계처분 이후의 비위행위라 하더라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는 삼을 수 있다 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4. 23. 선고 96다237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해고사유 하나 하나가 그 자체만으로는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되는지 분명하지 아니하다 하더라도 전체의 사유를 종합하여 보고, 나아가 원고가 자신에 대한 정직처분이 부당하다는 생각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회사의 비리에 대한 증거를 수집한다며 밤늦은 시각까지 카메라를 들고 회사 구내를 돌아다닌 점이라든가 원고 스스로도 자신의 잘못으로 버스운행을 결행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회사가 버스운행을 결행하였다고 행정관청에 세 차례나 고발하여 그 중 일부가 운행전 점검불이행 등으로 확인되어 과징금을 부과받게 한 것은 비록 그 고발이 해고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할지라도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원고로서는 참가인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완전히 저버린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는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 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위 각 행위가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일부 사실을 오인하고, 징계해고에 있어서의 정당한 사유 및 징계재량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