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의 의미
[2]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1]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져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인바,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2] 물품의 국내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고지의무 위반이 있다는 이유로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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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변호사 김재진
광주지법 1996. 4. 8. 선고 95노1023, 96초192 판결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져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인바,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당원 1987. 10. 13. 선고 86도1912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은 독일 스테팩사의 제품을 전제로 하였고 이스라엘의 메이트로닉스사가 만든 돌핀제품과 독일 스테팩사가 만든 돌핀제품은 일부 부품에 약간의 차이가 있음은 인정되나 적어도 어떤 물품의 국내의 독점판매계약을 하는 피해자로서는 이미 다른 회사가 같은 용도와 성능을 가진 이름도 같은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설사 그 제품의 원산지와 일부 부품이 틀리더라도 위와 같은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할 리가 없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고 더군다나 피고인이 이미 동일한 내용의 계약을 한정수와 체결하였다가 삼일상사 등에서 위 돌핀제품을 훨씬 싼 가격으로 수입·판매함으로써 독점판매권이 보장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형사고소까지 당한 사실이 있다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이를 신의칙상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사기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