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882 판결

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도8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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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판시사항

재산권에 관한 거래관계에 있어서 당사자의 고지의무

판결요지

재산권에 관한 거래관계에 있어서, 일방이 상대방에게 그 거래에 관련된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므로써 장차 그 거래관계의 효력 또는 채무의 이행에 장애를 가져와 계약상의 채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생길 수 있음을 알면서 이를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거래관계를 맺거나 그러한 상태를 묵비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관계에 임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지속하여 재물 등의 교부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재물의 수취인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할 것이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 법률관계의 효력에 영향이 없고 상대방의 권리실현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사유는 이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

참조조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윤행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84.3.9. 선고 83노18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 및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재산권에 관한 거래관계에 있어서 일방이 상대방에게 그 거래에 관련한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므로서 장차 그 거래관계의 효력 또는 채무의 이행에 장애를 가져와 계약상의 채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생길 수 있음을 알면서 이를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거래관계를 맺거나 그러한 상태를 묵비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관계에 임하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지속하여 재물등의 교부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그 재물의 수취인에게는 신의 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하므로서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나 법률관계의 효력에 영향이 없고 상대방의 권리실현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사유는 이를 고지할 의무가 없다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판시와 같은 경제적 사정으로 회사채무의 변제를 유예받기 위하여 1978.6.5경 회사정리개시절차에 관하여 변호사와 상의하여 같은 6.13 법원에 신청서를 접수시켰고 6.27 판시 토지를 포함한 회사재산의 보전명령이 있었으며 7.3 회사부동산에 대하여 위 명령에 따른 가처분등기가 경료되고 9.27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이 되어 관리인이 선임되었는바, 피고인은 위와 같은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가기 직전에 위 회사의 중요공장부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려면 그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어 법정관리인이 선임되면 피고인은 동계약을 임의로 이행할 수 있는 권한을 상실하고 회사경영권을 행사하는 관리인이 회사정리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쌍무계약인 위 매매계약을 해약할 것이 쉽게 예상되므로 먼저 매수인에게 그러한 사정을 설명하여야 하고 특히 공장부지에 대한 보전명령이 있고 그에 따른 가처분등기까지 경료된 후에는 위 보전명령이 있는 사실을 고지한 후 매매대금을 수령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대금을 받아 편취할 의도하에 1978.6.9 공소외 이종환과 판시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자리에서 계약금조로 판시 현금 및 당좌수표를, 같은 7.31 중도금으로 판시 약속어음을 교부받아 합계 2억 5천만원을 편취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사기죄로 의율한 제1심 판결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회사정리법 제103조 제1항에는 " 쌍무계약에 관하여 회사와 그 상대방이 모두 정리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회사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법 제58조 제1항에는 " 부동산......에 관하여 정리절차개시전에 생긴 등기원인으로 정리절차 개시후에 한 등기 또는 부동산등기법 제3조에 의하여 한 가등기는 정리절차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 효력을 주장하지 못한다. 그러나 등기권자가 정리절차의 개시사실을 알지 못하고 한 등기 또는 가등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본문의 반대 해석으로 정리절차개시전의 등기원인으로 정리절차개시전에 부동산등기법 제3조에 의하여 한 가등기는 정리절차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고 가등기권자는 정리회사의 관리인에게 본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유효한 가등기가 경료된 부동산에 관한 쌍무계약에 대하여는 회사정리법 제103조의 관리인의 계약해제권은 그 적용이 배제된다 할 것이다( 당원 1982.10.26 선고 81다108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소외 이종환과 판시일자에 판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판시와 같이 계약금 및 중도금의 지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위 회사와 소외 이종환 사이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서(수사기록 제8정) 등기부등본(같은 11정)의 기재에 의하면 위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매매당사자 사이에 위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매도인은 매매계약의 이행을 위한 가등기를 매수인 앞으로 즉시 필하여 주기로 하는 특약이 있었고, 위 특약에 기하여 위 회사정리개시 결정이 있은 1978.9.27 이전임은 물론 정리개시결정 신청서를 접수시키기 전인 같은해6.12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소외인 명의의 가등기가 필해져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피고인이 위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과 동시에 가등기의 특약을 하고 회사정리절차개시전에 가등기를 필한 이상 피고인에게 그 계약전에 회사정리절차신청의 의도가 있었고 그 후 같은 신청서를 접수시켜 회사정리개시결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위 매수인으로서는 위 회사정리 절차와의 관계에서 위 매매계약은 효력에 영향이 없고 약지에 따른 채권의 확보에 장애될 사유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매수인의 입장에서도 위와 같은 가정을 미리알지 못하였다 하여 그 매매계약의 체결에 임하지 않았을 객관적 사정은 없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 피고인인 매도인으로서는 판시와 같은 사정을 상대방에게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매매부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은 특약이나 회사정리개시결정전의 가등기가 되어 있는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후, 위와 같은 고지의무의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만연히 위 매매계약은 위 법 제103조 제1항에 의하여 해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제아래 판시 고지의무를 숨긴 채 매매대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필경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고 사기죄에 있어서의 고지의무와 위 법조 제103조 제1항, 제58조 제1항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다른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다시 심리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이정우 신정철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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