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6496 판결

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64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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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무효확인등][공1994.11.1.(979),2820]

판시사항

가. 해고무효확인사건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의 일시·장소 등을 당사자의 주장 없이 인정하면 변론주의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

나. 사용자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새로이 징계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다. 징계해고처분을 취소한 후 새로이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라.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 규정이 개별적인 근로계약 일반의 효력에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마.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근로자가 불법쟁의에 가담하였다면 해고무효로 근로자의 신분을 회복한 경우, 그 불법쟁의 참여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수 있는지 여부

바. 취업규칙 등 징계규정에 징계혐의자의 출석 및 진술기회 부여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 징계처분의 효력

판결요지

가. 변론주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만 인정되고 간접사실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바 징계위원회 개최의 일시나 장소 등은 간접사실에 지나지 않으므로 당사자의 주장 없이 이를 인정하였다고 하여 변론주의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나.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근로자의 기업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벌이고, 자체의 재심절차에서도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나, 징계사유의 인정, 징계양정의 부당 등에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이 적법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면 해고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그 후 새로이 같은 사유 또는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여 다시 징계처분을 한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고, 징계무효확인판결이 선고된 뒤에 징계처분을 취소한다고 하여 법원의 판결을 잠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라.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규정은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존속을 보호하고 사용자의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자격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관련하여서만 적용이 있을 뿐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개별적인 근로계약 일반의 효력에 확대적용될 수는 없다.

마. 해고된 후 상당한 기간 내에 법률적 쟁송으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근로자는 쟁의행위에 개입이 금지되는 제3자에는 해당하지 않아 쟁의행위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가지는 것이므로, 그 한도 내에서는 해고된 근로자라 하더라도 쟁의행위에 관련된 회사의 규정이나 법령의 규정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불법쟁의행위에가담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으므로 불법적인 쟁의행위에 참여한 행동은 후에 해고가 무효로 되어 근로자의 신분을 회복한 경우에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바.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 징계혐의자의 출석 및 진술의 기회부여 등에 관한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징계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징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보루네오가구 공동관리인 강제웅 외 1인 소송대리인 동양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성기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및 변론주의위배)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정리회사 주식회사 보루네오가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제재보조공으로 일하던 자로서, 1989.1.13. 공표된 노조의 자체회계감사결과에 불만을 품고 같은 달 14.과 16. 약 30분 동안씩 작업장을 이탈하여 그 해명을 요구하는 게시문을 부착하다가 이를 말리는 직원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사유로 1989.1.21. 징계해고되자(이하 1차 해고라 한다), 1989.3.18. 피고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사실, 그 후 위 소송에서 1990.8.2.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자 피고 회사는 같은 달 20. 위 1차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같은 달 22. 위 1차 해고처분의 사유 이외에도 원고가 1989.3.22.부터 같은 해 4.4.까지 일어난 회사내의 불법파업농성 및 소요를 미리 모의하는 한편 근로자들을 선동하고, 위 파업에도 주도적으로 적극 참여하여 회사의 재물을 손괴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등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위배한 사실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징계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새로이 원고를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변론주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만 인정되고 간접사실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 바 ( 당원 1993.4.13. 선고 92다23315, 23322 판결 등 참조), 징계위원회 개최의 일시나 장소 등은 간접사실에 지나지 않으므로 당사자의 주장 없이 이를 인정하였다고 하여 변론주의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제2점(법리오해)에 대하여

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근로자의 기업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벌이고, 자체의 재심절차에서도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 당원 1993.5.11. 선고 91누1169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나, 징계사유의 인정, 징계양정의 부당 등에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고 ( 당원 1992.8.14. 선고 91다43558 판결 , 1989.5.23. 선고 87다카213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새로이 적법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할 것이다( 당원 1981.5.26. 선고 80다2945 판결 참조).

그리고,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면 해고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 위 1993.5.11. 선고 91누11698 판결 참조), 그 후 새로이 같은 사유 또는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여 다시 징계처분을 한다고 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고 ( 위 1981.5.26. 선고 80다2945 판결 참조), 징계무효확인판결이 선고된 뒤에 징계처분을 취소한다고 하여 법원의 판결을 잠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원심의 설시에는 다소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나. 또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규정은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존속을 보호하고 사용자의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자격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관련하여서만 적용이 있을 뿐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개별적인 근로계약 일반의 효력에 확대적용 될 수는 없지만 ( 당원 1993.6.8. 선고 92다42354 판결 , 1992.3.31. 선고 91다14413 판결 , 1992.5.8. 선고 91도3051 판결 등 참조) 해고된 후 상당한 기간 내에 법률적 쟁송으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근로자는 쟁의행위에 개입이 금지되는 제3자에는 해당하지 않아 쟁의행위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가지는 것이므로 ( 위 1992.5.8. 선고 91도3051 판결 , 1990.11.27. 선고 89도1579 판결 참조), 그 한도 내에서는 해고된 근로자라 하더라도 쟁의행위에 관련된 회사의 규정이나 법령의 규정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불법 쟁의행위에 가담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불법적인 쟁의행위에 참여한 행동은 후에 해고가 무효로 되어 근로자의 신분을 회복한 경우에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위 규정의 해석만으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가진다고 한 것은 적절하지 않은 설시라 할 것이나, 원고의 이 사건 불법파업 가담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본 것은 결국 정당하다 할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3. 제3점(판단유탈)에 대하여

원심이, 원고가 원심에서 주장한 이 사건 해고사유를 조사하고 새로운 징계처분을 과하는 과정이 극히 불성실하여 신의칙을 현저히 위배하였다는 주장과 징계양정이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 징계혐의자의 출석 및 진술의 기회부여 등에 관한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징계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징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 당원 1992.10.9. 선고 91다14406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의 조사나 징계과정에 있어서 별다른 절차를 밟지 않았다 하여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파업의 태양, 원고의 불법파업에의 가담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이 징계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그리고 갑 제34호증의 1, 2(명단), 갑 제36호증의 5(소위 민주노조 구성도)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람들은 단지 파업 지도부의 구성원(중앙위원 또는 부서별 지도위원)으로 되어 있고, 또, 실제로 그들이 불법파업에 가담한 정도가 원고보다 무겁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들은 결국 이유가 없어 배척될 경우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결과에 영향이 없어 파기이유가 될 수 없다( 당원 1992.6.26. 선고 92다10698 판결 참조). 논지도 결국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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