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3051 판결

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305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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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공1992.7.1.(923),1918]

판시사항

가. 방송국 노동조합이 적법한 파업결의를 한 후 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사무실 일부를 점거하여 구호를 외치거나 북 등을 두드리며 소란행위를 계속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야유와 협박을 하고 테렉스기기의 작동을 중단시키는 등의 행위가 방법이나 수단에 있어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한 사례

나. 해고된 근로자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재심청구권을 행사한 경우라면 쟁의행위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가지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방송국 노동조합이 적법한 절차를 따라 파업결의를 한 후 사태를 지켜 보던 중 일부 기자가 징계를 당하자 노조원 40여 명이 파업농성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고 다른 노조원들과 공동하여 방송국 보도국 사무실 일부를 점거하여 야간에는 10여 명씩 조를 짜서 교대로 철야농성을 하고 주간에는 다 함께 모여 농성을 하면서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고 북, 장구, 징, 꽹과리를 두드리며 소란행위를 계속하고, 농성에 가담하지 아니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노조원들과 적이 되려 하느냐”는 등의 야유와 협박을 하며 농성가담을 적극 권유하고, 그 곳에 있는 테렉스기기에 들어가는 테렉스용지를 찢거나 그 작동을 중단시키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 그 방법이나 수단에 있어서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라고 한 사례.

나. 해고된 근로자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의하여 해고 근로자에게 보장된 재심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라면 위 근로자는 그 재심청구에 대한 사용자측의 확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러한 응답이 있기까지는 그에 대한 위 해고의 효력이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계속 다투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위 근로자는 쟁의행위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가진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박찬운 외 5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 평화방송 노동조합이 노조원들에 대한 사용자측의 부당한 인사조치 등에 대응하여 1990.10.23. 쟁의발생신고를 하고 1990.11.7. 파업결의를 한 다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았으나 사용자의 태도에 어떠한 변화도 없고 1991.1.18. 공소외 1 등 보도국 기자 11명이 오히려 중징계를 당하게 되자 피고인등 노조원 40여명은 그날 18:30경 평화방송 사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그날 22:00부터 무기한 파업농성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고 다른 노조원들과 공동하여 그때부터 1991.1.24. 15:00 경까지 평화방송 8층의 보도국 사무실 일부를 점거하여 야간에는 10여 명씩 조를 짜서 교대로 철야농성을 하고 주간에는 다함께 모여농성을 하면서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고 북, 장구, 징, 꽹과리를 두드리며 소란행위를 계속하고, 농성에 가담하지 아니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노조원들과 적이 되려 하느냐”는 등의 야유와 협박을 하며 농성가담을 적극권유하고, 같은 달 20. 및 21.에는 그곳에 있는 테렉스기기에 들어가는 테렉스용지를 찢거나 그 작동을 중단시키는 등 하여 위력으로써 위 보도국 사무실과 그 옆 편성제작국의 뉴스보도업무 및 방송프로그램 편성제작업무 등을 방해하고, (2) 피고인 1은 1988.11.6.경 평화신문사에서 피해자 를 비방할 목적으로 “금속노련 악명높은 노사분규 해결사 교선부장 피해자 전격파면”이라는 제목하에 “ 피해자는 어용노조를 결성하여 신애전자, 오성전자 등 10여곳의 노조와해공작에 앞장선 장본인이고, 노조와해에 성공한 후 사업주로부터 수백 만원의 사례금을 받아 왔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특히 오트론 등에서는 피해자가 직접 나타나 구사대를 지휘하고 기존 노조원들을 구타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는 내용의 허위 기사를 작성하여 이를 평화신문 제26호에 게재토록 함으로써 출판물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는 형법 제314조 , 제30조 를, 그리고 피고인 1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는 형법 제309조 제2항 , 제1항 을 각 적용 처단하였다.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의 탁자손괴 행위는 파업실행에 관한 조합원들의 회의도중에 일어난 것으로서 파업개시 이전의 행위임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를 쟁의행위인 위 파업에 수반된 폭력이나 파괴행위의 하나로 보아 그 정당성을 부정하는 사유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고, 또 피고인 1이 취업규칙등의 규정에 의하여 해고 근로자에게 보장된 재심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라면 동 피고인은 그 재심청구에 대한 사용자측의 확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러한 응답이 있기까지는 동 피고인에 대한 위 해고의 효력이 정당한 절차에 의하여 계속 다투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원심이 그 설시의 해고에 대한 재심청구가 어떠한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를 따져 보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 1이 위 해고에 관하여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파업에 가담할 수 있는 동 피고인의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정하고 만 것은 쟁의행위에 있어서의 제3자 개입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결과 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피고인 1이 이 사건 파업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고, 또 공소외 2의 탁자 파손행위가 위 파업에 수반된 폭력행위로 판단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시의 위 업무방해 범죄사실에 나타난 쟁의행위는 그 방법이나 수단에 있어서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 당원 1991.6.11. 선고 91도383 판결 ; 1991.7.12. 선고 91도897 판결 참조) 원심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피고인들의 주장을 판단함에 있어서 저지른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의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논지는 결국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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