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14413 판결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1441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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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선거무효확인][공1992.5.15.(920),1397]

판시사항

가. 노동조합의 대의원대회에 재적대의원 전원이 출석하여 전원의 찬성으로 조합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한 경우 위 대의원대회의 개최에 절차상의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의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나. 노동조합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으로 일정수 이상의 조합원의 추천과 일정기간 조합원일 것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규약의 노동조합법 제22조 위반 여부

다.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규정취지와 근로자가 해고를 당하고 상당한 기간 내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 노동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는지 여부(소극)

라.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장이 위 “다”항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원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위원장 입후보 등록을 거부한 조치의 적부(소극)

판결요지

가. 노동조합의 대의원대회에 재적대의원 전원이 출석하여 전원의 찬성으로 위원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전제로 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을 한 것이라면, 노동조합이 그 규약개정안을 회의에 부의할 사항으로 미리 공고하지 아니한 채 대의원대회를 개최한 절차상의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의원대회의 결의 자체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나.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일정한 수 이상의 조합원의 추천을 받은 자 및 노동조합원이 된 때로부터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자로 제한한 경우에도, 추천을 받아야 할 조합원의 숫자가 전체 조합원의 숫자에 비추어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요구되는 기간이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실정을 파악하여 노동조합의 임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기간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면, 노동조합이 자주적인 판단에 따라 규약으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의 평등에 대한 현저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규약은 노동조합법 제22조 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가 단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존속을 저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그 해고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신분이나 노동조합원으로서의 신분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보아 그 지위를 보장하여 주려는 데에도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기간 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었다면, 위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노동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라.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장이 위 “다”항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원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위원장 입후보등록을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규정과 조합원의 균등한 권리와 의무를 정한 같은 법 제22조 의 규정에 위반된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건양기업주식회사운수노동조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이 확정한 사실관계의 요지.

가. 피고 조합에서는 1989.4.28. 대의원 18명 중 원고를 포함한 16명의 대의원이 참석하여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피고 조합의 위원장을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던 규약 제29조를, “위원장 선거는 전조합원의 직선으로 한다. 위원장 출마자격은 조합원 30인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자로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참석대의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개정결의를 하고, 이어서 1989.10.14.에는 대의원 18명중 퇴사 또는 사임한 대의원 5명을 제외하고 원고를 포함한 13명의 대의원 전원이 참석하여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위원장 선출방법을 직선제로 개정할 것을 전제로 직선제로의 개정규정에 대한 설명에 이어 토론 끝에 위원장 입후보자격을 조합원 30인 이상의 추천과 조합원 경력 1년 이상인 자로 한다는 개정안을 상정하고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를 실시하여 개표한 결과 참석대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위 개정안과 같은 개정결의를 하였다.

나. 피고 조합의 규약 및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회는 1990.2.6. 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를 공고하고 2.8. 후보자등록을 마감한 후, 2.20. 피고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에 의한 선거를 실시하였으나 과반수득표자가 없어, 2.22. 다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소외 1이 과반수를 득표하여 피고 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다. 원고는 1987.12.10. 사용자인 소외 건양기업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피고 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한 후 근무하다가, 1989.10.22. 위 소외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으나 1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였는데, 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하여 1990.2.6. 위원장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는 소정의 양식인 입후보등록신청서 및 추천서 등을 갖추어 선거공고 후 3일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는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회에 입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요청하였으나,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인 소외 2는 노동부에 질의한 결과 원고가 위 소외회사로부터 면직된 자로서 피고 조합원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원고에게 피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입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거절하였다(원고는 1990.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송달받았고, 위 소외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5.25.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소론이 지적하는 점(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가 실시되기 전에 개최된 피고 조합의 대의원대회에서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출석한 대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위원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전제로 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이 된 점)에 관한 원심의 인정판단은, 원심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증거의 판단을 그르쳐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다만 위와 같은 의결을 한 대의원대회의 개최일자는, 원심이 인정한 1989.10.14.이 아니라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10.10.임이 엿보이기는 하나, 그 대의원대회가 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가 실시되기 전에 개최되어 위원장의 선거방법에 관한 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을 한 이상, 원심이 대의원대회의 개최일자를 다소 잘못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유가 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논지는 결국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상치되는 사실을 전제로 원심의 판단을 헐뜯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3. 같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사실관계가 원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의 대의원대회에 재적대의원 전원이 출석하여 전원의 찬성으로 피고 조합의 위원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전제로 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을 한 것이라면,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이 그 규약개정안을 회의에 부의할 사항으로 미리 공고하지 아니한 채 대의원대회를 개최한 절차상의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그 대의원대회의 결의 자체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노동조합법 제27조 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4. 같은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일정한 수 이상의 조합원의 추천을 받은 자 및 노동조합원이 된 때로부터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자로 제한한 경우에도, 추천을 받아야 할 조합원의 숫자가 전체 조합원의 숫자에 비추어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요구되는 기간이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실정을 파악하여 노동조합의 임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기간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면, 노동조합이 자주적인 판단에 따라 규약으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의 평등에 대한 현저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규약은 노동조합법 제22조 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취지를 같이하여, 피고 조합의 위원장 입후보자격을 전체 조합원의 수(310명)의 1할에도 못미치는 조합원 30인 이상의 추천과 조합원경력 1년 이상인 자로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규약이 노동조합법 제22조 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5. 같은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원고에게 입후보등록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거절한 것은, 그 거절이유에 비추어 보면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입후보등록을 거부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존속을 저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으로서, 일단 해고된 원고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어 원고가 피고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함이 명백한 상황은 아니었을 뿐 아니라,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주무관청인 노동부에 질의하여 원고를 피고 조합원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입후보등록서류의 교부를 거절한 이상, 원고의 입후보등록을 거부한 결과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서류교부의 거절이 위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조합이 원고의 위원장 입후보등록을 막았기 때문에 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단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존속을 저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에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그 해고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신분이나 노동조합원으로서의 신분을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보아 그 지위를 보장하여 주려는 데에도 있는 것이므로( 당원 1990.11.27. 선고 89도1579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원고가 위 소외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상당한 기간 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여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었다면, 위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피고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니, 위 소외 회사의 해고처분 때문에 원고가 피고 조합의 위원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가 피고 조합의 위원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면,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노동부에 질의한 결과 원고를 피고 조합원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에 따라 원고에게 입후보등록서류의 교부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이 그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 조합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원고의 위원장 입후보등록을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규정과 조합원의 균등한 권리와 의무를 정한 같은 법 제22조 의 규정에 위반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피선거권을 위법하게 박탈한 채 실시한 피고 조합의 위원장선거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 및 제22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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