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3912 판결

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391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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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무효확인등][공1991.2.1.(889),437]

판시사항

가. 단체협력이나 취업규칙에 따른 해고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

나. 입사시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 경력 등을 기재한 행위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은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적극)

다. 근로자의 경력 중 실제 철도청 공작창에 근무한 기간이 1년 4개월 남짓에 불과한데도 중공업회사에 입사시 제출한 이력서에는 약 4년간 근무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경우 이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의 적부(적극)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징계해고사유가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규정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와 같은 규정에 따른 징계해고는 일응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서 학력이나 경력 등을 기재한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서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의 형성과 기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는 근로자의 지능과 상식, 경험, 기능, 교육정도, 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정착성과 적응성 등을 모두 고려한 전인격적인 판단을 거쳐 고용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판단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할 터인데 이와 같은 목적으로 제출이 요구되는 이력서에 허위의 경력을 기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그 근로자의 정직성에 대한 중요한 부정적인 요소가 됨은 물론, 기업이 고용하려고 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전인격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채용될 때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의 경력 등을 기재한 행위를 징계해고사유의 하나로 삼은 취업규칙은 그와 같은 허위사항의 기재가 작성자의 착오로 인한 것이라거나 그 내용이 극히 사소하여 그것을 징계해고사유로 삼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지 않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적용하지 않는 한 정당한 해고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유효하다.

다. 근로자가 실제로 철도청공작창에 근무한 기간이 1년 4개월 남짓에 불과한데도 중공업회사에 입사시 작성, 제출한 이력서에는 약 4년간이나 같은 곳에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였다면 허위로 기재된 경력의 기간과 그 경력이 그의 모든 경력 중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등을 비추어 볼 때, 입사시 제출한 이력사항 중 경력 등의 허위사항기재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한 위 회사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는 적법하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양원

피고, 상고인

한라중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무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회사종업원이 입사 면접시 제출한 이력사항 중 학력·경력 등은 물론 기타 사실과 다른 허위사항을 기재하여 채용되었음이 발견되었을 때는 인시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해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1984.9.17. 피고 회사에 안전관리요원으로 입사할 당시 이력서를 작성·제출하면서 자신의 경력사항 중 실제로 철도청 서울공작창에 근무한 기간은 1982.6.3.부터 1983.10.6. 까지인데도 1980.9.2. 그곳에 입사하여 1984.8.7. 퇴직한 것으로 허위기재한 사실(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이 작성·제출한 이력서인 점에 다툼이 없는 을제3호중에는 원고가 1984.8.7. 현재 철도청 서울공작창에 재직중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심이 원고가 1984.8.7. 퇴직한 것으로 기재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착오임이 명백하다), 피고 회사가 1988.7.5. 원고의 위와 같은 이력서의 경력사항 허위기재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철도청 서울공작창 인천제철주식회사 등에서 3년 3개월간 직장생활을 한 경력이 있어, 피고 회사가 안전관리요원의 채용요건으로 관례상 요구하는 “고졸후 직장경력 3년”이라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을 뿐더러, 피고 회사는 원고가 입사할 때 위와 같은 관례상의 채용조건을 엄격하게 조사하지도 아니한 채, 원고의 입사전 직장경력을 고졸 후 3년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원고의 임금을 6급 4년차 9호봉 임금 월 227,000원으로 책정하여 원고의 실제경력에 합당한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위와 같은 경력사항의 허위기재는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의 유지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고, 피고 회사가 그 허위기재내용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를 고용하지 않았으리라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한 처분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에 위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징계해고사유가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규정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그와 같은 규정에 따른 징계해고는 일응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인바 ( 당원 1987.4.14. 선고 86다카1875 판결 ; 1989.9.26. 선고 89다카5475 판결 ; 1990.4.27 선고 89다카5451 판결 등 참조),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있어서 학력이나 경력 등을 기재한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의 형성과 기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는 근로자의 지능과 상식·경험·기능·교육정도·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정착성과 적응성 등을 모두 고려한 전인격적인 판단을 거쳐 고용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판단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할 터인데 ( 당원 1985.4.9. 선고 83다카2202 판결 ; 1988.2.9. 선고 87누818 판결 ; 1988.12.13. 선고 86다204, 86다카1035 판결 ; 1989.1.31. 선고 87다카2410 판결 ; 1989.3.14. 선고 87다카319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목적으로 제출이 요구되는 이력서에 허위의 경력을 기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그 근로자의 정직성에 대한 중요한 부정적인 요소가 됨은 물론, 기업이 고용하려고 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전인격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의 경우와 같이, 근로자가 채용될 때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의 경력 등을 기재한 행위를 징계해고사유의 하나로 삼은 규정은, 그와 같은 허위사항의 기재가 작성자의 착오로 인한 것이라거나, 그 내용이 극히 사소하여 그것을 징계해고사유로 삼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지 않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지 않는 한, 정당한 해고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유효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3. 원심이 사실을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실제로 철도청 서울공작창에 근무한 기간은 1982.6.3.부터 1983.10.6.까지 1년 4개월 남짓에 불과한데도, 원고가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이력서에는 마치 1980.9.2.부터 1984.8.7.까지 약 4년간이나 그것도 이력서를 작성할 당시까지도 여전히 같은 곳에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였다면, 허위로 기재된 경력의 기간과 그 경력이 원고의 모든 경력 중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등에 비추어 볼 때, 바로 징계해고사유를 규정한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원심이 내세운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관례상의 채용요건인 직장경력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피고 회사가 원고의 입사전 직장경력을 엄격하게 조사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고용함에 있어서, 원고의 임금을 그의 실제 경력에 합당하도록 책정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징계해고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위와 같이 이력서를 허위기재한 것만으로는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한 법리나 근로기준법 에 규정된 정당한 해고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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