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함에 학력이나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이유나. 근로자가 학력을 사칭하고 입사하여 이를 은폐해 온 것이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다. 기업의 반노동조합 의사와 해고처분의 위법성
가.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학력 또는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나 그 증명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능력 즉 노동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형성과 기업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근로자의 지능과 경험, 교육정도, 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정착성과 적응성 등 전인격적 판단을 거쳐 고용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 판단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다.
나. 근로자가 사원자격으로 중졸 이상의 학력을 요건으로 하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중학교 졸업자인 것처럼 사칭하고 졸업증명서까지 위조하여 제출한 후 8년간 이를 은폐한 채 계속 근무해 온 것이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다.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와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배제하려는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여도 징계해고 요건사실이 명백히 인정되는 이상 그 해고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
피고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광규 외 1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회사는 생산부 포장실 사원의 자격요건으로서 중졸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고 부정입사자, 또는 채용시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또는 성명 기타 중요한 경력을 속이거나 허위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을시 이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정규 중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고등공민학교만을 마친채로 있다가 피고 회사의 회장인 소외 김 남용의 추천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입사한지 며칠후 회사측으로부터 중학교 졸업증명서의 제출을 요구받자 친척되는 소외 1의 증평중학교 졸업증명서 중 이름, 생년월일등의 기재사항을 원고의 것으로 고쳐써 넣는 방법으로 이를 위조하여 제출한 사실, 원고는 입사이후 약 8년동안 계속 피고 회사 생산부 포장실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 회사에서 만드는 화장품용기에 상표를 붙이고 포장하는 작업에 종사하였는데 그동안 학력이 모자라 작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은 일은 없었으며, 피고 회사에 근무중 1975.2.15. 무단결근을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1977년과 1978년에는 개근사원에게 주는 표창을 받기도 하였던 사실, 원고는 1982.7.30. 피고 회사 노동조합 임시대의원회에서 조합장으로 선출되었는데, 피고 회사는 원고가 조합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사내의 질서와 근무기강을 문란하게 하였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폭행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등 피고 회사의 내부적인 업무방해 내지는 대외적인 명예손상을 야기시켰다는 등의 이유로 1982.8.11.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징계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결과 정당한 해고사유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징계해고무효확인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 사실,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원고를 징계해고한 직후인 1982.8.24.경 원고가 중학교 졸업자가 아니면서 중학교 졸업증명서를 위조하여 제출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이를 이유로 별도의 징계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가 1986.3.7. 앞서 행한 징계해고처분에 대한 무효확인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원고를 복직시키지 아니한채 1986.5.3. 피고 회사 인사위원회 결의에 의하여 위와 같은 졸업증명서 위조 및 자격을 조작하여 위장취업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같은달 26자로 징계해고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당시 피고 회사의 회장인 소외 김 남용의 추천을 받고 입사하면서 비록 졸업증명서를 위조하여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그후 생산부 포장실 사원으로서 약 8년동안 화장품용기에 상표를 붙이고 이를 포장하는 단순한 작업에 종사하여 오면서 그동안 학력미달로 인한 능력부족으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지적된 사실이 없었을뿐 아니라, 두차례의 표창까지 받았고 더구나 동료사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워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장으로 선출되기까지 하였던 점등에 비추어볼때 원고의 학력사칭이 피고 회사의 경영질서유지나 노사간의 신뢰관계에 영향을 주어 피고 회사가 사전에 위 사실을 알았더라면 원고와 고용계약을 맺지 아니하였으리라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비록 정규중학교를 졸업하지는 못하였지만 피고 회사가 생산부 포장실 사원에게 요구하는 작업능력이나 자질에 부족함 없이 약 8년간이라는 오랜기간 근무하여 왔다면 입사당시에 있었던 위와 같은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보아야할 것이고, 또 원고의 학력사칭이 비록 공문서위조라는 범죄적 수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형법 상의 공소시효기간이 훨씬 지난 12년후인 지금에 와서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는 것은 징계권의 정당한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할 것이고, 더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이사건 징계해고는 원고의 피고 회사 노동조합에 대한 영향력행사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하여 졌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사건 징계해고는 어느모로 보나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기 업이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학력 또는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나 그 증명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근로자의 근로능력 즉 노동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노사간의 신뢰형성과 기업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근로자의 지능과 경험, 교육정도, 정직성 및 직장에 대한 정착성과 적응성등 전 인격적 판단을 거쳐 고용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 판단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다. ( 1989.1.31. 87다카2410 )
위 원심확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사원자격으로 중졸이상의 학력을 요건으로 하고 그 증명방법으로 중학교 졸업증명서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원고는 중학교졸업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졸업자인 것처럼 사칭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졸업증명서까지 위조하여 제출하였다는 것인 바, 피고가 원고를 고용할 때에 위와 같은 내용을 알았다면 원고의 근로능력의 측면외에도 정직성등 인격적 측면을 고려하여 원고를 고용하지 않았을 것이 우리의 경험칙상 명백하고, 원고가 그동안 학력미달로 인한 능력부족으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한 일이 없었다고 하여도 이는 원고의 근로능력 즉 노동력을 뒷받침할 사유는 될지언정 앞에서 본 인격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고용조건까지 뒷받침 해주는 사유는 될 수 없으며, 또 원고가 입사후 8년간 계속 근무하여 왔다는 것은 위와 같은 학력사칭과 문서위조등 부정사실이 그토록 장기간 발각됨이 없이 은폐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피고 회사의 기업질서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8년의 시일 경과로 위와같은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 원심은 피고가 공문서위조의 공소시효기간도 지난 12년후에 학력사칭을 이유로 징계해고하는 것은 징계권의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하나, 원심확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학력사칭을 1982.8.4경에 이르러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그 전인 1982.8.11.에 이미 원고를 업무방해 및 명예손상등을 이유로 1차 징계해고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1986.3.7.경에 원고승소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그동안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하여 위 징계사건과 별도로 학력사칭을 이유로 중복하여 해고처분을 할 수 없었음이 명백하여 위 원심판시는 옳지 않다.
또 원심은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의 노동조합에 대한 영향력행사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가사 이 사건 징계해고에 원고의 노동조합활동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추정된다고 하여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징계해고요건사실이 명백히 인정되어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다고 보아서 해고한 이상 반 노동조합의 의사가 추정된다는 것만으로 위 해고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징계해고의 요건과 사용자의 해고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