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취업시 이력서에 그 경력을 은폐하거나 사칭한 것이 징계해고사유가 되는지 여부(적극)
근대적 기업에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자를 고용함에 있어서 경력등을 기재한 이력서를 요구한 이유는 노동자의 기능경험등 노동력 평가의 조사자료로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그 노동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에 대한 적응성 기타 협조성등 인격조사자료로 함으로써 노사간의 신뢰관계의 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노동자가 그 이력서에서 그 경력을 은폐하거나 사칭한 내용이 위 두가지 목적중 어느 것에 관계되든지간에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써 그 전력사칭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노동자에 대한 징계해고사유가 된다.
원고
진영산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32조 제1호에 종업원이 입사할 때성명, 연령, 경력, 학력등이 중요한 이력사항을 기만하여 채용된 것이 발견된 때에는 징계해고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원고도 이에 동의하여 피고회사에 입사할 때 제출한 이력서등에 기재된 사항에 허위가 있을 때에는 피고회사의 방침에 이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가 1981.10.1 피고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1979.8.20부터 1980.12.30까지 소외 서광산업에 근무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에 입사할 때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사항란에 그와 같이 근무한 사실이 있는 것 같이 허위로 기재하였으므로 피고가 이를 이유로 위 취업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 원고는 피고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1973.9.1부터 1981.2.21까지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의 봉제공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그 방면에서는 숙련공이었으나 위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은 노사분규와 관련하여 결국폐쇄된 것으로 항간에 알려져 있어 위 공장에 근무하였다고 하면 피고회사에 고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때문에 원고는 근로의 기회를 얻기 위하여 부득이 이력서에 위와 같이 근무한 적이 없는 서광산업에 근무한 것처럼 기재하여 피고회사에 봉제공으로 취업하기에 이른 사실, 피고회사에 입사한 원고는 위 서광산업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해서 어떤 특별한 대우를 받은 바는 없으나 입사후 성실하게 근무하여 다른 사람보다 기술도 좋고 여러가지로 모범이 되는 기능공으로 인정받아 피고회사의 하청공장검사요원으로 발탁되고 이를 위한 신원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위와 같이 위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에 근무한 경력이 있을 뿐 위 서광산업에는 근무한 적이 없는 것이 밝혀져 피고회사는 이력서 경력사항란을 허위기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근로자가 고용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경력을 허위로 표시한 경우에 이를 이유로 해고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허위경력을 칭하지 아니하였더라면 고용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하는 인과관계가 그 고용계약에 비추어 사회적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중대한 경력사항일 경우에 한한다 할 것인데 원고와 같은 봉제기능공의 경력은 어느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느냐 하는것 보다 그 기능의 숙련도, 근무연한 등에 중요한 것이라 할 것이고 위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에서 7년간이나 봉제공으로 근무한 원고가 위 서광산업에서 1년 4개월정도 근무한 것으로 오히려 근무기간을 줄이어 이력서에 기재하였다 하여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 징계해고사유로 규정된 중요한 이력사항을 기만한 경우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근대적 기업에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자를 고용함에 있어서 경력등을 기재한 이력서를 요구한 이유는 노동자의 기능경험등 노동력평가의 조사자료로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그 노동자의 직장에 대한 정착성, 기업질서, 기업규범에 대한 적응성 기타 협조성등 인격조사자료로 하므로서 노사간의 신뢰관계의 설정이나 기업질서의 유지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노동자가 그 이력서에서 그 경력을 은폐하거나 사칭한 내용이 위 두가지 목적중 어느 것에 관계되던지 간에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신뢰관계나 기업질서유지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그 전력사칭이 사전에 발각되었다면 사용자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노동자에 대한 징계해고사유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 이고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32조 제1호와 원·피고간의 이건 근로계약서의 기재내용도 위와 같은 취지로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1982.1.12 피고회사와 간에 위와 같은 취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의 이력서를 제출함에 있어서 그 경력사항란에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에 근무한 경력을 은폐하고 근무하지도 아니한 서광산업에 근무한 것 같이 사칭하였고 이는 원심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노사분규와 관련하여 폐쇄된 위 반도상사주식회사 부평공장에 근무한 것이 나타나면 피고회사에 고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때문에 그 경력을 사칭하였다는 것이고 고용후 원고에 대한 신원조사과정에서 위와 같은 원고의 경력사칭 사실을 알고 이건 징계해고에 이른것으로 미루어 보면 피고회사는 원고의 이력서에 의하여 사전에 그와 같은 경력사칭을 알었다면 원고를 고용하지 아니하였을 것이 분명하므로 원고는 그 이력서에 피고가 원고의 인격판단을 그릇칠 수 있는 중요한 경력을 사칭한 것으로 되어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경력사칭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원심은 경력사칭으로 인한 해고사유는 사용자로 하여금 노동자의 기능경험등 노동력의 평가를 그릇치게 하는 경우에 한다고 속단하여 원고의 이건 경력사칭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노동력평가를 잘못하게 한 점이 없고 결국 원고를 징계해고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키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