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9. 3. 28. 선고 88다카2134 판결

대법원 1989. 3. 28. 선고 88다카213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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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자)][집37(1)민,173;공1989.5.15.(848),670]

판시사항

가. 제3자의 무단운전과 자동차소유자 등의 책임

나. 자동차소유자 등의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판결요지

가.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는 통상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므로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 등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고에 대하여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나. 자동차의 소유자 등이 그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소유자 등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단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 등과 운전자와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의 유무와 무단운전 후의 소유자의 승낙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인 인식유무 등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는지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일성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3인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은 피고의 남편으로 이 사건 사고차량을 관리하던 소외 2와는 10여년 전부터 사업상 거래관계로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서, 1986.3.경부터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며 위 소외 2가 경영하는 대흥기업사라는 철물제조공장에 나와 위 차량을 운전하는 등 공장일을 거들어 주고 있었으나 위 소외 2와는 사이에 고용계약을 맺지는 아니한 사실, 이 사건 사고전날인 1986.5.4. 19:00경 위 소외 1은 위 소외 2를 위 차량에 태우고 서울에서 의정부시까지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위 소외 2를 노량진에 있는 그의 집에 내려놓으면서 자기의 집이 그곳에서 가까우니 집이 있는 서울 구로구 독산동으로 위 자동차를 가지고 갔다가 다음날 08:30까지 위 소외 2 집으로 가지고 오겠다고 말한 다음 위 자동차를 빌려타고 귀가하였는데 전남 고흥군에 있는 친척집에 문상을 갈 일이 생기자 피고의 승낙도 없이 위 차량에 원고 1을 태우고 같은 날 22:30경 서울을 떠나 초행길을 가다가 다음날인 같은 달 5. 04:30경 전남 화순군 동면 천덕리 소재 천동부락 앞길에 이르러, 위 소외 1의 운전부주의로 위 차량이 우측노견으로 이탈하면서 그곳에 있는 가로수 1그루를 들이받고 1미터 가량의 언덕 밑으로 굴러 떨어지게 하여 위 원고로 하여금 좌측하지 비골간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히는 사고를 일으킨 사실, 위 원고는 소외 1과는 처남, 매제지간으로 위 소외 1이 피고나 위 소외 2의 승낙 없이 위 자동차를 운행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피고나 위 소외 2의 승낙 없이 위 자동차의 운행목적, 운행거리, 운행시간등에 비추어 피고나 위 소외 2가 이와 같은 무단운행을 사후에 승낙하리라고도 보여지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원고는 이러한 무단운행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위 자동차의 운행이 객관적으로나 외형적으로 그 소유자인 피고나 관리자인 위 소외 2를 위한 운행이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또한 위 소외 1이 피고의 피용자로서 그 업무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설시하고, 피고에게 위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시 하고 있다.

원심판시와 같이 소외 2는 소외 1이 이 사건 차량을 가까운 자신의 집까지 가지고 갔다가 다음날 아침 08:30까지 위 소외 2의 집으로 가지고 오겠다고 말하여 일시 위 자동차를 빌려주었는 데, 위 소외 1이 피고나 위 소외 2의 승낙도 없이 자신의 친척 문상을 위하여 돌연 서울에서 수백 킬로나 떨어진 전남 화순까지 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그 승낙범위를 현저히 넘은 것으로서 위 소외 1의 운전행위는 피고나 위 소외 2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무단운행에는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는 통상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므로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었다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 등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고에 대하여 위 법조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자동차의 소유자 등이 그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는지의 여부는 소유자 등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단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 등과 운전자와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의 유무와 무단운전후의 소유자의 승낙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인 인식 유무등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 ( 대법원 1988.3.22. 선고 87다카1011 판결 , 1986.12.23. 선고 86다카556 판결 등 각 참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 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할 것이다 ( 대법원 1984.11.27. 선고 84다카858 판결 , 1982.6.8. 선고 82다카335 판결 , 1981.3.10. 선고 80다2973 판결

그런데 원심은 이에 관하여, 당시 원고 1이 위 소외 1과는 처남, 매제지간으로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위 소외 1의 무단운행의 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경험칙상 처남, 매제지간이라 하여 당연히 동승자가 운전자의 무단운행의 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달리 원심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다만, 갑 7호증을 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면 위 소외 1이 위 소외 2의 공장에 나오기 전에 위 원고의 명의로 도장업을 영위하지 않았었나가 추측되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원고가 이 사건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겠다) 이 점에서 우선 원판결은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하겠다.

그리고 무단운전자인 위 소외 1은 원심판시와 같이 차량관리자인 위 소외 2와는 10여년 전부터 사귄 가까운 친구지간으로서 몇 달 전부터 위 차량을 운행하면서 위 소외 2의 일을 도와주고 있던 중, 일시 위 차량을 빌렸다가 갑작스럽게 친척집에 문상 갈 일이 생기자 동행하는 위 원고를 태우고 위 차량을 무단운행하게 된 것이어서 위 소외 1과 위 소외 2와의 인적관계나 위 차량을 빌린 경위에 비추어 그 운행후 위 차량을 반환할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되므로 설사 원심설시와 같은 사정으로 피고나 위 소외 2가 이 사건 무단운행을 사후에 승낙하리라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할지라도 위 원고가 위 무단운행의 정을 알지 못하였다면 나머지 원심설시의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원고 1이 이 사건 무단운행의 정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전제하에 피고에게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장법상의 책임이 없다고 판시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심리를 미진하여 사실인정을 그르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거나 위 법 제3조 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리하여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석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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