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공사감리자 또는 그 보조자가 법령에 저촉되는 시공을 시정토록 하지 않은 감리상의 잘못이 있다고 본 사례
나. 건축사가 행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의 법적 성격과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가. 건물의 굴뚝을 외벽에 설치하지 아니하고 내벽과 외벽사이에 굴뚝대용의 파이프를 설치하는 시공은 연탄개스누출의 위험성이 커서 위생에 지장이 있으므로 건축법 제2조 , 동법시행령 제49조 에 저촉되는 시공에 해당한다 할 것이니 공사감리자 또는 그 보조자가 이를 지적하여 시정토록 하지 아니하였다면 감리상의 잘못이 있다.
나. 건축사가 행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는 당사자의 위탁에 의하여 행하게 되는 감리행위와는 별개의 업무로서 행정청의 검사업무를 법령에 의하여 대행하는 것이므로 건축주로부터 공사감리를 의뢰받은 건축사가 당해 건축물에 대하여 그와 같은 검사행위를 함에 있어 잘못이 있으면 그로 인하여 건축주뿐 아니라 그밖에 다른 사람이 입는 손해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 할 책임이 있다.
원고 1 외 2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철 외 1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원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1로부터 원심판시 위 원고 1 소유 주택의 신축도급을 받은 원심 공동피고 심 상국이 보일러와 연결할 굴뚝은 벽돌로 건물 외벽에 잇대어 설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설치하지 아니한 채 건물 내벽의 외벽쪽을 일부씩 깍아낸 다음 직경 100미리미터의 피.브이.씨 파이프를 내벽과 외벽 사이에 매설하여 보일러의 연통과 연결하도록 함으로써 굴뚝에 대용케 하였고 그에 따라 내벽의 두께는 불과 25미리미터 정도에 불과하게 되고 위 연통이 내벽에 가하는 압력, 헐어낼 때의 충격과 난방시 연통의 열로 위 내벽에 균열이 생기게 된 사실, 위 심상국으로부터 보일러 시공을 하도급 받은 원심 공동피고 추 재흥은 위와 같이 벽 사이에 굴뚝대용으로 설치한 파이프와 보일러 연통을 연결함에 있어 연통과 연통 사이를 단단히 접착시키지 아니하였고 그 연결부위에 '엘'(L)자 밸브를 끼우지 아니한 채 방치한 사실, 원고 1로부터 위 건물의 공사감리및 준공검사를 의뢰받은 피고 2나 그로부터 현장확인을 지시받았던 피고 2사무소의 건축사보조원인 피고 1은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설계도와는 달리 굴뚝 1개가 설치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벽 사이에 굴뚝대용의 파이프가 설치된 사실에 대하여 공사도중이나 완공후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피고 2 명의로 건물현황과 상이한 내용의 건축물 준공조서 및 검사조서를 작성후 원고 1로 하여금 관할 관청에 제출하게 하여 그대로 준공검사가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원고 1이 가족과 함께 입주하게된 사실 등을 인정하고, 피고 2는 공사감리 및 준공검사업무를 수행하는 자로서 또한 피고 1은 이를 보조하는 자로서 시공된 건물이 설계도서와 부합하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여 이에 부합되도록 시공자를 지도하여 시공건물의 안정성을 확보할 의무가 있는데도 위 건물이 설계도서에 부합되는 것으로 공사감리 및 준공검사 조치를 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 1의 아들들인 망 소외인이 사망하고 2가 부상을 입게 한데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살피건대, 건축사법 제2조 에 의하면 공사감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건축사가 자기책임하에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었는가를 확인하고 공사시공자를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시행령 제2조 및 별표 1에 의하면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3호 의 규정에 의한 공동주택이나 건축법 제6조제3항 의 규정에 의한 상주공사감리대상 건축물이 아닌 그밖의 건축물에 대하여는 수시 또는 필요한 때에 공사감리를 하고 건축물이 관계법령에 적합하도록 시공지도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건축법 제2조 , 같은법시행령 (1985.8.16. 대통령령 제1740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49조
나아가 살피건대, 건축사법 제2조 에 의하면 건축사는 원래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업무를 행하는 것이나 같은법 제19조 제2항 은 건축사의 업무로서 위의 설계 및 공사감리 이외에 건축물의 조사 및 감정에 관한 업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같은법 제23조의 2 , 같은법시행령 제25조 제3항 , 제4항 , 같은 법시행규칙 제18조 별지서식 제27호의 2에 의하면 건설부장관은 건축사로 하여금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에 대하여 조사 및 검사업무를 행하도록 하였고 이 경우 건축사는 건축공사가 설계도 대로 시공된 여부와 관계법령에 저촉되는 여부를 검사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건축법 제7조 제3항 , 같은법시행규칙 제12조 에 의하면 건축사가 건축사법 제23조의 2 의 규정에 의하여 준공에 관한 조사 및 검사를 행하고 그 건축물 준공조사 및 검사조서를 제출한 때에는 시장, 군수는 법령의 규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지체없이 준공검사필증을 교부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바, 위와 같은 여러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건축사가 행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는 당사자의 위탁에 의하여 행하게 되는 감리행위와는 별개의 업무이며 건축주로부터 공사감리를 의뢰받은 건축사가 당해 건축물에 대하여 위 검사를 행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감리행위의 연장이 아니라 그와는 별도로 건축물의 준공검사를 위한 행정청의 검사업무를 법령에 의하여 대행하는 것이라 하겠으므로 건축사가 위와 같은 검사행위를 함에 있어 그의 잘못이 있는 때에는 그로 인하여 건축주 뿐 아니라 그밖에 다른 사람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위 건물의 굴뚝이 건물 외벽에 설치되지 아니하고 내벽과 외벽 사이에 굴뚝대용의 파이프를 설치하여 보일러 연통과 '엘'자 밸브도 사용하지 아니한 채 연결되었다면 위와 같은 시공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설계도서와 어긋날 뿐 아니라 법령에 저촉되는 시공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들의 감리 행위상의 잘못과 함께 준공검사를 위한 대행검사를 함에 있어서의 잘못된 책임을 함께 묻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들이 위와 같은 위법한 시공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준공검사를 받도록 하였다면 논지가 주장하는 건축사의 감리행위의 범위나 피고들의 감리행위상의 잘못이 있는 여부와는 관계없이 피고들이 건축물 준공검사를 위한 행정청의 업무를 대행함에 있어 그 업무수행을 잘못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고(원심은 원고 1이 피고 2에게 공사감리 및 준공검사를 의뢰한 듯이 설시하였으나, 건축사법 제23조의2 , 같은 법시행령 제25조 제3항 과 갑제11호증의15에 의하면 공사감리를 의뢰받은 건축사로 하여금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를 대행케 함에 따라 피고 2 가 위 검사를 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그로 인하여 위 건물의 건축주가 아닌 망 소외인 및 원고 2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 바, 준공검사를 위한 대행검사를 잘못하였을 때의 책임의 발생이유와 그 내용에 관한 원심의 설시가 다소 명확치 않은 점은 있으나 피고들이 준공검사를 위한 대행검사를 잘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것과 그로 인하여 망 소외인 및 원고 2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며 논지는 피고들의 감리행위상의 잘못이 있는 여부만을 전제로 하여 펴는 독자적 견해로서 그 이유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심은 위와 같이 내벽과 외벽 사이에 굴뚝 대신프라스틱 파이프를 설치함에 따른 벽두께의 감소, 설치할 때의 충격 및 난방시 연돌의 열로 내벽에 균열이 생긴 사실과 그 파이프와 보일러에서 나는 연통의 연결부위에 '엘'(L)자밸브를 끼우지 아니한 채 방치함으로 인하여 위 건물의 방실에 연탄개스가 누출된 사실을 확정하고 있는 바 원래 설계도서 대로 굴뚝을 옥외에 설치하였다면 굴뚝 대신 설치한 파이프와 보일러 연통과를 '엘'(L)자 밸브로 연결할 필요가 당초부터 생기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앞서 본바와 같이 내벽과 외벽사이에 파이프를 설치한 것이 위법한 건축설비로서 이와 같이 설계도서에 어긋남과 아울러 법령에 위반된 건축설비가 설치된 것을 발견하여 준공검사를 위한 확인을 거부하는 것이 바로 피고들의 업무이니 만큼 원심이 위 시공자들의 과실과 함께 피고들의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데 아무런 잘못이 없고 거기에 공동불법행위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며 논지는 피고들의 감리행위상의 잘못이 있는 여부만을 전제로하여 원심의 결론을 비난하는 것으로서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다.
3.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원심이 원고 2를 치료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사향 등 한약 합계 850만원 상당을 복용케 한 사실과 그것이 식물인간이 된 원고 2 의 치료에 무관하지 아니하다고 본 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