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하루에 행해진 연속적인 수회의 무면허 수입행위의 죄수
나. 수입면허없이 유세품을 무단반입한 경우 관세포탈죄의 기수시기
다. 관세포탈기수이후의 수입면허의 추완과 포탈의 범의
라. 상상적 경합과 법조경합의 구별기준
마. 수입면허없이 유세품을 수입한 경우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의 적용관계 및 죄수
바.
제4항의 가중처벌규정이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 간의 죄수관계에 미치는 영향
가. 회사의 전무이사가 매일매일의 수출대전의 입금 기타 차입자금 등의 사정에 따라 원자재의 정상조달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부득이 총무과장에게 그날 그날의 공장가동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물량을 선반출받도록 지시하고 그 지시에 따라 과장이 보세장치장의 영업차장에게 부탁하여 수일내에 수입면허를 추완할 것을 다짐하고 보세장치장으로부터 합성수지를 무단반출하였다면, 적어도 1일에 이루어진 수회의 반출행위 만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아래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하여 1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보세장치장에 반입된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절차를 밟아 수출용원자재로서 관세의 징수가 유예되거나 제품수출후 관세를 환급받을수 있다고 하여도 수입면허를 받지 않고 보세장치장에서 무단반출하였다면 사위의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한 것에 해당하며 그 포탈의 기수시기는 반출한 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없이 무단반출한다는 인식이 있은 이상 포탈의 범의가 있는 것이며 또 포탈행위가 기수가 된 이상 그 후 수입면허절차를 추완하고 관세 등을 납부하거나 또는 수출제품에 사용된 원자재에 대한 관세환급을 받을 의사가 있었다고 하여 포탈의 범의를 부인할 수는 없다.
라.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하고 법조경합은 1개의 행위가 외관상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1죄만을 구성하는 경우를 말하며, 실질적으로 1죄인가 또는 수죄인가는 구성요건적 평가와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마.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없이 수입함으로써 관세를 포탈한 경우, 수입면허없이 수입하는 행위는 관세포탈죄의 구성요건인 사위의 방법에 해당하므로 관세포탈죄의 구성요건적 평가에 무면허수입죄의 구성요건적 평가도 완전히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세법의 목적에 비추어 관세법의 보호법익은 유세품에 관한 한 관세의 확보라고 할 것이므로 관세포탈죄는 물론 유세품에 대한 무면허수입죄의 보호법익도 궁극적으로는 관세의 확보로서 유세품에 대한 무면허수입죄의 법익은 관세포탈죄의 법익중에 포함되어 있어 관세포탈죄의 법익침해 외에 따로 무면허수입죄의 법익침해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면, 유세품에 관한 무면허 수입행위는 외관상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무면허 수입죄는 관세포탈죄에 흡수되어 오로지 관세포탈죄만을 구성하고 따로 무면허수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바. 관세법상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의 가중처벌규정인
제4항을 서로 비교하면 관세포탈죄는 포탈세액 기준으로 무면허 수입죄는 물품원가 기준으로 각각 다른 형을 정하고 있어 그 경중이 불분명하나, 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관세법위반행위를 그 유형별로 가중처벌하는데 있고 구성요건적 평가의 범위나 보호법익의 경중을 관세법과 달리 보고자 한 것이 아니므로 관세법상 흡수관계에 있는 유세품의 무면허수입죄와 관세포탈죄의 죄수관계가 위 가중처벌규정에 의하여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가.
나.
다.
라.
마.
바.
검사 및 피고인들
변호사 이치호, 이범열
대구고등법원 1984.2.28. 선고 83노1685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아래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저지르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 이를 포괄1죄로 다스려야 함은 소론과 같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심은 당초부터 피고인들이 보세장치장에 장치된 이 사건 합성수지를 수입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반출하기로 공모하여 그 범의의 구체적인 실현으로 일시를 달리하여 조금씩 무단반출한 것이 아니라, 공소외주식회사 전무이사인 피고인 1이 매일매일의 수출대전의 입금 기타 차입자금 등의 사정에 따라 원자재의 정상조달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부득이 위 회사 부산사무소 총무과장인 피고인 2에게 그날의 공장가동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물량을 선반출받도록 지시하고, 그 지시가 있을 때마다 피고인 2는 감만화신 보세장치장의 영업차장인 피고인 3에게 부탁하여 수일내에 수입면허를 추완할 것을 다짐하고 그 판시와 같이 1983.1.22부터 그해 4.23까지 사이에 도합 47회에 걸쳐 위 보세장치장으로부터 무단반출을 받은 것이며, 위와 같은 무단반출행위의 중간 중간에 8회에 걸쳐 정식통관절차를 거쳐 반출한 것도 있었다는 사실을 적법하게 확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의 위 무단반출행위를 모두 통틀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아래 이루어진 범행으로서 포괄하여 1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에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이 사건 각 범행중 원심판결첨부 범죄일람표 5항과 6항, 9항과 10항, 11 내지 13항, 14항과 15항, 16항과 17항, 18 내지 20항, 21항과 22항, 23항과 24항, 27항과 28항, 29항과30항, 31항과 32항, 33항과 34항, 37항과 38항, 40 내지 43항의 각 범행은 각각 한날에 이루어진 수회의 범행임이 명백한 바 위 원심인정과 같이 피고인들이 소외 천원포리마주식회사의 매일매일의 수출대전의 입금 기타 차입금 등의 사정에 따라 원자재의 정상조달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부득이 그날의 공장가동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물량을 선반출하고자 하여 위 각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면, 적어도 한날에 이루어진 수회의 반출행위만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아래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하여 1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한날에 이루어진 수회의 범행까지도 각 반출행위별로 쪼개어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으며, 이점에서 논지는 이유있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피고인 1, 변호인 이범렬의 상고이유 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후에 제출된 것이므로 위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내에서 판단한다).
(1) 보세장치장에 반입된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절차를 밟아 수출용 원자재로서 관세의 징수유예를 받거나 제품수출후 관세의 환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도 수입면허를 받음이 없이 보세장치장에서 무단반출하였다면 사위의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한 것에 해당하며 그 포탈의 기수시기는 반출한 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74.9.24 선고 74도1738 판결, 1980.11.11 선고 79도182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를 받음이 없이 무단반출한다는 인식이 있은 이상 포탈의 범의가 있는 것이며, 또 포탈행위가 기수가 된 이상 그 후 수입면허절차를 추완하고 관세 등을 납부하거나 또는 수출제품에 사용된 원자재에 대한 관세환급을 받을 의사가 있었다고 하여 포탈의 범의를 부인할 수는 없다.
또 피고인들이 소론과 같이 회사의 전무이사나 총무과장 또는 영업차장으로서 오로지 회사의 운영을 위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고 재산상 이익을 얻은 바가 전혀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들에게 범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합성수지를 면허없이 보세장치장으로부터 반출함으로써 관세를 포탈한 행위에 대하여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의 관세포탈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이유불비의 잘못이 없다.
(2) 다만, 피고인들의 상고와 관련하여 직권으로 보건대, 원심판결은 위와 같은 보세장치장으로부터의 무단반출행위가 관세법(1983.12.29 법률 제36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관세법. 이하 같다)제180조 제1항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이라 약칭한다) 제6조 제2항의 관세포탈죄 및 방위세법 제13조 제1항의 방위세포탈죄에 해당하는 외에 관세법 제181조 및 특가법 제6조 제4항의 무면허수입죄에도 해당하고 위 각 죄는 서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 다음, 형이 무거운 특가법 제6조 제4항 제2호의 무면허수입죄 또는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의 관세포탈죄에 정한 형에 따라 처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세품에 관한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의 관세포탈죄와 같은법 제181조의 무면허수입죄의 관계가 과연 원심판시와 같이 서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지 아니면 법조경합(흡수)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상상적 경합은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하고 1개의 행위가 외관상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1죄만을 구성하는 법조경합과 구별되며, 실질적으로 1죄인가 또는 수죄인가는 구성요건적 평가와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고찰하여 판가름하여야 할 것이다.
관세법 제180조 제1항의 관세포탈죄는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탈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관세법 제181조의 무면허수출ㆍ입죄는 수출ㆍ입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출ㆍ수입 또는 반송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며 관세포탈죄의 형이 무면허수입죄의 형보다 무겁게 규정되어 있다.
이제 이 사건과 같이 유세품에 대하여 수입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수입함으로써 관세를 포탈한 경우를 놓고 볼 때에, 수입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수입하는 행위는 관세포탈죄의 구성요건인 사위의 방법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관세포탈죄의 구성요건적 평가에 무면허수입죄의 구성요건적 평가도 완전히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세법의 목적에 비추어 관세법의 보호법익은 유세품에 관한 한 관세의 확보라고 할 것이므로 관세포탈죄는 물론 유세품에 대한 무면허수입죄의 법익도 궁극적으로는 관세의 확보로서 유세품에 대한 무면허수입죄의 법익은 관세포탈죄의 법익중에 포함되어 있어 관세포탈죄의 법익침해외에 따로 무면허수입죄의 법익침해를 거론할 필요가 없음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유세품에 관한 무면허수입행위는 외관상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무면허수입죄는 관세포탈죄에 흡수되어 오로지 관세포탈죄만을 구성하고 따로 무면허수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관세법상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의 가중처벌규정인 특가법 제6조 제2항과 제4항을 서로비교하여 보면, 관세포탈죄는 포탈한 세액을 기준으로, 무면허수입죄는 물품원가를 기준으로 각각 다른형을 정하고 있어서 그 경중이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무면허수입죄의 형이 오히려 무거운 때가 생길 수 있으나, 위 특가법의 취지는 관세법 위반행위를 그 유형별로 가중처벌하는 데 있고 구성요건적 평가의 범위나 보호법익의 경중을 관세법과 달리 보고자 한 것은 아니므로 관세법상 흡수관계에 있는 유세품의 무면허수입죄와 관세포탈죄의 죄수관계가 위 가중처벌규정에 의하여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관세포탈죄와 무면허수입죄의 죄수관계에 관한 위 원심판단은 상상적 경합범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