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설대여(리스)계약의 법적 성질
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나 손해액이 불분명한 경우의 법원의 조치
가. 시설대여(리스)는 시설대여회사가 대여시설 이용자가 선정한 특정물건을 새로이 취득하거나 대여받아 그 물건에 대한 직접적인 유지, 관리책임을 지지 아니하면서 대여시설이용자에게 일정기간 사용케 하고 그 기간에 걸쳐 일정대가를 정기적으로 분할하여 지급받으며 그 기간 종료후의 물건의 처분에 관하여는 당사자간의 약정으로 정하는 계약으로서, 형식에서는 임대차계약과 유사하나 그 실질은 물적금융이고 임대차계약과는 여러가지 다른 특질이 있기 때문에 시설대여(리스)계약은 비전형계약(무명계약)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는 민법의 임대차에 관한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는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인정한 법원으로서는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입증을 촉구하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 손해액을 심리판단해야 한다.
나.
대법원 1982.4.13 선고 81다1045 판결
이선열 소송대리인 변호사 선남식
한국개발리스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병국
주식회사 중외상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정서
서울민사지방법원 1984.2.14 선고 82나1361(본소),1362(반소) 판결
원심판결중 피고 주식회사 중외상사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 및 피고(반소원고) 한국 개발리스주식회사의 원고(반소피고)에 대한 본소 및 반소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1. 먼저 피고(반소원고) 한국개발리스주식회사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한국개발리스주식회사(이하 개발리스라고 줄여 쓴다)는 피고 주식회사 중외상사(종전 상호는 대한중외상사주식회사였으나 1982.11.20 이와 같이 변경되었다. 이하 중외상사라고 줄여 쓴다)의 소개로 의료기구인 그 판시 전자주사형 초음파단층기(이하 이 사건 물건이라고 한다)를 수입해서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게 시설대여하기로 하여 1980.4.26 원고와 시설대여기간을 차수증 발급일로부터 60개월로 정하고 피고개발리스 소정의 계약약관에 의하여 이 사건 물건에 대한 시설대여(리스)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1.3경 이 사건 물건을 통관하여 원고에게 인도하고 같은해 11.25자로 원고로부터 차수증을 발급받은 후 같은 날짜로 계약보증금은 금 1,615,000원, 시설대여료는 매월 선급으로 미화 537불 및 금 139,900원씩 지급하기로 시설대여변경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부터 계약보증금 전액을 지급받은 사실, 한편 이 사건 물건은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에 의하여 간ㆍ 담낭ㆍ 취장ㆍ 비장ㆍ 신장의 각종 질환과 난소ㆍ 자궁 등에 대한 부인과적 질환을 진단하는 정밀한 의료기구로서 원고와 위 시설대여를 알선한 피고 중외상사 사이에는 피고 중외상사가 이 사건 물건의 인도일로부터 1년간 품질을 보증하고, 기구설치시 취습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며, 인도일로부터 1년이내 제조상의 결함에 의하여 고장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무료로 수리하고, 연 2회 정기정검을 실시하여 주도록 약정이 되어 있었는데, 원고가 이를 인도받아 1개월 가량 사용하였을 때부터 처음에는 작동이 잘되는듯 하다가는 곧 영상에 이상이 생기고 잡음이 일어나는 등 결함이 발생하여 1981.1. 초순경부터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원고는 그 사실을 피고들에게 수차에 걸쳐 통고하면서 고쳐줄 것을 요구하여 피고 중외상사소속의 기술자가 나와 수리하려고 하였으나 기술미숙으로 결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여 다시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물건 대신 작동에 이상이 없는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여 줄 것을 요구하고, 피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그 시경 위 시설대여계약을 해지하면서 보증금을 반환하고 이 사건 물건을 인수하여 갈 것을 통고한 사실, 이 사건 물건은 그 후 점검결과 핵심부분인 모니타상에 제조상의 결함이 있어 고장이 난 것이고 당시의 국내기술로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판명된 사실을 각 인정하고 나서 원고의 위 계약해지 의사표시는 면책특약에 반하여 무효라는 피고 개발리스의 항변에 대하여는, 을 제1호증 시설대여계약서의 약관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시설대여물건의 규격, 사양, 성능, 기능등에 부적합, 불완전, 기타의 하자가 있더라도 피고 개발리스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한편 동 계약서 약관 제9조에 의하면 시설대여물건의 소유권은 피고 개발리스에게 있고, 시설이용자는 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보관,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시설대여계약의 실질적 목적이 시설자금의 금융에 있는 것이라고 하여도 물건의 사용수익과 이에 대한 차임지급을 그 내용으로 하는 한 이는 그 본질이 임대차관계라 할 것이고, 시설대여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시설대여산업육성법과 동시행령등으로 시설대여회사에 각종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고 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시설대여계약의 임대차관계로서의 본질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할 것이므로 위 시설대여계약은 민법상의 임대차관계 규정에 의하여 규율을 받아야 할 것이며, 민법 제652조, 제627조의 규정에 의하면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없이 멸실 기타 사유로 인하여 사용, 수익할 수 없는 경우 그 잔존부분만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는 것이므로 피고 개발리스 주장의 위 면책특약은 시설이용자인 원고에게 불리한 약정으로서 강행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나 위 항변은 이유없다 하고 결국 이 사건 시설대여계약은 1981.1.초순경 원고의 해지통고로 인하여 해지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개발리스는 그 원상회복으로서 이 사건 물건의 수령과 상환으로 원고에게 위 보증금 1,615,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한편 1981.4.25 이후의 미지급 시설대여료등의 지급을 구하는 피고 개발리스의 반소청구는 시설대여계약이 위와 같이 이미 해지된 바 있으므로 그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이유없다고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시설대여(리스)는 시설대여회사가 대여시설이용자가 선정한 특정물건을 새로이 취득하거나 대여받아 그 물건에 대한 직접적인 유지ㆍ관리 책임을 지지 아니하면서 대여시설이용자에게 일정기간 사용하게 하고, 그 기간에 걸쳐 일정대가를 정기적으로 분할하여 지급받으며, 그 기간종료 후의 물건의 처분에 관하여는 당사자간의 약정으로 정하는 계약으로서( 시설대여산업육성법 제2조 제1호 참조, 위 법은 1982.3.29 법률 제3542호로 개정되었고 이 사건 시설대여계약은 개정전의 구법 아래에서 이루어진 것이나 시설대여계약의 본질이 그 개정 전후를 통하여 달라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형식에서는 임대차계약과 유사하나 그 실질은 물적 금융(한문생략)이고 임대차계약과는 여러가지 다른 특질이 있기 때문에 시설대여(리스)계약은 비전형 계약(무명계약)이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는 민법의 임대차에 관한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는 아니한다 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이 위와 다른 견해에서 이 사건 시설대여계약의 본질을 임대차계약이라고 보고, 민법 제652조, 제627조를 적용하여 이 사건 하자 담보책임면책 특약의 효력을 부인하고 원고의 계약해지주장을 받아들여서 그 원상회복으로서 피고 개발리스에 보증금의 반환을 명함과 아울러 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하여 원고에게 미지급시설대여료의 지급을 구하는 피고 개발리스의 반소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시설대여계약의 법리를 오해하여 법률의 적용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2항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논지는 이유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것 없이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2. 다음 원고의 피고 중외상사에 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이 사건 물건의 제조상 결함으로 인하여 사용하지 못한 기간동안 이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월수익금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제1심 및 원심증인 전용덕의 증언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시설대여계약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중외상사의 알선으로 이루어졌으며, 위 피고가 이 사건 물건의 품질을 보증하고 그 수리책임을 부담하였는데 이 사건 물건의 제조상 결함으로 인하여 원고가 시설대여계약의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 중외상사로서는 이 사건 물건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입증을 촉구하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게을리하여 이점을 심리하여 보지 아니하고 증인 전용덕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의 손해액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조처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한 사실인정을 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2항이 정하는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피고 중외상사에 대한 원고 패소부분과 피고 개발리스의 원고에 대한 본소 및 반소에 관한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케하기 위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인 서울민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