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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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해임무효확인][공2005.8.1.(231),1254]

판시사항

[1] 법원이 종교단체의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

[2] 종단에 사찰등록을 마친 사찰 주지의 지위에 관한 소의 적법성

[3] 종단이 사찰의 후임 지주 등과 사이에 이주비를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사찰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인계하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하였으나 후임 지주 등이 이주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위 합의의 효력은 상실되었다고 본 사례

[4] 해임처분 후 임기가 만료된 사찰의 주지가 자신의 해임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종교단체의 징계결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 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교인 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서는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일반적으로 사설 사찰이 아닌 종단에 등록을 마친 사찰은 독자적인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가진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재단이라 할 것이고 그러한 사찰의 주지는 종교상의 지위와 아울러 비법인 사단 또는 단체인 당해 사찰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겸유하면서 사찰 재산의 관리처분권 등을 갖게 되는 것이어서, 그 주지 지위의 확인이나 주지해임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것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는 무관한 단순한 종교상의 자격에 관한 시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종단이 사찰의 후임 지주 등과 사이에 이주비를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사찰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인계하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하였으나 후임 지주 등이 이주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위 합의의 효력은 상실되었다고 본 사례.

[4] 사찰의 주지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해임처분으로 해임된 당사자는 해임처분 후 임기가 만료되었다 하더라도, 후임자의 선임이 없거나, 또는 그 선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선임이 부존재 하거나 선임에 무효사유나 취소사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에 대한 해임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방희선)

피고,상고인

한국불교태고종 (소송대리인 서초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승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종교단체의 징계결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 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교인 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서는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41026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사설 사찰이 아닌 피고 종단에 등록을 마친 사찰은 독자적인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가진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재단이라 할 것이고( 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45562 판결 참조) 그러한 사찰의 주지는 종교상의 지위와 아울러 비법인 사단 또는 단체인 당해 사찰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겸유하면서 사찰 재산의 관리처분권 등을 갖게 되는 것이어서, 그 주지 지위의 확인이나 주지해임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것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는 무관한 단순한 종교상의 자격에 관한 시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피고는 피고 종단에 등록된 사찰인 제1 사찰의 주지이던 원고가 직무와 관련하여 종단과 사찰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사유로 원고를 징계해임하여 원고가 그 절차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는데, 실제로 제1 사찰의 대표자가 누구인지 및 후임 주지에 의한 사찰재산의 처분이 유효한지에 대한 쟁송이 존재한다면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 전제로서 이 사건 원고에 대한 징계해임처분의 유·무효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고, 그 판단은 단순한 절차의 하자에 대한 것일 뿐 종교상의 교리의 해석에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사찰의 대표권과 사찰의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 등 구체적 권리의무관계에 대한 법률상 쟁송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한 본안판단에 나아간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1점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종교의 자유의 영역과 관련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심판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2가합66323호로 이 사건과 동일한 주지해임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피고가 원고의 후임 지주로 임명한 소외 1 및 소외 1로부터 다시 제1 사찰 대표자의 지위를 승계한 소외 2와 사이에서 이주비를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제1 사찰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인계하기로 합의하고 제1심판결 선고 전에 그 소송을 취하한 사실, 그러나 소외 1과 소외 2는 아직 그 이주비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원칙적으로 종국판결 선고 전의 소 취하에는 재소금지의 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위 합의를 재소금지를 포함하는 소 취하 계약이라고 보더라도 위 합의는 이주비를 지급받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였음이 명백한데 그 전제조건이 된 이주비 지급약정이 지켜지지 아니함으로써 위 합의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대법원 2000. 10. 22. 선고 2000다46399 판결 참조),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한 해임무효확인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전혀 나타나지 아니한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위와 같은 합의와 소 취하가 있었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2점의 주장과 같이 권리보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비록 원심 재판 계속중인 2004. 4. 28. 원고의 주지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해임처분으로 해임된 당사자는 해임처분 후 임기가 만료되었다 하더라도, 후임자의 선임이 없거나, 또는 그 선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선임이 부존재 하거나 선임에 무효사유나 취소사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에 대한 해임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 인데(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다6533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를 해임한 후 주지로 소외 1을 임명하였으나 그 임명 후 6개월도 안 되어 별다른 이유 없이 소외 2로 변경되었고, 소외 2는 사찰 신도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자에 불과하며 기독교의 권사로서 사찰의 대표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승려 또는 신도가 아니어서 피고도 그를 대표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결국 새로운 주지의 임명 및 대표자 변경 자제가 종헌·종법에 따른 적법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어 그 절차에 무효 또는 취소사유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1992.경 제1 사찰을 양도받아 개인사찰로 운영하여 오다가 피고 종단의 사찰로 등록하고 주지로 임명된 후 2000. 4.경 재임명되었는데, 피고 종단도 관행적으로 시행해 오던 창건주와 사암 대표자의 사찰 운영 및 재산관리와 후계자 선임권을 보호해 주겠다는 재산관리지침을 마련하였음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처분이 없었다면 주지로 재임명될 가능성이 많았던 이상, 원고의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해임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고, ② 피고 종단이 원심 변론종결 전인 2004. 10. 11. 원고에 대하여 승적을 박탈하는 멸빈의 징계처분을 하였지만, 위 징계는 대상자인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아니한 채 궐석재판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정문조차 원고에게 송달된 바가 없어 그 효력이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에게 피고 종단을 상대로 해임처분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소멸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며, ③ 피고 종단 스스로 원고에게 종무직원법의 규정에 따른 징계로서 해임하였다고 통지한 데서 드러나듯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징계처분임이 명백하고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단순한 보직의 해임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종헌과 종법에 징계절차로서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한 중앙사정원(현재의 명칭은 중앙호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임처분은 중대한 절차의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모두 옳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3점으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확인의 이익 및 종교단체의 자치법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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