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11. 10. 20. 선고 2011가합1655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1. 10. 20. 선고 2011가합165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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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창덕)

피고

피고 1 외 1인

변론종결

2011. 5. 19.(피고 1(대판:소외인)에 대하여)

2011. 10. 11.(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주문

1. 피고 1(대판:소외인)은 원고 1에게 58,000,000원, 원고 2에게 55,000,000원, 원고 3에게 3,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3. 22.부터 2011. 10.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 대한민국은 피고 1(대판:소외인)과 각자 원고 1에게 위 5,800만 원 중 16,028,243원, 원고 2에게 위 5,500만 원 중 15,728,243원, 원고 3에게 위 300만 원 중 30만 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3. 22.부터 2011. 10.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1(대판:소외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1(대판:소외인)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 생긴 부분 중 2/3는 원고들이, 나머지 1/3은 피고 대한민국이 각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각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에게 5,800만 원, 원고 2에게 5,500만 원, 원고 3에게 300만 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송달일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1(대판:소외인)의 납치 시도와 경찰관의 축소보고

1) 피고 1(대판:소외인)은 여성을 납치한 후 그 몸값을 받아 돈을 마련하기로 마음먹고, 2010. 6. 16. 흰색 모닝승용차를 운전하여 대구 수성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같은 날 3:00경 (주소 2 생략)에 있는 △△아파트 앞에서 소외 3이 걸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위 승용차로 소외 3의 무릎을 들이받아 소외 3을 넘어뜨린 다음 승용차에서 내려 소외 3의 머리채를 잡고 위 승용차의 뒷자석 문을 열고 안으로 밀어 넣으며 주먹으로 소외 3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목을 졸라 반항을 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소외 3은 반대편 문을 열고 도망쳤다.

2) 위 사건 발생 직후 소외 3은 인근 아파트 경비원의 도움으로 112 신고센터에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이후 소외 3은 사건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소속 경사 소외 4, 경위 소외 5에게 자신이 피고 1(대판:소외인)에게 납치되었다가 탈출한 정황 등에 대해 진술하였으나 ◇◇지구대 순찰팀장 경위 소외 6은 위 사건을 납치미수 사건이 아닌 단순 상해사건으로 상부에 축소보고 하였고, 대구 □□경찰서 강력3팀 팀장 경위 소외 7은 위와 같은 축소보고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바로잡지 않은 채 위 사건을 단순 상해사건으로 취급하여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다.

나. 피고 1(대판:소외인)의 납치범행

1) 피고 1(대판:소외인)은 위 납치미수 범행 후에도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대구 수성구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범행대상을 물색하다가 2010. 6. 23. 2:00경 위 납치미수 범행 장소 인근의 도로가에 앉아 있는 소외 8(여, 1985. 8. 19.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유인하여 위 승용차의 조수석에 태웠다. 이후 피고 1(대판:소외인)은 같은 동 범안로 회차로 부근으로 가 위 승용차를 세우고 망인과 대화하던 중 망인이 남자친구에게 전화하려 하자 망인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망인의 얼굴과 배를 수회 때리고, 미리 준비한 투명테이프로 망인의 손과 발을 묶어 움직일 수 없게 하여 망인의 반항을 억압한 후 위 승용차의 뒷좌석 바닥에 망인을 두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였다.

2) 피고 1(대판:소외인)은 같은 날 04:30경 대구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 ◈◈고개 ◐◐산 등산로 입구 앞 위 승용차 안에서 망인을 1회 강간하고, 같은 날 07:46경 망인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원고 1, 원고 2(이하 ‘원고 부부’라 한다)에게 전화하여 ‘딸을 인질로 데리고 있으니 12시까지 현금 6,000만 원을 망인의 계좌로 송금하라’며 망인의 몸값을 요구하였다. 원고 부부는 같은 날 7:56경 망인의 납치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다. 피고 1(대판:소외인)의 체포 경위

1) 원고 부부의 신고로 망인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서 강력6팀은 추가 금품요구 전화에 대비하여 통화음성 녹음 및 발신번호 추적 준비를 하였고, 같은 경찰서 강력2팀은 망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위치추적을 실시하고, 망인의 계좌를 부정계좌로 등록하여 예금의 지급이 정지되도록 하는 한편, 망인의 계좌를 통하여 출금이 이루어지는 경우 그 거래지점이 경찰에 통보되도록 조치하였다. 이후 망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위치추적 결과 그 위치가 대구 달서구 일대로 파악되자 경찰은 피고 1(대판:소외인)을 유인하여 수사자료를 확보하고자 원고 부부로 하여금 망인의 계좌에 200만 원을 입금토록 하면서 위 지급정지 조치를 일시 해제하고, 광역수사대 4개팀 29명을 달서구 일대에 배치하였다.

2) 피고 1(대판:소외인)은 같은 날 13:42경 대구 달서구 (주소 3 생략)에 있는 편의점 내에 있는 현금지급기에서 망인의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2회에 걸쳐 30만 원을 인출하고, 같은 날 14:01경 같은 구 이곡동에 있는 대구은행 ☆☆☆☆지점 내 현금지급기에서 3회에 걸쳐 195만 원을 인출하였다. 이에 경찰은 위 현금지급기의 폐쇄회로 텔레비전(이하 ‘CCTV’라 한다) 자료를 입수하여 피고 1(대판:소외인)의 인상착의를 파악하였고, 용의자가 인근에 주차되어 있던 흰색 모닝을 운전하고 다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3) 경찰은 같은 날 18:57경 부정계좌등록시스템을 통하여 피고 1(대판:소외인)이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있는 대구은행 ☆☆지점 내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러한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였다. 한편, 대구 달서구 호산동 일대를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고 형사기동차량(비노출 스타렉스)을 타고 그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서 형사과 강력1팀은 19:22경 대구 달서구 호림동 호림네거리에서 강변도로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피고 1(대판:소외인)이 운전하는 승용차로 의심되는 용의차량을 발견하고, 용의차량을 서행으로 미행하였고, 용의차량이 지역난방공사 북편 편도 1차선 도로에 진입하여 길 가장자리에 정차하자 위 형사기동차량을 용의차량의 약 10미터 후방 길 건너편에 정차시켰다. 위 강력1팀의 팀장 경위 소외 2는 팀원인 경사 소외 9와 소외 10에게 용의차량에 대한 검문을 지시하였고, 소외 9와 소외 10은 위 형사기동차량에서 내려 용의차량에 대한 검문을 실시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피고 1(대판:소외인)은 실제로 위 용의차량을 운전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정차한 후 위 형사기동차량이 바로 따라와 후방에 정차하고, 소외 9와 소외 10이 무전기 또는 수첩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건을 들고 형사기동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두 사람이 형사라는 것을 직감하고 위 승용차를 급발진시켜 도주하였다.

4) 위 강력1팀은 위 승용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위 승용차의 번호를 확인하여 이를 무전으로 전파하였고, 인근에 배치되어 있던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직1팀이 19:30경 도주 중인 위 승용차를 발견하고 추격을 시작하였으나 퇴근 시간대의 혼잡한 교통으로 인하여 피고 1(대판:소외인)을 검거하는 데는 실패하였다. 이후 조직1팀은 위 추격과정에서 알게 된 용의차량의 특징을 무전으로 전파하였다.

5) 한편, 피고 1(대판:소외인)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망인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원고 부부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를 수시로 하였다. 따라서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하여 피고 1(대판:소외인)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피고 1(대판:소외인)은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 후 19:26경 원고 부부에게 전화하여 ‘경찰에 신고했네, 쫓기고 있다. 고마워’라는 말을 남기고는 망인의 휴대폰 전원을 꺼버려 더 이상 휴대폰 위치추적을 할 수가 없었다.

6) 피고 1(대판:소외인)은 경찰로부터 추격을 당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더 이상 자신을 알고 있는 피해자를 살려둘 수 없다고 생각하고 88고속도로를 통해 경남 거창군 거창읍 양평리에 있는 ◎◎마을 입구로 가 위 승용차를 세우고 망인을 살해한 후 망인의 사체를 싣고 88고속도로를 통해 대구로 돌아오던 중 경남 거창군 ▽▽ 지점에 이르러 수풀이 우거진 배수로를 발견하고 사체를 위 배수로 안에 유기하였다.

7) 피고 1(대판:소외인)은 같은 날 19:41경 화원톨게이트, 같은 날 20:33경 거창톨게이트를 통해 대구를 벗어나 거창군으로 갔다가 21:34경 거창톨게이트, 22:33경 화원톨게이트를 통하여 다시 대구로 돌아왔으나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검문검색을 받지 않았다.

8) 경찰은 6. 24. 8:10경 대구에서 타시도로 연결되는 톨게이트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였고, 같은 날 10:00경 수사본부를 설치하여 일제 수색을 실시할 것을 결정하고, 같은 날 14:00경부터 용의자 및 용의차량 발견을 위한 일제 수색을 실시하여 16:25경 대구 달서구 용산동 피고 1(대판:소외인)의 주거지 인근에서 위 승용차를 발견하고, 그 주거지 일대에서 잠복하던 중 같은 날 19:50경 같은 동에 있는 ◁◁사우나 앞에서 피고 1(대판:소외인)을 검거하였다.

라. 원고들의 신분관계

원고 1, 원고 2는 망인의 부모이고, 원고 3은 망인의 동생이다.

【인정근거】 피고 1(대판:소외인) : 자백간주(제150조 제3항, 제1항)

피고 대한민국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내지 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 대한민국은 그 소속 경찰공무원이 범인검거의 직무를 집행하면서 법령을 위반하여 망인과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배상책임이 있으므로, 불법행위자인 피고 1(대판:소외인)과 각자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에서 망인은 일실수익 254,804,362원, 위자료 3,500만 원의 손해를, 원고 1은 위자료 1,500만 원, 장례비 300만 원의 손해를, 원고 2는 위자료 1,500만 원의 손해를, 원고 3은 위자료 300만 원의 손해를 각 입었는바, 피고들은 각자 그 손해의 일부로 원고 1에게 5,800만 원(= 일실손해 4,000만 원 + 위자료 1,500만 원 + 장례비 300만 원), 원고 2에게(= 일실손해 4,000만 원 + 위자료 1,500만 원), 원고 3에게 300만 원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피고 1(대판:소외인)의 손해배상책임

피고 1(대판:소외인)은 직접 불법행위자이므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2) 피고 대한민국의 손해배상책임

나아가 피고 대한민국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에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 위반이라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바(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70180 판결 참조),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등과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도 직무로 하고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나,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된다(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3다4900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경찰공무원은 2010. 6. 16.자 납치미수사건에서부터 경미한 상해사건으로 다루는 바람에 피고 1(대판:소외인)이 납치미수사건이 발생한 인근 지역에서 추가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할 기회를 상실하였다. 그리고 납치사건의 경우 인질의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한 경우이어서 그 위험성의 정도가 매우 높으므로, 인질의 안전을 최고의 목표로 삼아 최대한 신속하게 범인을 체포하여야 하는데, 경찰의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와 부정계좌 통보결과에 의하면, 피고 1(대판:소외인)은 2010. 6. 23. 10:14경과 12:32경 달서구 호산동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13:42경 달서구 호산동 소재 편의점에서 2회 현금을 인출하고, 14:04경 달서구 이곡동 대구은행 ☆☆지점에서 3회 현금을 인출하며, 18:57경에도 달서구 이곡동 대구은행 ☆☆지점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하는 등 용의자가 달서구 일대를 장시간 배회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검거계획을 세우지 못하였다. 또한 용의차량이 흰색 모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용의차량으로 의심되는 차량에 대한 수색을 시도하면서도 도주로를 차단하거나,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조차 없이 막무가내로 용의차량에 접근하다가 용의차량이 도주하게 하였고, 용의차량이 도주한 후에는 예상 도주로를 차단하거나 검문·검색을 실시하여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위와 같이 경찰공무원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성이 전혀 없어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법원이 피해자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공동불법행위자 각인에 대한 과실비율이 서로 다르더라도 피해자의 과실을 공동불법행위자 각인에 대한 과실로 개별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고 그들 전원에 대한 과실로서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므로(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7636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른다면 공동불법행위자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피고 대한민국의 과실 정도가 매우 약하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제한할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손해배상책임 법리의 기저에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배라는 대원칙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바, 공동불법행위자의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면, 위 원칙에 따라 그 책임을 제한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 피고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에게 법령을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1(대판:소외인)의 범죄행위에 가담하였다거나, 그 범죄를 용이하게 하여 범죄행위의 형성에 기여한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피고 대한민국 소속 경찰공무원은 피고 1(대판:소외인)의 범죄행위를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피고 1(대판:소외인)을 추적·검거하려고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데, 범죄를 막지 못한 피고 대한민국을 범죄자인 피고 1(대판:소외인)과 동일시하여 그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의 법감정에 정면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배라는 이념에도 배치된다.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손해의 공평한 분배라는 이념, 피고 1(대판:소외인)에게 거의 전적으로 불법행위책임이 있고, 피고 대한민국 소속 경찰공무원은 피고 1(대판:소외인)의 범죄행위를 저지하지 못한 소극적인 잘못이 있는데 불과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비율을 1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라. 손해배상의 범위

1) 일실소득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 손해는 아래 가)와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아래 나)와 같이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249,564,876원이다.

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1) 성별 : 여자

생년월일 : 1985. 8. 19.생

연령 : 사고 당시 24세 10개월 남짓

기대여명 : 60.37년

(2)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2011. 1.경의 도시일용노동 노임은 1일 72,415원이다.

(3) 생계비 : 망인의 수입 중 1/3

(4) 가동연한 : 망인의 대학교 졸업예정일 다음날인 2011. 3. 1.부터 60세가 될 때까지 월 22일씩 노동

나) 계산

2011. 3. 1.부터 2045. 7. 31.까지 413개월(월 미만은 버림)

72,415 × 22일 × 2/3 × 234.9760(421개월에 해당하는 호프만계수 242.8294 - 8개월에 해당하는 호프만계수 7.8534) = 249,564,876원(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인정근거】 피고 1(대판:소외인) : 자백간주(제150조 제3항, 제1항)

피고 대한민국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장례비

원고 1이 망인의 장례비로 300만 원을 지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위자료

가) 참작한 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망인과 원고들의 신분관계, 기타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모든 사정

나) 결정 금액

망인 : 3,500만 원

원고 1, 원고 2 : 각 1,500만 원

원고 3 : 300만 원

4) 상속

가) 상속대상금액 : 합계 284,564,876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249,564,876원 + 망인의 위자료 3,500만 원)

나) 상속인 : 원고 1, 원고 2

다) 계산 : 원고 1, 원고 2 각 142,282,438원(= 284,564,876원 × 상속분 1/2)

5) 원고들의 손해

가) 원고 1 : 160,282,438원(= 상속분 142,282,438원 + 위자료 1,500만 원 + 장례비 300만 원)

나) 원고 2 : 157,282,438원(= 상속분 142,282,438원 + 위자료 1,500만)

다) 원고 3 : 300만 원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 1(대판:소외인)은 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 1에게 5,800만 원(= 일실손해 4,000만 원 + 위자료 1,500만 원 + 장례비 300만 원), 원고 2에게 5,500만 원(= 일실손해 4,000만 원 + 위자료 1,500만 원), 원고 3에게 300만 원, 피고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 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고 1(대판:소외인)과 각자 원고 1에게 위 5,800만 원 중 16,028,243원(= 160,282,438원 × 10%), 원고 2에게 위 5,500만 원 중 15,728,243원(= 157,282,438원 × 10%), 원고 3에게 위 300만 원 중 30만 원(= 300만 원 × 10%)과 각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1. 3. 22.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1. 10. 20.까지는 민법 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1(대판:소외인)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순탁(재판장) 박영기 김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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