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04. 12. 23. 선고 2004나2114 판결

대구고등법원 2004. 12. 23. 선고 2004나211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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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등][미간행]

원고, 항소인

별지 원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일 담당변호사 송해익)

피고, 피항소인

대구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석)

변론종결

2004. 11. 11.

주문

1.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으로는 수당으로, 예비적으로는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취지 목록’ (1)항 청구금액란 기재 해당 금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들은 당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이유

1. 근무형태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7호증의 기재와 원고 60(대법원판결의 원고 57)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81의 소송수계인 주□□, 남□□, 남□□, 남□□, 원고 292, 293, 294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및 망 원고 81, 김□□는 피고 산하 ○○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사업본부’라고 한다)에 소속된 지방공무원으로서 출·퇴근시간 내에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일반직공무원과 달리 상수도의 수질 및 안전 관리를 위한 업무의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되어 있는 이른바 현업대상자로 분류되는 공무원들이고, 원고 81의 소송수계인 주□□, 남□□, 남□□, 남□□은 망 원고 81(2003. 3. 1. 사망)의 상속인들 겸 소송수계인들이며, 원고 292, 293, 294는 망 김□□(2002. 11. 2. 사망)의 상속인들이다.

나. 현업대상자들은 상수도사업본부 산하 각 상수도사업소에서 2일 3교대 또는 2교대의 형태로 근무를 하는데, 2일 3교대 근무자들은 3개조로 나뉘어 3일 중 1일은 09:00부터 18:00까지 주간근무를, 1일은 18:00부터 다음 날 09:00까지 야간근무를, 1일은 야간근무 후 09:00 퇴근하여 휴식을 취하는 형태로, 2교대 근무자들은 1일은 24시간 근무하고 1일은 휴식하는 형태로 각 근무한다.

다. 이에 따라 2일 3교대 근무자들은 매달 240시간(3일에 24시간 근무하므로 24시간 × 30일/3일) 가량을 근무하여 공무원복무규정 에서 정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월 평균 근무시간인 192시간을 48시간 가량 초과하여 근무하고, 2교대 근무자들은 매달 360시간(24시간 × 근무일인 15일) 가량을 근무하여 위 월 평균 근무시간보다 168시간 가량 초과하여 근무하며, 한편 야간 또는 휴일에도 근무하게 된다.

2. 관련 규정(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1999. 8.부터 2002. 3.까지 사이에 시행된 것)

가. 지방공무원의 보수 및 수당에 관한 규정

(1) 지방공무원법 에 의하면, 공무원의 보수는 일반의 표준생계비, 민간의 임금 기타 사정을 고려하여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상응하도록 계급별로 정하는데(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 공무원의 보수(봉급과 수당을 합한 것을 말한다)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 즉 봉급·호봉 및 승급에 관한 사항, 수당에 관한 사항, 보수의 지급방법, 보수의 계산 기타 보수지급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지방공무원법 제45조 제1항 ) 규정하고 있다.

(2) 이에 따라 지방공무원보수규정 은, 수당의 지급에 관하여,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안에서 봉급 외에 필요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데, 그 수당의 종류·지급범위·지급액 기타 수당지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따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방공무원보수규정 제30조 ), 그에 따라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은, 근무명령에 의하여 규정된 근무시간외에 근무한 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안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을, 야간에 한하여 근무하는 자와 주·야 교체근무자로서 야간근무를 하는 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안에서 야간근무수당을, 휴일에 근무하는 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안에서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면서(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 내지 17조의 각 제1항 ), 그 시간당 또는 1일당 지급액수를 규정하고(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 내지 17조의 각 제2 항) 있다.

(3) 그 후 2001. 1. 29. 대통령령 제17115호로 개정되어 같은 날부터 시행된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한다는 규정( 제15조 제4항 )이 신설되었다.

나. 예산에 관한 규정

(1) 지방공무원의 보수와 수당의 지급에 관한 사항 및 예산의 편성, 집행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서(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1호 마 , 사목 ), 예산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편성하여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하게 된다( 지방재정법 제30조 , 지방자치법 제35조 제1항 제2호 ).

(2)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법령 및 조례가 정하는 범위안에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그 경비를 산정하고, 모든 자료에 의하여 엄정하게 그 재원을 포착하여 경제의 현실에 적응하도록 수입을 산정하여 계상하여야 하고( 지방재정법 제30조 제1 , 2항 ), 행정자치부장관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의견을 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매 회계연도의 예산편성기본지침을 작성한 다음 전년도 7. 31.까지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하는데( 지방재정법 제30조 제5항 ),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법령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위 예산편성기본지침에 따라 편성하여야 한다( 지방재정법시행령 제30조 제1항 ).

다. 지방공기업에 관한 규정

(1) 수도사업은 지방공기업 중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치·경영하는 지방직영기업인데( 지방공기업법 제2조 제1항 제1호 , 제5조 ), 지방직영기업에는 그 업무를 관리·집행하게 하기 위하여 사업마다 관리자를 두고( 지방공기업법 제7조 제1항 ), 지방직영기업의 관리자는 지방직영기업의 예산안을 작성하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하고, 지방직영기업의 조직 및 인사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며( 지방공기업법 제9조 제2 , 10호 ), 지방직영기업의 관리자가 작성, 제출한 예산안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조정한 다음 지방의회에 제출하여 그 의결을 얻는다( 지방공기업법 제26조 제1항 ).

(2) 지방직영기업의 회계는 특별회계에 속하고( 지방공기업법 제13조 ), 원칙적으로 그 경비는 당해 기업의 수입으로 충당하여야 하며( 지방공기업법 제14조 제1항 ), 지방직영기업의 예산은 합리적인 원가기준에 의하여 경비를 산정하여 예산에 계상하여야 하고( 지방공기업법 제23조 제1항 ), 행정자치부장관은 주무부장관과 협의하여 지방직영기업의 매 사업연도의 예산편성기본지침을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및 다른 특별회계의 예산과 구분하여 따로 작성하여 전년도 7. 31.까지 통보하는데( 지방공기업법 제23조 제3항 ), 지방직영기업에 대하여는 지방공기업법 에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방자치법 , 지방재정법 기타 관계 법령을 적용한다( 지방공기업법 제6조 ).

3.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실태

갑 제5 내지 7, 9호증, 을 제2, 3,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1999년 내지 2002년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에 의하면, 현업대상자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을 합하여 이하 ‘초과근무수당’이라고 한다)에 관한 예산을 다음과 같이 편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1) 시간외근무수당

24시간 교대근무자 : 대상인원 × 단가 × 3시간 × 299일

3교대근무자 : 대상인원 × 단가 × 3시간 × 47일

(2) 야간근무수당

24시간 교대근무자 : 1일 근무인원 × 단가 × 365일

3교대근무자 : 야간근무인원 × 단가 × 365일

(3) 휴일근무수당

24시간 교대근무자, 3교대근무자 : 휴일근무인원 × 단가 × 66일

* 다만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의 기준일수에는 연도별로 1, 2일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나. 한편 행정자치부장관이 1999. 1. 26.자로 작성한 ‘지방공무원수당업무처리요령’에 의하면, 현업대상자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다음과 같이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1) 시간외근무수당

월 지급시간 : 예산의 범위내

지급시간수의 계산 : 1일 1시간 이상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로 하되, 근무시간은 매시간 단위로 계산하고, 교대근무인 경우에는 각 기관의 업무형태에 따라 정하여진 산정방법을 따를 수 있음

(2) 야간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예산이 계상되어 있고, 야간(22:00부터 익일 06:00까지)을 정규근무시간으로 근무하는 자에 한하여 실제 야간근무일수를 산정하여 지급함

(3) 휴일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예산이 계상된 자로서 근무명령에 따라 휴일에 특별히 출근하여 근무한 자에 대하여 실제 근무일수를 산정하여 지급함

다. 그 후 2001. 1. 29.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 이 신설된 다음 위 신설 조항에 따라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지방공무원수당등의업무처리지침’도 현업대상자의 초과근무수당에 관하여 위 나.항의 처리요령과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라. 그런데 피고는 일찍이 1990. 9. 21. 초과근무수당의 지급기준 및 방법을 정하기 위하여 ‘초과근무수당지급지침’(이하 ‘이 사건 지급지침’이라고 한다)을 마련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초과근무수당을 다음과 같이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1) 시간외근무수당

월 인정시간 : 1인당 최고 월 30시간 이내로 하되, 현업기관 근무자 또는 교대근무자 등 업무성격상 시간외근무가 종전부터 제도화되어 있는 기관은 예산의 범위안에서 별도로 인정한 시간

근무시간의 계산 : 1일당 1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로 하되, 현업대상자 외에는 3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현업대상자는 각 기관의 업무형편에 따라 정하여진 근무방법에 의하되, 일정기간 동안의 실제 총 근무시간에서 복무규정상의 근무시간을 공제한 시간을 시간외근무시간으로 계산함

(2) 야간근무수당

지급대상 : 야간에만 근무하는 자, 주·야교대 야간근무자 등 야간에 정규근무시간으로 근무하는 자

해당시간 : 22:00부터 익일 06:00까지 근무한 시간

(3) 휴일근무수당

지급대상 : 근무명령에 따라 휴일에 특별히 출근하여 근무하는 자

근무시간 : 복무조례상의 평일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만 휴일근무 1일로 하고, 이에 미달하는 근무시간은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지급하되 이 경우에도 1일 3시간을 초과할 수 없음

마. 피고 산하 상수도사업본부는 1994. 2. 17. 이 사건 지급지침 등에 기하여 ‘교대근무자 초과근무수당 지급요령’(이하 ‘이 사건 지급요령’이라고 한다)을 마련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초과근무수당을 다음과 같이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1)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원칙 : 1일당 시간외근무시간은 3시간 한도내 지급

지급요령 : ① 2일 3교대 근무자 - 동절기에는 토요일 주간 및 야간근무자에 대하여 3시간, 하절기에는 토요일 주간근무자에 대하여 3시간, 토요일 야간근무자에 대하여 2시간 인정 ② 2교대 근무자 - 실 근무일수마다 3시간 인정

(2) 야간근무수당

지급대상 : 야간(22:00부터 익일 06:00까지)에 근무하는 자 또는 주·야교체 야간근무자

지급제외 : 2일 3교대 근무자 중 토요일 야간근무자 및 공휴일전 야간근무자와 1주·야 교대근무자 중 공휴일 근무자에 대해서는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3) 휴일근무수당

2일 3교대 근무자 중 토요일 야간근무자, 공휴일전 야간근무자, 휴일 주간근무자에 대하여, 1주·야 교대근무자 중 휴일 주간근무자에 대하여 지급하되, 휴일근무시간(8시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3시간 범위 내에서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바. 상수도사업본부가 마련한 이 사건 지급요령은, 그 내용이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 ‘지방공무원수당업무처리요령’, ‘지방공무원수당등의업무처리지침’이나 피고의 이 사건 지급지침에 비하여 현업대상자들에게 불리한 점이 있는데(시간외근무수당의 경우 실제 근무한 시간 중 3시간만을 인정받는 점과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되는 경우 야간근무수당은 지급받지 못하는 점 등),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초과근무수당에 관한 예산안을 작성하여 피고시장에게 제출하고, 피고시장은 이를 ○○시의회에 제출하여 그 의결을 얻어 예산을 확정한 다음,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장이 그 집행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2002. 3. 31.까지 원고들에 대하여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4.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 내지 17조 는 피고에 대하여 현업대상자에게 ‘예산의 범위안에서’ 실제 초과근무시간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였고, 위 규정 소정의 ‘예산의 범위안에서’라고 함은 수당을 특정하여 특정 수당항목으로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 경우만을 의미할 뿐 실제로 책정·계상되어 있는 예산의 범위와 무관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규정 및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현업대상자들에게 실제 초과근무시간에 상응하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제한된 범위내에서만 이를 지급하였는바, 지방공무원보수규정 제30조 제2항 이 지방공무원의 수당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1. 1. 29.에야 지방공무원수당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 을 신설하여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한 지급기준 및 지급방법에 관한 사항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하였을 뿐인데도, 이 사건 지급요령은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아무런 법률의 위임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할 초과근무수당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또한 현업대상자들에게 인정된 초과근무수당지급청구권을 근로기준법 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범위로 제한함으로써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현업대상자들에게 위와 같은 사유로 무효인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지급하지 아니한 1999. 8.경부터 2002. 3.경까지의 초과근무수당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의 적용 여부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이므로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이 적용되나, 초과근무수당에 대하여는 지방공무원보수규정 ,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등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의무 및 그 범위 등에 관하여는 지방공무원보수규정 ,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등에 따라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4. 23. 선고 94다446 판결 참조).

(2) ‘예산의 범위안에서’의 의미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은, 초과근무수당은 어느 것이나 ‘예산의 범위안에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이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지방공무원수당업무처리요령’과 2001. 1. 29.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 이 신설된 후 작성한 ‘지방공무원수당등의업무처리지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와 재직기간 등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급여인 봉급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제한을 두지 아니하면서 직무여건 및 생활여건 등에 따라 지급되는 부가급여인 수당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제한을 두고 있는 점, 예산이 뒷받침되지 아니한다면 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실행될 수 없는 점, 공무원에 대한 보수는 그 대부분을 국민 또는 주민들이 부담하는 조세 등의 세입예산에 의하여 지출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에 관하여 위와 같이 ‘예산의 범위안에서’라는 제한을 둔 취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형편 등을 고려하여 그 ‘예산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한다는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직영기업의 예산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편성하여(지방직영기업의 경우도 그 관리자가 작성, 제출한 예산안이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하여 지방의회에 제출된다)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는 것이므로, 결국 예산을 편성, 확정하는 과정에서 적용된 지급기준에 따라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였다면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등에 따라 초과근무수당을 모두 지급한 것이 된다.

달리 말하면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에서 초과근무수당은 ‘예산의 범위안에서’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지방공무원의 보수의 지급에 관한 사항은 물론 예산의 편성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초과근무수당의 지급기준에 관한 재량권을 부여하였다고 볼 것이고, 이는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15조 제4항 의 신설 전후에 걸쳐 변함이 없다 할 것이다(다만 위 조항의 신설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권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내에서 행사하여야 하는 제약을 받게 되었다).

(3)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초과근무수당에 관한 예산안을 작성하여 피고시장에게 제출하고, 피고시장은 이를 ○○시의회에 제출하여 그 의결을 얻어 예산을 확정한 다음,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원고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여 온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등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을 모두 지급한 것이다.

(4) 행정자치부장관의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에 반한 예산 편성의 효력

지방직영기업의 예산도 법령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예산편성기본지침에 따라 편성하여야 하고, 이 사건 지급요령의 내용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에 비하여 현업대상자들에게 불리하게 보이는 점이 있기는 하나, 위 예산편성기본지침이란 것은 행정 내부적으로만 구속력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설사 그에 위배하여 예산이 편성되었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위법하거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

(5) 행정자치부장관이 작성한 ‘지방공무원수당업무처리요령’ 및 ‘지방공무원수당등의업무처리지침’ 위배 여부

위 ‘지방공무원수당업무처리요령’ 및 ‘지방공무원수당등의업무처리지침’도 그 내용을 보면 초과근무수당은 ‘예산의 범위내에서’ 지급하는 것임을 대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급요령 및 그에 따른 예산 편성이 위 처리요령이나 처리지침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6) 이 사건 지급지침 위배 여부

이 사건 지급요령이 피고가 마련한 이 사건 지급지침에 비하여 현업대상자들에게 불리하게 보이는 점이 있기는 하나,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작성하여 제출한 예산안을 피고시장이 ○○시의회에 제출하여 그 의결을 받은 이상 예산편성권자인 피고시장은 이 사건 지급지침에 불구하고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른 예산 편성을 용인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그 예산 편성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7) 재량권 남용 여부 등에 대하여

을 제7, 9, 10, 19, 20호증의 각 기재와 원고 60(대법원판결의 원고 57)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00년의 경우 상수도사업본부의 총수입은 1,848억 원, 총지출은 1,597억 원으로 250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였으나, 이는 고정부채 1,436억 원을 상환하거나 수질의 유지 및 개선, 수급안정 등을 위한 사업에 투자되어야 하는 사실, 원고들이 구하고 있는 기간 동안 이 사건 상수도사업본부의 현업대상자들에 대한 초과근무수당 지급수준은 △△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 상수도사업본부의 그것과 비교할 때 동일하거나 다소 높았던 사실, 상수도사업본부의 대부분 정수장내에 가동상황이 구체적인 수치로 표시되고 이상이 발생하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고안된 모니터와 제어판이 설치되어 있고, 배수지나 가압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2인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주간에는 주간근무자와 같이 근무하는 등 원고들의 근무강도가 그리 높지는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실제 초과근무한 모든 시간에 대하여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지급요령에 따라 제한된 범위내에서만 지급한 것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거나 생존권, 재산권, 행복추구권, 일반근로자들과의 평등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5.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는 지방재정법 제30조 제1항 에 따라 법령 및 조례가 정하는 범위안에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경비를 산정하여 예산에 계상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현업대상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을 위한 예산을 현실적으로 책정·계상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상당의 손해배상금 또는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초과근무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 편성에 있어서 피고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승정(재판장) 김현환 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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