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두3569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두35695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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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부과처분취소]〈2016. 2. 5. 개정 전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이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공2021하,1843]

판시사항

[1] 조세법률주의 원칙의 의미 /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적극)

[2]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이 모법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 제1항 의 규정 취지에 반하고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조세법률주의 원칙은 과세요건 등 국민의 납세의무에 관한 사항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을 집행하는 경우에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며,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을 허용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그러므로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은 문언의 일부 개정에도 불구하고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재산의 무상제공 등 특정법인과 거래를 통하여 그 주주 등이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이익, 즉 ‘주주 등이 보유한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의 정당한 계산방법에 관한 사항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규정이라고 볼 것이다.

(나) 한편 특정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법인에 재산을 증여하는 거래를 하였더라도 거래를 전후하여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등의 가액이 증가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없으므로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에 근거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러나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조항이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거래 등이 있으면 그 자체로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하여 주주 등이 실제로 얻은 이익의 유무나 다과와 무관하게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과 동일하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원 담당변호사 오치선)

피고,상고인

성북세무서장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1. 16. 선고 2018누64766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들은 그 부모와 함께 주식회사 두양주택과 주식회사 두양엔지니어링(이하 ‘이 사건 각 회사’라 한다)의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다.

나. 피고들은 원고들의 아버지 소외인이 2014년과 2015년에 이 사건 각 회사에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함으로써 주주인 원고들이 구「상속세 및 증여세법」(2014. 1. 1. 법률 제12168호로 개정되어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41조 에서 정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구「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5호로 개정되어 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1조 제6항 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하여, 각각 원고들에게 2014. 1. 1. 자 및 2015. 1. 1. 자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2.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의 무효를 선언한 대법원판결과 관련 법령의 개정

가. 대법원판결

1) 구「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0년 개정 전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은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특정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당해 특정법인과 재산 또는 용역을 무상제공하는 거래 등을 통하여 당해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당해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였고, 같은 조 제2항 의 위임에 따른 구「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03. 12. 30. 대통령령 제18177호로 개정되어 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1조 제6항 법 제41조 제1항 의 이익을 특정법인의 증여재산가액 등에 그 최대주주 등의 주식 등 비율을 곱하여 계산하도록 규정하였다.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6두19693 전원합의체 판결 은 2010년 개정 전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이 특정법인과 일정한 거래를 통하여 최대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에 이를 전제로 그 이익의 계산만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음에도,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은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을 바로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라고 보고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도록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2) 구「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어 2014. 1. 1. 법률 제121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 은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라는 기존의 문구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로 변경하였으나, 대법원이 위와 같이 무효라고 판단한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은 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5호로 개정되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

대법원 2017. 4. 20. 선고 2015두45700 전원합의체 판결 은 위 대법원 2006두19693 판결 과 사실상 같은 취지에서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의 위임에 따른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역시 모법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나. 2014년 관련 법령의 개정과 그 내용

1)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은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ㆍ폐업 중인 법인 또는 제45조의3 제1항 에 따른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지배하는 영리법인(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특수관계인이 그 특정법인과 재산이나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거래 등을 하여 그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였다. 위 조항은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과 동일하게 규정하면서, 특정법인으로 ‘ 법 제45조의3 제1항 에 따른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지배하는 영리법인’을 추가하였다.

2) 이에 따라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법 제41조 제1항 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이란 ‘증여재산가액 등에서 ‘특정법인의 법인세법 제55조 제1항 에 따른 산출세액( 같은 법 제55조의2 에 따른 토지 등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액은 제외한다)에서 법인세액의 공제ㆍ감면액을 뺀 금액에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그 증여재산가액 등이 차지하는 비율(1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로 한다)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에 그 최대주주 등의 주식 등의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해당 금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로 한정한다)’을 말한다고 규정하였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조세법률주의 원칙은 과세요건 등 국민의 납세의무에 관한 사항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을 집행하는 경우에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며,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을 허용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그러므로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거나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내용의 해석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 대법원 2007. 5. 17. 선고 2006두864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은 모법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은 특정법인의 범위를 확대하였을 뿐 나머지 과세요건에 대하여는 개정 전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여전히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등으로 인하여 그 주주 등이 상증세법상 증여재산에 해당하는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하고, 재산의 무상제공 등의 상대방이 특정법인인 이상 그로 인하여 주주 등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 외에 다른 것을 상정하기 어렵다.

나) 따라서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은 그 문언의 일부 개정에도 불구하고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재산의 무상제공 등 특정법인과 거래를 통하여 그 주주 등이 이익을 얻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이익, 즉 ‘주주 등이 보유한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의 정당한 계산방법에 관한 사항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규정이라고 볼 것이다 .

다) 한편 특정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법인에 재산을 증여하는 거래를 하였더라도 그 거래를 전후하여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등의 가액이 증가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그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없으므로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에 근거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 설령 위와 같은 거래를 전후하여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등의 가액이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특정법인에 대한 증여재산가액이 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하여는 그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라) 그런데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이 특정법인의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해당 거래와 관련하여 법인의 소득금액에 대한 법인세와 그 주주 등의 이익에 대한 증여세가 함께 부과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증여재산가액에서 특정법인이 부담하는 법인세 중 일정액을 공제하는 것으로 그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다. 그러나 위 시행령 조항이 특정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거래 등이 있으면 그 자체로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하여 주주 등이 실제로 얻은 이익의 유무나 다과와 무관하게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과 동일하다 .

마) 결국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역시 모법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나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국회가 법률로 정하여야 할 사항인 과세요건을 창설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3)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이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2014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처분 중 2014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은 소외인의 이 사건 각 회사에 대한 금전 무상대여로 2014. 1. 1. 원고들에 대한 이익의 증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루어진 것인데, 위 증여일 당시에는 무효인 2014년 개정 전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이 시행되고 있었을 뿐이므로, 위 부과처분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에서 확장한 특정법인과 관련한 과세를 위한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를 위한 요건을 시행령에 위임한 위 법 규정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으로, 조세법률주의 원칙이나 소급과세금지원칙 등에 비추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다. 2015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처분 중 2015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은 무효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가) 2015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은 2015. 1. 1. 원고들에 대한 이익의 증여가 있다고 보아 이루어진 것인데, 당시 시행 중이던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은 모법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의 규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그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인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보유한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 산정방법은 대통령령에 구체적으로 정함이 없는 공백상태가 된다.

나) 이러한 경우에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보유한 특정법인 주식 등의 가액 증가분을 산정하기 위하여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 등을 적용하는 것은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 제2항 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하고, 그 계산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법문을 함부로 유추ㆍ확장하는 것으로서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

2)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요지는, 주식회사 두양주택은 2014. 1. 1. 및 2015. 1. 1.을 기준으로 결손금이 없으므로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이 규정한 특정법인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년 개정 전후의 각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 이 무효인 이상 그 모법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만으로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상고이유 주장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김명수(재판장)        대법관   이기택 김재형 조재연 박정화 안철상 민유숙 김선수 이동원 노정희 노태악 이흥구(주심)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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