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사유
[2]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사유
[3]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사실 적시와 의견 또는 논평표명의 구별 필요성과 구별 기준
[1]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에 있어서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관계되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2] 민사상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 즉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 뿐만 아니라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을 것인바, 어떤 사실을 기초로 하여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관계되고, 그 목적이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때에는 그와 같은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3]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그 의견 또는 논평 자체가 진실인가 혹은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하는 것은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는가, 혹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면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므로, 어떠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를 구별할 필요가 있고,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 여부는 당해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이는 사실 적시와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구별,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경우에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의 판별에 있어서도 타당한 기준이 될 것이고, 아울러 사실 적시와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구별,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경우에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의 판별에 있어서는 당해 기사가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므로, 신문기사 가운데 그로 인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가 문제로 된 부분에 대하여 거기서 사용된 어휘만을 통상의 의미에 좇아 이해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증거에 의하여 그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 타인에 관한 특정의 사항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로 해석되지 아니하는 경우라도 당해 부분 전후의 문맥과 기사가 게재될 당시에 일반의 독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 내지 경험 등을 고려하여 볼 때에 그 부분이 간접적으로 증거에 의하여 그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 타인에 관한 특정의 사항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그 부분은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를 묵시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의견 또는 논평의 표명과 함께 그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1항 , 제4항 , 형법 제310조 [2]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1항 , 제4항 , 형법 제310조 [3] 민법 제751조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상운)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성진 외 2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언론회사로서 일간신문을 발간하면서 1993. 7. 13.자 신문 제19면(사회면) 왼쪽 상단에 '벗기기 위험 수위 … 연극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 아래 "어린이들 출연 변태 성희 '충격'"이라는 대제목과 '내달 공연 「0.917」논란'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기사 중간에 "중년 남녀와 「관계」 섬뜩 … 술·담배도 연출가 '군부의 국민유린묘사' 주장"이라는 소제목을 삽입하여 원심판결문 첨부 별지 제1 기재와 같은 내용의 기사(이하 이 사건 제1기사라고 한다)와 같은 달 16.자 같은 신문 같은 면 하단의 '여울목'이라는 난에 '연극 0.917 공연취소'라는 제목과 '성논란 … 아역부모 자녀출연거부로'라는 소제목 아래 원심판결문 첨부 별지 제2 기재와 같은 내용의 기사(이하 이 사건 제2기사라고 한다)를 게재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제1, 제2 기사들(이하 이 사건 기사들이라고 한다)의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기사들은 원고가 발표한 '0.917'이라는 희곡(이하 이 사건 희곡이라고 한다)과 소외 1이 원고의 공연승낙을 받고 이 사건 희곡을 기초로 하여 1993. 8. 1.부터 같은 달 14.까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예회관에서 공연할 계획이었던 '0.917'이라는 연극(이하 이 사건 연극이라고 한다)이 남녀 어린이와 중년 남·여성 사이의 변태적 성행위를 묘사함으로써 벗기기 연극으로 관객을 끌려고 하는 천박한 상업주의의 외설작품이라는 데에 주안점을 둔 보도로서 이 사건 희곡의 작가인 원고의 이름까지 보도함으로써 작가인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는가 하는 점과 관련하여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이 사건 희곡은 3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줄거리는 원심판결문 첨부 별지 제3 기재와 같다. 이 사건 희곡은 부조리연극의 일종이고, 그 작품 제목인 '0.917'은 얼음의 비중 수치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물속에 잠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빙산의 대부분을 뜻한다. 이 사건 희곡은 평론가들에 의하여 성(성)에 관한 주제를 통하여 비현실적인 사건을 등장시켜 일상적 삶 속의 환상세계를 자각하게 하고, 현실적인 삶에 대하여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일깨움을 주어 '없음(무)'에서 '있음(유)'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동화가 가져다주는 환상적 세계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원고는 1984.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1976.부터 발표한 작품마다 작품상을 받아 온 순수예술계열의 작가로 인정되고 있다.
(2) 이 사건 희곡에서 작가인 원고가 표현하고자 한 작품의 의도는 어린이들로 상징되는 어린 백성 즉 우민(우민)은 실제로는 결코 어리석지 아니하고, 거대한 권력에 의하여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으나 어느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자유와 정의를 갈구하는 민중이라는 것을 상징화하여 제1막에 해당하는 <하나>에서는 어린이로 상징화된 우민들이 무지하게 보이지만 알 것은 다 알고 있음을 나타내어 '숨겨진 앎에 대한 공포'를 표현하고 있고, 제2막에 해당하는 <둘>에서는 소년이 힘으로 여인을 기어오게 만듦으로써 '숨겨진 힘에 대한 공포'를 표현하고 있으며, 제3막에 해당하는 <셋>에서는 억눌려 있는 우민이 성인으로 상징화된 부도덕한 권력에 눌려 한탄하면서 민주화의 때를 기다리는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
(3) 이 사건 희곡은 소외 1의 연출로 1981. 1. 공간사랑에서 연극으로 초연되었고, 1984. 3.부터 1985. 3.까지 문예회관 소극장, 대전카톨릭문화회관 등에서 약 500회 이상 공연되어 평론가들은 물론 관객들로부터도 좋은 평을 받았다.
(4) 이 사건 취재기자인 소외 2는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하여 취재하면서 연출가인 소외 1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연극평론가인 소외 김미도에게 전화로 이 사건 연극에 대한 평을 부탁하였으며 그 외에 극단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이 사건 연극 초연 당시 배포하였던 공연선전물 등의 자료를 참고하였을 뿐 이 사건 희곡을 전부 읽어보거나 10여 년 전에 공연된 연극을 직접 관람한 적은 없었으며, 초연 당시의 연극평도 찾아보지 아니하였다.
(5) 소외 2는 이 사건 희곡이 순수문학예술전문지인 월간 '문학사상' 1981. 4.호에 발표된 이래 연극화되어 공연윤리위원회의 대본심의를 거쳐서 1985.까지 약 500회 이상 공연된 작품이고, 1984. 대한민국문학상 수상작품이라는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사건 보도기사를 작성하였다.
(6) 소외 2는 연극담당기자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기사 작성 당시 부조리극이 어떠한 내용의 연극인지 그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였고, 부조리극 계열의 연극을 본 적이 없었다.
원심은 나아가 이 사건 희곡 중에는 <하나>에서 7세 소녀가 나이답지 않게 대담하고 저돌적으로 30대 중반의 남자를 유혹하면서 비에 젖은 옷을 벗겨 달라고 하고, 스스로 옷을 벗어 갈기갈기 찢은 다음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낸 뒤 그 남자로 하여금 상처 부위를 입으로 닦도록 요구하는 장면과 <둘>에서 30대 중년 여성이 장난기로 7세 소년에게 키스를 가르쳐 주려 하고, 7세 소년이 역시 나이답지 않게 대담하고 저돌적으로 그 여자의 가슴을 만지고 벌거벗은 자신의 몸에 술을 부은 다음 그 여자로 하여금 기어오도록 명령하는 장면(이 사건 제1기사는 소년이 자신의 알몸에 위스키를 끼얹어 중년 여자로 하여금 핥게 만드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으나, 이 사건 희곡에는 없는 내용이다.)이 성적으로 가장 선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고,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연극의 연출가인 소외 1은 1984년 공연 당시 공연선전물을 통하여 '단내 나는 아이들에 의해 침몰하는 성인의 밤' 또는 '밤마다 자극을 찾아 헤매는 무서운 아이들의 이야기', '욕망의 전화번호 영점구일칠'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일반인들에게 이 사건 연극이 선정적인 연극인 것으로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희곡의 위와 같은 표현이 이 사건 기사들과 같은 어린이와 중년 남·여성 사이의 변태적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직접적으로 이른바 벗기기 연극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을 표현한다고는 볼 수 없는 반면 위 (1) 내지 (6)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소외 2는 취재기자로서 충분한 조사를 하여 나름대로의 진실확인작업을 하거나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보도기사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어린아이와 중년의 어른들 사이에서 전개되는 성적인 이야기라는 것에 터잡아 을 제1호증의 보도자료와 을 제2호증의 1 내지 8의 이 사건 연극 연습장면을 찍은 사진들 및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공연선전물 만을 보고 성을 소재로 한 이 사건 희곡이나 연극에 7세 내지 10세 전후의 어린이가 출연하는 것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는 주관적인 판단 아래 이 사건 희곡이 전체적으로 변태적이고 선정적인 음란한 작품이라고 속단하여 과장보도하는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서 이 사건 기사들은 전체적으로 허위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나아가 피고나 취재기자인 전정희가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었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피고가 이 사건 기사를 보도한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의견 또는 논평에 의한 명예훼손과 그 경우의 위법성 조각 사유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에 있어서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관계되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7. 14. 선고 96다17257 판결, 1998. 5. 8. 선고 97다34563 판결,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민사상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 즉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 뿐만 아니라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을 것인바, 어떤 사실을 기초로 하여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관계되고, 그 목적이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때에는 그와 같은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그 의견 또는 논평 자체가 진실인가 혹은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하는 것은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는가, 혹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면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므로, 어떠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 여부는 당해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 (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6다38032 판결 참조) 인데, 이는 앞에서 본 사실 적시와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구별,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경우에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의 판별에 있어서도 타당한 기준이 될 것이고, 아울러 사실 적시와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구별, 의견 또는 논평 표명의 경우에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의 판별에 있어서는 당해 기사가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즉, 신문기사 가운데 그로 인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가 문제로 된 부분에 대하여 거기서 사용된 어휘만을 통상의 의미에 좇아 이해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증거에 의하여 그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 타인에 관한 특정의 사항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로 해석되지 아니하는 경우라도 당해 부분 전후의 문맥과 기사가 게재될 당시에 일반의 독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 내지 경험 등을 고려하여 볼 때에 그 부분이 간접적으로 증거에 의하여 그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 타인에 관한 특정의 사항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그 부분은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를 묵시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의견 또는 논평의 표명과 함께 그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기사들의 위법성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기사들 중 원심이 명예훼손책임을 물은 부분
앞서 본 원심판결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보면 이 사건 기사들 중 원심이 명예훼손책임을 물은 부분은 이 사건 기사들 중 다음 각 부분(원심이 붙인 번호를 그대로 붙이고 이하 번호만으로 해당 부분을 특정한다)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제1기사 중 원심이 판시한 대제목과 소제목 전부. ①「불의 가면」과 같은 벗기기 연극에 관객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10세 전후의 소년소녀가 성적 학대를 당하는 연극이 1일부터 문예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어서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② 지난 10일부터 연습에 들어간 문제작은 「0.917」( 원고작· 소외 1 연출). 아역배우 소외 3(전곡국교 4년) 등 5명이 출연, 중년 남·여성과의 변태적 성행위를 하는 등의 파격성을 보여주고 있다. ③ 극중 7세의 남녀 어린이는 키스를 가르쳐 주려던 30대 주부의 성적 학대 의도를 앞질러 스스로 전라가 돼 자신의 몸에 위스키를 끼얹고 오히려 핥게 만들거나 숙직하는 중년남성에게 접근 『강제추행당했다고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상처난 자신의 몸을 탐하게 하는 섬뜩함을 보여준다. 또 『숙직할 때면 으레 한 번쯤 여자 생각하게 마련 아녜요』, 『나는 사랑도 할 줄 알아요』, 『저한테 유혹을 느끼지 않으세요』라며 스스럼없이 옷을 벗고 술과 담배를 즐긴다.의 각 부분.
이 사건 제2기사 중 7세 전후의 소년소녀와 중년 남·여성의 변태 성행위를 통해 독재권력의 폭압을 다루려던 연극 「0.917」( 원고작· 소외 1연출)이 드센 비난 여론에다 아역 배우의 부모가 자녀의 출연을 거부함으로써 공연 자체가 취소됐다.의 부분.
(2) 대법원의 판단
우선 이 사건 제1기사 중 ③의 내용은 문맥상 연극의 내용을 그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어서 사실의 적시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희곡(갑 제6호증의 2)의 대사 또는 지문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어서 대체로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하다는 증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희곡의 <둘>에는 소년이 포도주를 자신의 몸에 끼얹고 30대 여성으로 하여금 이를 먹으라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③의 내용 중 소년이 위스키를 끼얹었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진실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문맥에서 이 사건 희곡의 내용상 소년이 알몸이 되어 자신의 몸에 술을 끼얹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술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차이를 가지고 ③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허위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③의 내용 중 '성적 학대 의도'라는 부분은 ③에 별도로 적시되어 있는 '30대 주부가 소년에게 키스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을 전제사실로 하여 그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 희곡 중에는 '30대 주부가 소년에게 키스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 이외에도 30대 주부가 예정하고 있는 별도의 '성적 학대'가 있다는 것인지 애매하다. 이와 같이 애매한 점은 이 사건 제1기사 중 ①에 나오는 '성적 학대'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①과 ③의 '성적 학대'라는 부분이 ③에 별도로 적시되어 있는 '30대 주부가 소년에게 키스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을 전제사실로 하여 그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이라고 본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진실 증명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지만, ①과 ③의 '성적 학대'라는 부분을 그 어느 쪽으로 읽는다 하더라도 '성적 학대'라는 표현은 뒤에서 보는 이 사건 제1기사 중 ②와 이 사건 제2기사의 '성행위'라는 표현 부분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가지게 되는 그릇된 인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③ 중 '자신의 몸을 탐하게'라는 부분 역시 그 자체로는 증거에 의하여 진위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인지 애매하지만, 이 사건 희곡 중 <하나>의 내용은 소녀의 홀연한 출현과 당돌한 언동에 숙직을 하고 있던 30대 남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소녀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다가 소녀의 강요에 이를 거절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마지못해 소녀의 몸에 난 상처를 핥는다는 것이어서 역시 뒤에서 보는 이 사건 제1기사 중 ②와 이 사건 제2기사의 '성행위'라는 표현 부분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가지게 되는 그릇된 인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제1기사 중 ②와 이 사건 제2기사의 '성행위'라는 표현 및 이 사건 제1기사 중 소제목의 「관계」라는 표현은 그 전체적인 문맥으로 볼 때에 이 사건 희곡에 7세 남녀 어린이와 중년 남녀 사이의 성행위가 묘사되어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사전적인 의미에서 '성행위'라는 단어는 성적으로 관계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관계'라는 단어는 남녀 사이의 정교라는 뜻도 가지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성행위' 또는 ② 중의 '성행위를 한다'라는 표현에서 연상하는 것은 남녀간의 성교이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몸을 핥는 등 이 사건 희곡에 묘사되어 있는 것과 같은 성교에 이르지 아니한 성적인 행위는 아니기 때문에 위 각 표현은 이 사건 희곡이 7세 남녀 어린이와 중년 남녀 사이의 성교 행위를 묘사하였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기사들의 위 각 '성행위'라는 표현 앞에는 '변태적' 또는 '변태'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으나 그와 같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하여 적시된 사실의 의미 내용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 희곡의 내용에 의하면 <하나>에서는 소녀의 요구에 따라 남자가 마지못해 소녀의 상처를 입으로 핥다가 소녀가 남자의 목을 끌어안자 질겁하여 이를 뿌리치고 소녀의 뺨을 때리고, 그래도 소녀가 계속 달라붙자 소녀의 목을 누르는 장면이 나오고 이어 장면이 바뀌어 남자의 아내가 등장하고, 소녀는 환영(환영)처럼 사라진 것으로 되어 있어서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성행위 장면은 없고, <둘>에서는 소년이 알몸을 드러내고 여자에게 무릎을 꿇고 기어 올 것을 명령하고, 소년이 가슴팍에 술을 부은 후 여자에게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술을 먹을 것을 명령하고 여자는 그 과정에서 당황한 나머지 계속 "어... 어... 어..." 라는 대사만 한 후 조명이 암전(암전. fade out)하여 <둘>이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역시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성행위 장면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기사 중 ②와 이 사건 제2기사의 '성행위'라는 표현 및 이 사건 제1기사 중 소제목의 「관계」라는 표현은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제1기사의 제목 중 '벗기기'라는 표현은 사회통념상 연극 또는 영화 등에 있어서 관객의 저속한 성적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하여 주제 표현과는 관계없이 필요 이상으로 출연자의 신체를 노출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이 역시 그 자체로는 이 사건 제1 기사에 적시된 다른 사실들을 전제로 하여 그와 같은 희곡의 내용을 벗기기로 평가한 것으로 볼 소지도 있고, 반대로 이 사건 희곡에는 이 사건 제1기사에 별도로 적시된 사실 이외에도 관객의 저속한 성적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하여 출연자의 신체를 노출시키는 부분이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그와 같은 별도의 전제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볼 소지도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제1기사의 내용에 '아역 배우들이 출연하여 중년 남녀성과 변태적 성행위를 하는'이라는 부분이 있고, 이 사건 기사가 문예비평란에 희곡 또는 연극에 대한 비평으로 게재된 것이 아니고, 사회면에 '벗기기 연극'이 위험 수위에 달하였다고 하면서 이 사건 연극을 그와 같은 벗기기 연극의 하나로 비판하는 직접적인 사실보도 형식으로 기사로 실린 점, 아직 여성 또는 남성으로서의 2차 성징이 발현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인 7세의 남녀 어린이가 이 사건 제1기사 ③에 적시되어 있는 것처럼 상반신을 벗거나(여자 어린이의 경우) 혹은 알몸이 된다(남자 어린이의 경우) 하더라도 일반인의 경우 그것을 보고 성적 호기심이 유발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적인 독자들은 위 '벗기기'라는 표현을 후자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사건 희곡에는 7세의 남녀 어린이가 상반신을 벗거나(여자 어린이의 경우) 혹은 알몸이 되는 것(남자 어린이의 경우) 이외에 성인 남녀가 옷을 벗는 장면은 일체 없다. 이와 같이 볼 때에 '벗기기'라는 표현을 위 후자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그 전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위 표현을 위 전자와 같이 본다 하더라도 그 전제가 되어 있는 사실 중 '성행위'라는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결국 원심은 앞서 본 법리와는 달리 이 사건 기사들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아니면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한 것인지 여부, 또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한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전제되는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잘 따져 보지 아니하고 종합적으로 이 사건 기사들은 이 사건 희곡이 남녀 어린이와 중년 남·여성 사이의 변태적 성행위를 묘사함으로써 벗기기 연극으로 관객을 끌려고 하는 천박한 상업주의의 외설작품이라는 데에 주안점을 둔 보도라고 판단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보도는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이기는 하나, 앞서 본 법리에 따라 따져 보더라도 이 사건 기사들은 사실 적시 부분에서 적시한 사실과 의견 또는 논평으로 볼 수 있는 부분에서 그 전제로서 적시한 사실들이 그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사건 기사들이 사실 적시 부분에서 적시한 사실과 의견 또는 논평의 표명으로 볼 수 있는 부분에서 그 전제로서 적시한 사실들이 그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 보건대, 원심이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위 가.의 (1) 내지 (6) 기재 사실을 인정한 것은 모두 옳고, 그 사실들과 특히 소외 2가 이 사건 희곡을 단 한번도 통독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기사들을 작성한 이상 그와 같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사건 기사들과 관련하여 피고에 대하여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평론 및 사실보도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기사들의 내용과 취재 경위, 허위기사 부분이 기사 전체의 내용에 미치는 영향, 이 사건 기사들의 게재·반포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피해 정도, 특히 문단에 등단한 후 대한민국 문학상 희곡부문 수상경력까지 있는 중견희곡작가로서의 원고의 명성에 오점을 남긴 점, 원고의 연령 및 가족관계 및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의 수액을 그 판시와 같은 금액으로 결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다액의 위자료를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