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5. 6. 29. 선고 95도467 판결

대법원 1995. 6. 29. 선고 95도46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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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법위반]

판시사항

가.

제18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실 등에 관한 정보 중“이란 표현의 취지

나.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 소정의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의 의미

다. 전년도에 비하여 대폭 호전된 회사의 매출액, 순이익 등에 관한 정보가"나"항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라. 회사의 추정 결산실적이 일간신문 등에 유사한 내용으로 추측 보도된 사실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정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증권거래법 제186조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항은 상장법인의 경영에 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들로서 증권거래소에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하는 사실들로 한정되어 있는데

같은 조 제2항은 증권거래소가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항과는 별도로 “

제188조의2의 규정에 의한 중요한 정보“의 유무에 대한 공시도 당해 상장회사에 대하여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제188조의2 제1항 소정의 중요한 정보가

제186조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실에 한정되지 않는 것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제18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실 등에 관한 정보 중“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 사실들만을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가 아니라 중요한 정보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예시하기 위한 목적에서라고 보아야 한다.

나.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 소정의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란 합리적인 투자자가 당해 유가증권을 매수 또는 계속 보유할 것인가 아니면 처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정보, 바꾸어 말하면 일반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안다고 가정할 경우에 당해 유가증권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말한다.

다. 상장회사의 추정 영업실적이 전년도에 비하여 대폭으로 호전되었다는 사실은 그 회사의 유가증권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므로, 그에 관한 매출액, 순이익 등의 추정 결산실적 등의 정보는 "나"항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라.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당해 법인이 재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수인으로 하여금 알 수 있도록 공개하기 전의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떤 정보가 당해 회사의 의사에 의하여 재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되기까지는 그 정보는 여전히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정보에 속하므로, 회사가 추정 결산결과를 공개한 사실이 없는 이상, 비록 일간신문 등에 그 추정 결산결과와 유사한 내용으로 추측 보도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그 회사의 추정 결산실적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정보라거나 또는 그로 인하여 그 회사가 직접 집계하여 추정한 결산 수치가 중요한 정보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고 볼 수 없다.

상 고 인

피고인 변호인변호사 이우승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95.1.26. 선고 94노573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가.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1항은, 같은 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로서 “상장법인 또는 등록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자와 이들로부터 당해 정보를 받은 자는 당해 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그 정보를 이용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용하게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내부자거래를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08조 제6호위 제188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이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중요한 정보에 관하여 규정하는 방법에는, 규제의 대상이 되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그 열거된 정보만을 규제대상으로 삼는 제한적 열거주의의 방법과, 중요한 정보의 개념만을 정의하여 두고(또는 이와 병행하여 중요한 정보의 사례를 예시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당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중요성의 해당 여부를 가리게 하는 포괄주의의 방법의 두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은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상장법인 또는 등록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 제18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실 등에 관한 정보 중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서 당해 법인이 재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수인으로 하여금 알 수 있도록 공개하기 전의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므로, 현행 증권거래법이 제18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정보가 아니면 어떠한 정보라도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정보에 포함시키지 않는 제한적 열거주의의 입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법 제186조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항은, 상장법인의 경영에 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들로서 증권거래소에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하는 사실들로 한정되어 있는데, 같은 조 제2항은 증권거래소가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항과는 별도로 “ 제188조의2의 규정에 의한 중요한 정보“의 유무에 대한 공시도 당해 상장회사에 대하여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제188조의2 제1항 소정의 중요한 정보가 제186조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사실에 한정되지 않는 것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제188조의2 제2항이 “ 제186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실 등에 관한 정보 중“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사실들만을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가 아니라, 중요한 정보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예시하기 위한 목적에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은 상장회사인 공소외 바로크가구주식회사(이하 위 회사라 한다)의 상무이사로서 1992.12.하순경 위 회사의 합계잔액시산표 등에 의거하여 1992사업년도의 결산실적을 추정한 결과, 총 매출액이 금 94,000,000,000원, 순이익이 금 148,000,000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70.1퍼센트와 131.2퍼센트 증가하였음을 확인한 후, 다음 해 1.4.경 공소외 증권주식회사 영업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친구인 공소외 인이 자기 증권회사에서 위 회사의 1992사업년도의 매출액을 금 90,000,000,000원, 당기순이익을 금 110,000,000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맞느냐고 묻자, 공소외인에게 그 수치가 거의 맞다고 확인하여 줌으로써,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위 정보를 자기 고객들에게 알려주어 1993.1.5.부터 같은 해 1.27.까지 사이에 위 회사의 주식 205,000주, 금 3,148,863,000원 상당을 매매하게 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인 위 회사의 1992사업년도의 추정 결산실적을 이용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 소정의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란 합리적인 투자자가 당해 유가증권을 매수 또는 계속 보유할 것인가 아니면 처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정보, 바꾸어 말하면 일반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안다고 가정할 경우에 당해 유가증권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말한다고 할 것인바, 위 회사의 추정영업실적이 전년도에 비하여 위와 같이 대폭으로 호전되었다는 사실은 위 회사의 유가증권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므로, 그에 관한 정보는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러므로 위 회사가 직접 추정한 1992사업년도 매출액과 순이익의 수치가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1항 소정의 “중요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논하는 바와 같이 내부자거래금지규정에 대한 법리오해나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논지는, 위 회사의 1992사업년도의 결산 추정치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신문에 게재되어 일반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공개되었으므로, 위 결산 추정치가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1항 소정의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정보가 되기 위하여는 그 정보가 중요한 정보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아직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비공개 정보이어야 한다는 점은 논하는 바와 같다 할 것이지만,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 제2항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당해 법인이 재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수인으로 하여금 알 수 있도록 공개하기 전의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떤 정보가 당해 회사의 의사에 의하여 재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되기까지는 그 정보는 여전히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정보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위 회사가 위 추정결산결과를 공개한 사실이 없는 이상, 비록 일간신문 등에 위 추정결산결과와 유사한 내용으로 추측 보도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위 회사의 추정결산실적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정보라거나 또는 그로 인하여 위 회사가 직접 집계하여 추정한 결산수치가 중요한 정보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관련 법령의 규정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논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피고인 회사에서의 지위,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관계, 공소외인이 증권회사의 영업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점, 위 회사가 추정한 1992사업년도의 결산실적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인이 위 회사가 추정한 1992사업년도의 결산실적을 이용하여 위 회사의 주식을 거래하려 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위 회사가 직접 집계한 추정결산실적에 관한 정보를 공소외인에게 알려주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증권거래법 제188조의 제1항이 금하고 있는 “그 정보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용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또 피고인이 위 정보가 중요한 정보라는 점에 대한 인식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논하는 바와 같이 내부자거래의 규제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나 고의의 유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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