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세 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
[2] 신의칙 적용을 위하여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3] 보건사회부장관의 국세 및 지방세 비과세에 대한 견해표명을 당해 과세관청의 그것과 동일시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
[1] 일반적으로 조세 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납세자가 과세관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무엇인가 행위를 하여야 하고, 넷째,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고,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세무공무원에 의하여 이루어짐을 요한다.
[2]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은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납세자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 형평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납세자의 신뢰보호라는 점에 그 법리의 핵심적 요소가 있는 것이므로, 위 요건의 하나인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보건사회부장관이 "의료취약지 병원설립운영자 신청공고"를 하면서 국세 및 지방세를 비과세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그 후 내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도 또는 시·군에 대하여 지방세 감면조례제정을 지시하여 그 조례에 대한 승인의 의사를 미리 표명하였다면, 보건사회부장관에 의하여 이루어진 위 비과세의 견해표명은 당해 과세관청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고, 또한 납세자로서는 위와 같은 정부의 일정한 절차를 거친 공고에 대하여서는 보다 고도의 신뢰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판단한 사례.
[1] 국세기본법 제15조 , 지방세법 제65조 [2] 국세기본법 제15조 , 지방세법 제65조 [3] 국세기본법 제15조 , 지방세법 제65조 , 지방자치법 부칙(1988. 4. 6.) 제4조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인애)
홍천군수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9. 11. 6. 강원도지사로부터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아 원심 판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여 1991. 2. 27. 소유권보존등기를 필하고 이를 그 소속 홍천병원의 본관 및 기숙사로 사용중인 사실, 피고는 1994. 6. 10. 원고가 재산세 과세기준일인 1994. 5. 1. 현재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라는 이유로 이 사건 재산세, 도시계획세, 공동시설세 및 재산세할 교육세에 대한 부과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정부가 위 병원의 설립운영자에게 개원 이후 5년간 각종 지방세를 비과세하여 주겠다고 공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와 어긋나게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한 것은 지방세법 제65조 , 국세기본법 제15조 , 제18조 제3항 이 규정하고 있는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정부(당시 보건사회부장관)는 1986. 10. 20. "의료취약지 병원설립운영자 신청공고"를 같은 달 29. 서울신문에 게재하여 강원도 홍천군을 포함한 전국 39개 군단위 농·어촌지역에 정부지원에 의한 병원을 설립·운영할 희망자를 모집하면서 법인인 병원설립운영자에게는 병원개원 이후 5년간 법인세는 물론 취득세·재산세·등록세 등 각종 지방세를 비과세하는 내용의 세제지원을 해주겠다고 발표하였고, 위 정부시책에 따라 강원도지사가 1986. 11. 3.과 1987. 7. 15. 등 두 차례에 걸쳐 관내 군수들에게 공문을 보내어 해당 군수들로 하여금 조례를 제정하여 군 내에서 위 정부시책에 따른 병원을 설립하는 자에게 등록세·취득세 등의 감면조치를 해주는 등 모든 행정지원을 해주도록 지시하는 한편, 강원도에서는 1986. 12. 10. "의료취약지구 내 의료시설에 대한 도세 과세면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병원설립의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하도록 규정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세에 관하여는 그 과세관청인 정부가 원고 등 납세자에게 법인세의 비과세를 공언하였을 뿐, 그 밖의 교육세 등 국세의 비과세에 관하여는 이를 공언한 바 없고, 지방세(도세 및 시·군세)에 관하여서는 과세관청이 아닌 정부가 원고 등 납세자에게 각종 비과세를 공언한 바는 있어도 그 과세관청인 강원도지사나 피고가 이를 공언한 바 없으며(단 강원도지사가 시·군에 시·군세의 감면조례를 만들도록 지시한 바는 있지만 이를 원고 등 납세자에게 공언한 바는 없다), 달리 피고의 비과세 견해표명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일반적으로 조세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둘째, 납세자가 과세관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무엇인가 행위를 하여야 하고, 넷째,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고 보는 것이 당원의 견해이고( 당원 1985. 4. 23. 선고 84누593 판결 , 1990. 10. 10. 선고 88누5280 판결 , 1992. 4. 28. 선고 91누9848 판결 ),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세무공무원에 의하여 이루어짐을 요한다 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은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납세자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 형평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납세자의 신뢰보호라는 점에 그 법리의 핵심적 요소가 있는 것이므로, 위 요건의 하나인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 당원 1995. 6. 16. 선고 94누12159 판결 ).
기록에 의하여 살피건대, 1986. 10. 28.자 보건사회부공고 제86-60호 의료취약지 병원설립운영자 신청공고에 따르면 정부지원사항으로 당시 보건사회부장관의 소관인 공중보건의 배치지원 및 위 세제지원 이외에도 금융지원, 기타 병원건립에 필요한 국·공유지 매각지원 가능 등 보건사회부장관 소관 이외의 사항에 관한 조치내용을 담고 있고, 강원도지사의 관내 군수들에 대한 위 1986. 11. 3.자 지시공문에 의하면 정부시책에 따른 병원을 설립하는 자에게 등록세·취득세 등의 감면조치를 위한 조례의 개정지시가 내무부와 협조된 사항임을 밝히고 있어, 적어도 지방세 감면에 관한 보건사회부장관의 견해표명이 그 독자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엿볼 수 있고, 한편 위 견해표명 당시의 지방자치법 (1988. 4. 6. 법률 제4004호로 전문 개정된 것) 부칙 제4조에 의하면 "이 법에 의한 지방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이 법 중 지방의회의 의결을 요하는 사항은 시·도에 있어서는 내무부장관의, 시·군 및 자치구에 있어서는 시·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시행한다."고 규정하여 지방의회의 조례제정에 관한 권한을 내무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일시적으로 대신하고 있었던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위 내무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도 또는 시·군에 대하여 지방세 감면조례제정을 지시하여 그에 대한 승인의 의사를 미리 표명한 것이라면, 보건사회부장관에 의하여 이루어진 지방세 비과세의 견해표명은 이를 당해 과세관청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고, 또한 납세자로서는 위와 같은 정부의 일정한 절차를 거친 공고에 대하여서는 보다 고도의 신뢰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국세인 재산세할 교육세에 관하여 보건대, 보건사회부장관의 공고 내용에 비록 교육세가 비과세 대상으로 명시적으로 적시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정부의 의료취약지 병원설립운영자에 대한 조세지원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각종 지방세"에 관한 비과세의 견해표명 내용에는 그에 따르게 되는 교육세에 관한 비과세의 취지도 포함되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보건사회부장관의 이 사건 조세감면에 관한 견해표명에 이르게 된 경위를 더 살펴 지방세의 경우 이를 당해 과세주체의 견해표명으로 취급될 수 있는지의 여부 및 조세감면의 대상에 재산세할 교육세의 경우도 포함되어야 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단지 피고가 비과세 견해표명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조세법에 적용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 요건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