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음란한 도화의 개념과 음란성의 판단기준
형법 제243조의 음화등의반포등죄 및 제244조의 음화등의제조등죄에 규정한 음란한 도화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키고, 도화의 음란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당해 도화의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표현의 정도와 그 수법, 당해 도화의 구성 또는 예술성 ·사상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의 완화의 정도, 이들의 관점으로부터 당해 도화를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독자의 호색적 흥미를 돋우는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이필요하고 이들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것이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검 사
부산지방법원 1994.5.25. 선고 94노135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243조의 음화등의반포등죄 및 제244조의 음화등의제조등죄에 규정한 음란한 도화라 함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고, 도화의 음란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당해 도화의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표현의 정도와 그 수법, 당해 도화의 구성 또는 예술성 사상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의 완화의 정도, 이들의 관점으로부터 당해 도화를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독자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들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것이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70.10.3. 선고 70도1879 판결, 1982.2.9. 선고 81도2281 판결, 1987.12.22. 선고 87도2331 판결, 1991.9.10. 선고 91도1550 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사진첩중 산타페(Santa Fe)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산타페는 일본의 여배우 미야자와 리에(宮澤りえ)를 모델로 하여 사진작가 시노야마 기신(篠山紀信)이 찍은 사진 60여장을 모아 발간한 누드집을 국내에 들여와 인쇄·출판한 것인데(증 제3호), 위 사진들은 옷을 입거나 벗은 상태에서 앞과 뒤 혹은 앉거나 눕는 등의 여러 가지 자태를 찍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일부 사진은 가슴이 노출되어 있음은 물론 전라이고 드물게는 음모부분까지 드러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난잡스레 유방이나 국소 부위를 강조하거나 성교 장면을 연상케 하지 않을 뿐더러 그 사진들의 구성 등에 비추어 보면 선정성보다는 예술성이 강조된 것으로 보여져 그 예술성으로 인하여 독자로 하여금 성적표현에 의한 성적 자극을 감소·완화시키고 있으며, 위 사진첩의 사진들을 전체로서 보았을 때 주로 독자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사진첩들은 오늘날의 사회통념상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음 엘르(ELLE)에 관하여 살펴본다. 엘르는 미야자와 리에에 대한 사진들을 모아, ‘순결’(Innocent), ‘놀람’(Surprise), ‘특별’(Special), ‘비밀’(Secret) 등 4부분으로 나누어 편집하였는데, ‘순결’편에서는 평상복, 수영복을 입은 보통의 사진들을 모아 놓았고, ‘놀람’편에는 주로 수영복 차림으로 서 있거나 엎드리거나 수영하는 모습의 사진과 야회복이나 평상복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을 모아 놓았으며, ‘특별’과 ‘비밀’편에는 위 산타페의 60여장의 사진 중 주요 부분 20여장을 발췌 수록하여 국내에서 인쇄 출판한 것인바(증 제4호), 위에서 본 음란성의 판단기준에 비추어 보면 ‘순결’과 ‘놀람’편에 게재된 사진들에 대하여는 음란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특별’과 ‘비밀’편에 게재된 사진들은 앞서 본 산타페에 실린 사진을 발췌하여 실은 것이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역시 음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나아가 공소외 인/이브의 초상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진첩은 여배우 공소외 인을 대중에게 홍보하기 위하여 발간된 것으로서 그 내용을 보면 옥내외에서 공소외 인을 모델로 하여 찍은 사진 80여 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은 평상복 혹은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서 있거나 혹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고, 위 사진들 중 전라인 것(음부가 보이는 것은 없다), 반라로서 유두가 보이는 것, 속옷 또는 타월 등으로 하반신 일부를 가린 차림으로서 유두가 보이는 사진들이 약 20여 면 정도되고, 침대 위에 엎드려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침대 위에서 엉덩이를 들고 엎드려 앞을 쳐다보고 있는 사진, 짧은 속옷만을 입고 침대 위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사진,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모습으로 젖가슴이 보이고 하반신만 타월로 가린 사진, 전라의 모습으로 앉아서 왼손가락을 입에 물고 있는 사진, 전라의 모습 중 가슴 부분을 유난히 밝은 빛으로 처리하여 이를 강조한 사진 및 야간에 상반신을 전부 벗고 가슴 부분을 밝게 찍어 가슴 부분을 특히 강조한 사진 등이 게재되어 있는바, 위 사진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보다는 여성의 신체의 특정부분만을 유난히 강조하여 촬영한 것이거나 선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이어서 예술적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전체로서 보아 오늘날의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에이스(원제목 : SEXY STAR NUDE PROFESSIONAL PHOTO SENSUALITY ACE)는, 소피마르소·브룩 쉴즈·마돈나·샤론 스톤·마릴린 몬로 등 외국의 유명 여배우 또는 여자누드모델들이 옷을 입거나 벗은 상태에서 앞과 뒤 혹은 앉거나 눕는 등의 여러 가지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모아 편집한 사진첩(증 제2호)으로서, 그 사진첩에는 전라로 말등(馬上)에 눈을 감고 누워 가슴부위를 강조하여 찍은 것으로서 얼굴에 성적 감정에 도취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 전라로 양다리를 벌리고 누워 성적감정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머리부분에서부터 찍은 사진, 전라로 다리를 벌리고 양손을 국부에 대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성적감정에 도취한 듯이 눈을 감고 있는 사진, 전라의 모습으로 엉덩이를 높이 들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서 유혹하는 눈빛으로 앞을 쳐다보고 있는 사진, 전라로 바닥에 누워 자위를 하며 성적 만족감을 느껴 눈을 지긋이 감고 있는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는바, 그 사진들을 살펴보아도 거기에 예술성 등 성적자극을 감소·완화시키는 요소를 발견할 수 없을 뿐더러 그 사진 전체로 보아 선정적 측면을 특히 강조하여 주로 독자의 호색적 흥미를 돋구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위 사진첩은 오늘날의 사회통념상 공연히 성욕을 흥분 또는 자극시키고 또한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진첩 중 산타페, 엘르 및 공소외 인/이브의 초상은 음란한 도화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에이스는 음란한 도화에 해당된다고 할 것인바, 원심판결 중 산타페, 엘르 및 공소외 인/이브의 초상에 대하여 같은 취지로 판단한 부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나, 에이스에 대하여도 음란한 도화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형법 제243조 및 제244조 소정의 음란한 도화의 해석을 그르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에이스에 대한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따라서 음란한 도화인 에이스의 소지죄는 산타페, 엘르, 공소외 인/이브의 초상 및 음란한 도화인 텐 스토리스 캐럿(10 STORIES CARATS)의 소지죄와 1죄의 관계에 있고, 에이스의 판매죄는 산타페, 엘르 및 공소외 인/이브의 초상의 판매죄와 포괄 1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