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다24596 판결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다245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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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무효확인등][공1995.3.1.(987),1125]

판시사항

가. 회사의 단체협약에 조합간부의 인사는 조합과 합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징계처분의 효력

나. 회사가 노동조합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에 규정된 서면통보나 사전합의를 하지 아니한 경우,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측 징계위원들이 불참한 것을 들어 노조가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이유모순·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회사의 단체협약에 조합간부의 인사는 조합과 합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 다만 근로자나 노동조합측에서 스스로 이러한 합의절차를 포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나. 회사가 노동조합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에 규정된 서면통보나 사전합의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체협약에 규정된 사전합의를 하지 못한 것은 회사가 이를 거부하였기 때문이고 근로자나 노동조합측에서 스스로 이러한 합의절차를 포기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음에도,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측 징계위원들이 불참한 것을 들어(노동조합은 적법한 서면통보를 받은 바도 없고, 또한 징계위원회의 위원을 노사동수로 규정하였다 하여 징계위원회에서의 논의가 바로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절차라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노동조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사전합의조항에 의한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전합의를 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이유모순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철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관하여,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의 임원 및 간부의 해고는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여야 하고(제46조 제2항), 징계위원회의 위원은 노사 각 3명으로 구성하고 심의대상 조합원 또는 동료조합원에게 사실소명의 기회를 주며, 회사는 징계위원회 개최 2일전까지 서면으로 조합에 조합원의 인적사항, 징계사유, 개최일시 및 장소를 통보한다(제48조)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1992. 2. 21. 원고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같은 달 24. 10:00에 피고 회사 창원공장 본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후 같은 달 21.경 원고들에게 각 통보하고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회사게시판의 공고로써 위 징계위원회 개최통보를 대신한 후 위 개최일시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들과 노동조합측 징계위원 3인이 모두 참석치 아니한 사실, 그러자 피고는 징계위원회를 같은 달 26. 10:00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원고들에게 통보하고 회사게시판에 공고하였으나, 같은 달 26. 10:00에도 원고들과 노동조합측 징계위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아니하여 회사측 징계위원만이 출석하여 원고 1, 2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고 위 원고들을 각 해고(면직)시키기로 결정하였으며 피고 회사는 이에 따라 위 원고들을 같은 달 29. 자로 해고한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 3에 대하여는 징계위원회 개최통지가 하루 늦었다고 판단하여 1992. 3. 3. 다음날 10:00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이를 통보하고, 공고하였으나 역시 모두 불참하여 다시 1992. 3. 7. 10:00 같은 장소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같은 달 6. 위 원고에게 직접 전달하였고 이를 공고한 후 같은 달 7. 10:00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의 불참으로 회사측 징계위원 3명만 참석한 가운데 위 원고를 해고(면직)시키기로 결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같은 달 10. 자로 위 원고를 해고한 사실, 한편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위원장이던 소외 인이 1990. 3. 8.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같은 해 9. 18. 마산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받게 되었고 이를 이유로 1990. 11. 21. 해고되자,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고 조합장지위확인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으나, 1991. 10. 31. 가처분신청이 기각되고 해고무효확인소송도 패소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후 위 판결에 대한 항소 및 상고도 각 기각되어 위 판결은 1993. 8. 13. 확정되었으며, 또한 위 형사판결은 1990. 12. 10. 항소기각 및 1991. 3. 27. 상고기각되어 확정된 사실, 한편 소외인은 해고된 후 위 형사소송 및 민사소송이 계속중이던 1991. 2. 12. 노동조합위원장으로 다시 선임되었고, 만기복역 후 출소하여 원고 1을 조직부장으로, 원고 2를 생산대책 차장으로, 원고 3을 문화체육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노동조합의 간부들을 임명한 사실, 피고 회사 노동조합은 소외인을 위원장으로 재선임한 후 1991. 2. 22. 창원시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같은 해 3. 7. 신고서가 반려되자 경상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같은 해 4. 12. 기각재결을 고지받은 사실, 이에 피고는 소외인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조합 위원장의 지위를 부정하고 소외인에 의하여 구성된 노동조합에 대하여서도 그 적법성을 부인하면서 위 노동조합과의 노사협의 등을 모두 거절하였고, 이러한 연유에서 원고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거치면서도 노동조합에 대하여 직접적 통보를 하지 아니하고 게시판의 공고를 통한 고지만을 한 사실을 인정한 후, 징계위원회 2일전까지 노동조합에 서면통보하도록 한 단체협약의 규정의 취지는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측 징계위원 3인이 참석할 기회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징계에 대한 노동조합측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징계처분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이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권행사를 견제케 하여 조합원의 지위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당시 노동조합 간부의 적법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 서면통보하기 곤란하여 회사게시판에 공고함으로서 노동조합에 대하여 위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기회를 부여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만으로는 위 징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한편 위와 같은 사정아래서는 피고 회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징계를 반대함으로써 노동조합과 사전합의를 거치지 못하게 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는 노동조합측이 위 인사합의조항에 의한 합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징계해고를 하였더라도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

(2) 회사의 단체협약에 조합간부의 인사는 조합과 합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 다만 근로자나 노동조합측에서 스스로 이러한 합의절차를 포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2.12.8. 선고 92다32074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노동조합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에 규정된 서면통보나 사전합의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단체협약에 규정된 사전합의를 하지 못한 것은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기 때문이고 근로자나 노동조합측에서 스스로 이러한 합의절차를 포기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측 징계위원들이 불참한 것을 들어(노동조합은 적법한 서면통보를 받은 바도 없고, 또한 징계위원회의 위원을 노사동수로 규정하였다 하여 징계위원회에서의 논의가 바로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절차라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노동조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사전합의조항에 의한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은 사전합의를 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이유모순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을 범하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피고가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를 시도조차 하지 아니하고 감행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중대한 절차위반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고 원심판결은 이점에서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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