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49324 판결

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4932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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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공1993.3.15.(940),863]

판시사항

가. 근로자집단의 집단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작성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소극)

나. 보수규정의 개정 내용이 일간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개정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배포·열람케 하였고 일부 근로자들이 개정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만으로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묵시적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영과 수익활동에 대한 재정압박과 일반 공무원의 급여수준과의 형평 등을 이유로 정부의 방침에 따라 보수규정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경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근로기준법 제95조 제1항 (1989.3.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나. 보수규정의 개정 내용이 일간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회사가 개정 후 그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배포·열람케 하였으며 일부 퇴직한 직원들이 개정 후의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한 사정만으로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회사 소속 직원들의 묵시적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없다.

다. 보수규정의 개정이 정부 산하의 투자기관 소속 임직원들의 급여수준이 너무 높은 탓으로 인한 정부투자기관의 경영과 수익활동에 대한 재정압박과 일반 공무원의 급여수준과의 형평 등을 이유로 정부의 조정방침에 따라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에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성심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강수림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성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점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95조 제1항 (1989.3.29. 개정되기 전의 것)

원심이 적법히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회사에서는 1981.1.1.자로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퇴직급여액이 퇴직 당시의 월봉에 재직기간에 따른 퇴직금지급률을 곱하여 산출되는 기본방식에는 변동이 없으나 그 퇴직금지급률이 종전보다 하향조정되었고, 월봉의 의미도 종전처럼 퇴직당시의 월평균임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일 직전일부터 최종 3개월간에 지급된 기본급 및 매월 직원에게 공통으로 지급되는 제수당과 퇴직 직전 1년간에 지급된 연차휴가수당 및 상여수당의 12분의 3 해당액의 합산액을 3등분한 것만을 의미하게 되었으며, 피고 회사에서 위와 같이 보수규정을 개정할 당시 피고 회사의 이사회 결의만 거쳤을 뿐이고 피고 회사 직원들의 집단적 의사를 수용하거나 그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것이라는 바, 이에 의하면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그 내용면에서 직원에 대한 퇴직금지급률을 하향조정하고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범위를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퇴직금지급액을 인하하는 것으로서 직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 명백하므로 피고 회사로서는 위 보수규정 개정당시 위 개정 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얻었어야 할 것임에도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아니하였다면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개정 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직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 회사의 주장, 즉 위와 같은 보수규정의 개정내용은 당시 신문지상을 통하여 널리 보도되었을 뿐 아니라, 개정이 이루어진 후 피고 회사는 즉시 개정 후의 보수규정을 소속 임직원들에게 배포, 열람케 하였으며, 그 이후 퇴직한 직원들은 개정 후의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으므로 결국 위 보수규정의 개정에 관하여 피고 회사의 소속 직원들은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거시증거에 의하면 이러한 개정내용이 일간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피고 회사가 개정 후 그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배포, 열람케 하였고 일부 퇴직한 직원들이 개정 후의 보수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보수규정의 개정에 대하여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의 묵시적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없고, 달리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이 개정 후의 보수규정에 관하여 묵시적 동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된다.

원심판결에 근로기준법 제95조 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에서 원고가 퇴직일인 1989.8.31.로부터 약 1년 6개월이 지난 후 소를 제기한 사실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제소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되고, 이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회사의 주장, 즉 위 보수규정의 개정은 당시 정부 산하의 투자기관 소속 임직원들의 급여수준이 너무 높은 탓으로 인한 정부투자기관의 경영과 수익활동에 대한 재정압박과 일반 공무원의 급여수준과의 형평 등을 이유로 정부의 조정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상당성이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가사 위와 같은 보수규정의 개정이 위와 같은 취지의 정부방침에 따라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고 하여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는 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되고, 이에 근로기준법 제95조 제1항 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 또한 이유 없다.

결국 상고논지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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