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2. 4. 24. 선고 92다2899 판결

대법원 1992. 4. 24. 선고 92다289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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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소유권이전등기][공1992.6.15.(922),1684]

판시사항

가. 본래의 의미의 종중은 아니나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나. 공동선조의 후손 중 특정지역 거주 성년 남자들로 문중을 구성키로 규약을 작성하고서 문중총회를 개최한 바 없고, 종원명부상 그 후손 중 성년 남자들이 지역에 관계없이 전부 종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등의 사정이라면 위 문중이 특정지역 거주자들만의 종족집단으로서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었다고 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본래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하여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 및 후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 그 선조의 사망과 동시에 그 자손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그 후손들 중 특정지역 거주자나 특정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있을 수 없으나, 다만 특정지역 거주자나 특정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분묘수호와 봉제사 및 친목도모를 위한 조직체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어 그 단체로서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을 경우에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은 아니나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나. 공동선조의 후손들 중 특정지역에 거주하는 문중과 깊은 연고가 있는 성년 남자들로 문중을 구성한다는 내용의 규약을 작성하고 나서 전혀 문중총회를 소집 개최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중의 종원명부에는 그 공동선조의 후손들 중 성년인 남자들이 그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전부 망라되어 종원으로 등재되어 있고 후임대표자를 선임하기 위한 문중총회를 소집함에 있어서도 위 종원 전체를 대상으로 소집절차를 밟기까지 하였다면 위 문중이 특정지역 거주자들만의 종족집단으로서 본래의 종중과는 별개로 구성되어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전주이씨 덕흥대원군파 풍래군계 세복후손문중

피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 문중의 대표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원고 문중의 당사자능력과 관련하여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기를,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 대표자가 주장하는 원고 문중은 전주이씨 제35세손 세복을 공동선조로 하는 후손 중 전남 고흥군 동강면, 보성군 벌교읍, 여수시, 여천군 관내에 주로 거주하는 후손들로 구성된 소종중인데, 소외 1과 현재 원고 문중의 대표자 등이 중심이 되어 그 명칭을 원고 문중으로 하고, 최초의 문중규약을 새로 제정하여 그 대표자로 위 소외 1을 선출하였다가 위 소외 1이 사망하자 지역대표자들의 모임에서 후임대표자로 위 원고 문중의 대표자를 다시 선출한 사실, 원고 문중의 규약에 의하면 원고 문중의 문중원은 위 세복의 후손들 중 고흥군 동강면, 보성군 벌교읍, 여수시, 여천군 관내에 거주하는 문중과 깊은 연고가 있는 20세 이상의 남자로 구성되고, 문중의 임원으로는 대표자, 부대표자, 총무 각 1인, 감사 4인, 지역대표 6인 등을 두되 회의시 참석인원 과반수 이상 결의로 선출하며 임기는 3년으로 하고, 문중재산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 문중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추진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현재의 관습상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이상의 남자는 당연히 종중원의 자격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 문중은 규약상 세복의 후손들 중 위와 같이 일정한 지역에 거주하는 문중과 깊은 연고가 있는 성년 남자들만으로 문중원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공동선조인 세복의 제사와 분묘수호를 목적으로 하여 그 후손들로 이루어진 종족단체로서 그 대표자가 정하여져 있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법 상 당사자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는 한편, 더 나아가 가사 원고 문중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본래의 의미의 종중이 아니고 위 공동선조인 위 세복의 후손들 중 위 지역에 거주하는 후손들이 선조분묘를 수호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조직체로서 이 사건 소제기 무렵 이후부터 주로 이 사건 소송과 관련하여수차 회동을 갖는 등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그 단체로서의 실체를 부인할 수 없어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 민사소송법 상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원고 문중이 이 사건 청구원인사실로 주장하는바 원고가 소외 2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니 원고 문중의 이 사건 청구는 어차피 이유 없음에 돌아가므로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 제1심의 소각하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도리밖에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2. 본래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하여 그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및 후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 그 선조의 사망과 동시에 그 자손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그 후손들 중 특정지역 거주자나 특정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특정지역 거주자나 특정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분묘수호와 봉제사 및 친목도모를 위한 조직체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어 그 단체로서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을 경우에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은 아니나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을 인정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 당원 1991.1.29. 선고 90다카22537 판결 ; 1989.6.27. 선고 87다카1915,1916 판결 ; 1982.11.23. 선고 81다372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원고의 이 사건 주장사실에 의하면, 원고 문중은 전주이씨 제35세손 세복을 공동선조로 하는 후손들 중 전남 고흥군 동강면, 보성군 벌교읍, 여수시, 여천군 관내에 주로 거주하면서 문중과 깊은 연고가 있는 20세 이상의 남자들로 구성된 종중이라는 것인바, 위와 같이 어느 공동선조의 후손들 중 특정지역 거주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종중이 지니는 고유의 성질상 존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 문중은 본래의 의미의 종중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고 문중은 1988.3.20. 그 대표자 및 임원과 각 지역대표자임을 내세운 망 소외 1을 포함한 13인만이 참석한 자리에서 위와 같이 전주이씨 덕흥대원군의 제7세손 세복을 공동선조로 하여 그 후손들 중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특정지역에 거주하는 문중과 깊은 연고가 있는 20세 이상의 남자들로 원고 문중을 구성한다는 내용의 규약을 작성하고 나서(갑 제7호증), 1988.12.4. 바로 이 사건 소의 제기 및 그 대리인 선임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특별히 소집절차도 거치지 않고 문중원 20인만이 참석하여 회의를 한 것 이외에는 전혀 문중총회를 소집 개최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갑 제1호증), 원고 문중의 종원명부에는 그 공동선조인 전주이씨 덕흥대원군의 제7세손 세복의 후손들 중 성년인 남자들이 그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전부 망라되어 종원으로 등재되어 있고(갑 제15호증), 이 사건 소의 계속중에 위 소외 1의 후임대표자를 선임하기 위한 1989.5.27.자 문중총회를 소집함에 있어서도 위 종원 전체를 대상으로 소집절차를 밟기까지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갑 제16호증의 1, 2와 갑 제17호증의 1 내지 66), 이러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문중이 위 전주이씨 덕흥대원군의 제7세손 세복을 공동선조로 하는 특정지역 거주자들만의 종족집단으로서 본래의 종중과는 별개로 구성되어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며 존재하여 왔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원심이 원고 문중이 본래의 의미의 종중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위법은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문중에 대하여는 본래의 종중과는 별개로 구성된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춘 것이라고 인정할 여지도 없으므로(원심이 부가적으로 가사 원고 문중이 그 자체에 있어 본래의 종중과는 별개로 구성된 종족집단으로서의 단체성을 지닌 것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원고 문중이 주장하는 이 사건 청구원인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이는 가정적인 판단에 불과한 것임), 결국 원심이 원고 문중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지 아니한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석명권 불행사 등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 대표자인 원고 문중의 대표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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