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1. 4. 26. 선고 90다20077 판결

대법원 1991. 4. 26. 선고 90다20077 판결

  • 링크 복사하기
[손해배상(자)][공1991.6.15,(898),1496]

판시사항

가. 과실상계비율의 산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

나. 중앙선이 설치된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자기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가 차체 측면을 중앙선에 붙인채 운전한 것이 잘못인지 여부

다.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소정의 경음기를 울려야 할 “비탈길,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의 의미

판결요지

가.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비율의 산정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

나. 중앙선이 설치된 편도 1차선 도로를 자기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로서는 마주오는 상대방 차와 교행할 경우 상대방 차도 제 차선을 지켜 운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상대방 차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운행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이쪽 차선에 돌입할 경우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으므로, 자기 차를 도로의 오른쪽에 붙이거나 노견부분을 따라서 운전하지 아니하고 차체 측면을 중앙선에 붙인 채 운전하였다 하여 이를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다.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소정의 경음기를 울려야 할 “비탈길,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라 함은 모든 비탈길 또는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전방의 교통을 살필 수 없어 교통상의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만을 의미한다.

원고, 상고인겸, 피상고인

추주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갑열)

원고, 피상고인

서태근 외 4인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주식회사 천마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웅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하영선

주문

원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천마의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추주이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소송비용은 원고 추주이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은 망 소외 1 운전하던 자동차의 중앙선 침범에 있다고 인정하였음은 옳고 여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비율의 산정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인바, 원심이 소외 망 서옥선의 과실비율을 설시와 같이 평가하였음은 적정하다고 보이고, 여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은 없으므로 논지 역시 이유없다.

2. 피고 주식회사 천마 대리인 변호사 김정웅의 상고이유와 이에 관계된 변호사 서홍직의 추가상고이유 부분에 대하여

원판결 및 원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주식회사 천마(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소유인 직행버스의 운전사 소외 김소원이 1989.10.1. 07:50경 위 버스를 운전하고 강원 삼척군 근덕면 본촌리에 있는 한치재 정상 부근 7번 국도에 이르러 교행도중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온 12인승 승합자동차를 버스의 좌측 앞부분으로 들이받아 위 승합자동차의 승객인 소외 서옥선을 치사한 사실, 위 사고장소는 피고버스의 진행방향에서 보아 왼쪽으로 120도(원심이 표시한 바는 없으나 원심의 설시자료들에 의하면 내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 같다) 가량 구부러지고 약 5도 내리막길이자 노폭 6.7미터인 왕복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이고 오른쪽에 아스팔트로 포장된 폭 3.8미터의 노견이 있고 그 왼쪽은 절벽으로서 그 밑은 동해바다인 사실을 확정한 다음, 이 확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승합자동차 운전자가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도 있지만 피고 버스운전사가 차체를 중앙선에 붙인 채 서행하지 아니하고 시속 약 50킬로미터로 운전한 데다가 고갯길 내리막의 곡각지점인 사고장소를 운행하면서 경음기를 울려 상대방 차의 운전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아니한 과실(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에도 터잡아 발생하였다 하여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고서 피고는 소외 망 서옥선과 그 가족인 원고들이 위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요컨대 원심의 위 판단은 피고 버스 운전사인 소외 김소원이 버스의 차체를 도로 중앙선에 붙인 채 서행하지 아니하고 시속 약 50킬로미터로 운전했다는 점과 이 사건 사고장소는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소정의 경음기를 울려야 할 곳인데도 경음기를 울리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과실로 본 취지이다.

그러나 중앙선이 설치된 편도 1차선 도로를 자기 차선을 따라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마주오는 상대방 차와 교행할 경우 상대방 차도 제 차선을 지켜 운행하리라고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상대방 차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운행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차가 중앙선을 침법하여 이쪽 차선에 돌입할 경우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는 것인바 ( 당원 1990.6.26. 선고 90다카2441 판결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는 위 승합자동차가 피고버스와 교행도중 중앙선을 약 45센티미터나 침범해 들어옴으로써 발생하였다는 것이고, 위 제1심 판결이 설시한 증거들에 의하여도 피고 버스의 운전사가 위 승합자동차의 위와 같이 비정상적인 운행을 예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버스의 운전사에게 버스를 도로의 오른쪽에 붙이거나 노견부분을 따라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동인이 차체 측면을 중앙선에 붙인 채 버스를 운전하였다 하여 (이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이를 잘못이라고 흠잡을 수도 없으며, 이 사건 사고장소의 제한시속은 50킬로미터이므로(기록 98장) 같은 속도로 버스를 운전한 사실이 과실이 될 수는 없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우를 살필 수 없는 교차로, 도로의 모퉁이, 비탈길 또는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를 통행하는 때에는 경음기를 울려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와 같이 경음기를 울려야 할 “비탈길,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라 함은 도로교통법 의 목적이 도로에서 일어나는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에 있는 점( 제1조 ), 위 조항이 경음기를 울려야 할 장소로 “좌우를 살필 수 없는 교차로, 도로의 모퉁이”도 함께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모든 비탈길 또는 굴곡이 많은 산속도로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전방의 교통을 살필 수 없어 교통상의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만을 의미한다 고 한정하여 해석함이 타당한바, 위 제1심판결 및 그 설시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장소의 도로상황은 피고버스의 진행방향에서 볼때 울진-삼척간 한치재의 정상을 막 넘어선 약 5도의 내리막길로서 왼쪽으로 120도가량 구부러진 후 늘어진 역 에스자 형태를 이루고 있기는 하나, 위 고갯길의 정상에서 막 좌회전하고 나면 전방 내리막길의 교통상황이 한눈에 들어오고 상대방 차의 운전자로서도 고갯길 정상까지의 교통상황을 멀리서부터 살피는데 아무 장애가 없는 장소이며(기록 129-131장의 각 영상 참조), 피고버스 운전사가 좌회전후 최초로 상대방 차를 발견했을 때 양차사이의 거리가 약 44.3미터였다 (기록 128장의 도면 참조)는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장소는 위 규정 소정의 경음기를 울려야 할 곳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일 뿐더러,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의 상황이 도로교통법 제34조 제3항 단서 소정의 예외적으로 경음기를 울려야 할 경우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때”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버스의 운전사에게 위 좌회전에 즈음하여 또는 상대방 차를 최초로 발견했을 때 경음기를 울려 그 주의를 환기할 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원판결에는 자동차 운전자의 주의의무, 도로교통법 제34조 제1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고 추주이의 상고는 기각하되, 원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천마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더 심리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 배석 김상원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