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임대차종료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경우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나 부당이득반환채무의 발생 여부(소극)
나. 임대차종료후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채권이 전부된 경우 임차인의 목적물 계속점유가 불법점유인지 여부
가. 임대차종료시 발생하는 임차인의 임차목적물반환채무와 임대인의 잔존임차보증금반환채무는 서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임차보증금반환청구채권을 확보하려고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경우에는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 수익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그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였다고 하여 바로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나 부당이득반환채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나. 임차인의 임차보증금반환청구채권이 전부된 경우에도 채권의 동일성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어서 동시이행관계도 당연히 그대로 존속한다고 해석 할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후에 임대인이 잔존임차보증금반환청구 채권을 전부받은 자에게 그 채무를 현실적으로 이행하였거나 그 채무이행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목적물을 명도하지 않음으로써 임차목적물반환채무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임대인이 주장, 입증을 하지 않은 이상, 임차인의 목적물에 대한 점유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한 것이어서 불법점유라고 볼 수 없다.
가.나. 민법 제536조 , 제618조 나. 민사소송법 제563조 제3항
원고 소송대리인 동일종합법무법인 업무담당변호사 민홍기
사단법인 신장공설시장번영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열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임차보증금은, 계약존속중의 차임뿐만 아니라 임차목적물이 반환될 때까지 발생한 손해배상채권등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에 대하여 갖게 되는 일체의 채권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이와 같은 임차보증금의 반환청구채권에 대하여 전부명령이 있는 경우에 그 명령의 효력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 생긴다고 하더라도, 임차보증금 반환청구채권은 임대인의 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것이어서 임대인의 채권을 공제한 잔액에 관하여만 전부명령이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다( 당원 1987.6.9.선고 87다68 판결 ; 1988.1.19.선고 87다카131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임대차종료시 발생하는 임차인의 임차목적물반환채무와 임대인의 잔존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서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하여 임차보증금 반환청구채권을 확보하려고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경우에는 임차목적물을 불법점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임차목적물을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수익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그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계속 점유하였다고 하여 바로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나 부당이득반환채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79.3.13. 선고 78다2500,2501 판결 ; 1989.3.25.선고 85다422, 85다카1796 판결 ; 1986.2.28. 선고 87다카2114,211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원고가 1986.3.22. 피고의 소유인 이 사건 건물의 임차인인 소외인이 피고와 간에 체결한 임대차 계약에 따라 임대인인 피고에게 지급한 임차보증금 23,000,000원 중 금 10,000,000원의 반환청구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그 명령이 3.24.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위 소외인이 1986.2.28.경 이 사건 건물에서 하던 영업을 중단하고 그 건물 안에 물건을 놓아 둔채 출입문을 잠가 두고 있자, 피고가 위 소외인의 영업중단 및 차임연체등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이 사건 건물의 명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장부본이 1987.3.24. 위 소외인에게 송달됨으로써 피고와 위 소외인간에 체결된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사실, 위 임대차의 종료시 위 소외인이 피고로부터 반환받을 임차보증금 23,000,000원 중에서 공제되어야 할 연체차임, 관리비, 위약배상금, 전기요금 등 피고의 위 소외인에 대한 채권액이 합계 금 14,273,640원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나아가 이 소외인이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1987.3.24.이후 원심의 변론종결시까지 피고의 소유인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할만한 정당한 권한이 없으면서 그 건물 안에 물건을 놓아둔 채 출입문을 잠가 두어 계속 불법점유함으로써 적어도 그 차임에 상당하는 매월 금 700,000원씩의 손해를 피고에게 가하였으므로, 위 소외인은 피고에게 위와 같은 기간인 20개월 동안의 손해금으로 금 14,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끝에, 잔존임차보증금 8,726,360원(23,000,000원-14,273,640원)에서 이 손해금까지 공제하면 결국 피고가 위 소외인에게 반환할 임차보증금은 남는 것이 없게 되므로, 반환할 임차보증금이 잔존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전부금 청구는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3. 그러나 임대차종료시 발생하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반환채무와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채무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청구채권이 전부된 경우에도 채권의 동일성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므로 동시이행관계도 당연히 그대로 존속한다고 해석하여야할 것인 바 ( 당원 1988.4.12.선고 86다카2476 판결 참조),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후에, 임대인인 피고가 잔존임차보증금 반환청구채권을 전부받은 원고에게 잔존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현실적으로 이행하였거나 그 채무이행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원고가 잔존임차보증금을 변제받기를 거절하였다든지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건물명도의무의 이행을 거절한 경우에는 구두의 제공으로 족할 것이다),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건물을 명도하지 않음으로써 위 소외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채무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위 소외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한여 피고가 주장.입증을 하지 않은 이상, 위 소외인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한 것이어서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건물을 불법점유하였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 당원 1988.4.12.선고 86다카2476 판결 ; 1989.2.28.선고 87다카2114,2115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임대차종료시 위 소외인이 피고로부터 반환받을 잔존임차보증금액 이상의 채권이 이미 원고에게 전부되어 피고가 위 소외인에게 반환할 잔존임차보증금이 없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위 소외인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건물을 불법점유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은 임대차종료시 발생하는 임차목적물 반환채무와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동시이행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