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7. 12. 8. 선고 86다카1230 판결

대법원 1987. 12. 8. 선고 86다카123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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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금][집35(3)민,286;공1988.2.1.(817),256]

판시사항

가. 단기금융업법 제11조 가 효력규정인지 여부(소극)

나. 회사의 권리능력에 있어서 목적범위내의 행위의 의미와 판단기준

다. 변론재개신청의 기각과 심리미진의 위법여부

판결요지

가. 단기금융업법 제11조 를 둔 뜻은 원래 영리법인인 단기금융회사의 자금운용업무 등은 그 회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겠지만 그가 갖는 자금중개기능에 따른 공공성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과다한 자금의 편중운용을 규제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여신의 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다 할 것이므로 이 규정은 이른바 단속규정으로 볼 것이고 따라서 이를 위반하여 자금의 운용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사법상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나. 회사의 권리능력은 회사의 설립근거가 된 법률과 회사의 정관상의 목적에 의하여 제한되나 그 목적범위내의 행위라 함은 정관에 명시된 목적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을 수행하는데 있어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필요한 행위는 모두 포함되고 목적수행에 필요한지의 여부도 행위의 객관적성질에 따라 추상적으로 판단할 것이지 행위자의 주관적, 구체적 의사에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다.

다.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 사항이므로 당사자가 항변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다가 변론종결 후 그 항변 및 입증을 위하여 변론재개 신청을 한 경우에 법원이 그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심리미진의 위법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동방생명보혐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광률 외 2인

피고, 상고인

경일투자금융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회창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관하여,

단기금융업법 제11조 는 '단기금융회사는 재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일인에 대하여 자본금과 적립금 기타 잉여금의 100분의 25를 초과하여 자금을 운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동일인에 대한 일정한도를 넘는 자금의 운용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둔 뜻은 원래 영리법인인 단기금융회사의 자금운용업무 등은 그 회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겠지만 그가 갖는 자금중개기능에 따른 공공성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과다한 자금의 편중운용을 규제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여신의 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다 할 것이므로 이 규정은 이른바 단속규정으로 볼 것이고 따라서 이를 위반하여 자금의 운용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사법상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새겨야 할 것이다.

한편 위 규정은 위법 제10조 가 단기금융회사의 어음발행, 인수, 보증 및 매매의 한도액을 정하여 그 회사의 자본을 충실하게 하고자 하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이어서 동일인에게 위법 제11조 의 한도를 넘어 여신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신용이나 담보로 보아 이를 회수할 가망이 확실하기만 하면 오히려 자금운용에 이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동일인에 대한 편중여신을 규제함으로써 그의 신용이나 담보에 따라 단기금융회사의 자본구조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를 규제하는데 따른 부수적, 반사적효과에 불과하다고 보여진다.

만일 위 규정을 위와 같이 보지 아니하고 이른바 효력규정으로 보아 이에 위반되는 자금의 운용행위를 무효라고 한다면 자금의 운용을 받을 사람은 그때마다 그 규제한도를 일일이 확인하여야 할 뿐만아니라 그 회사가 자기의 내부적인 사정으로 그 규제한도가 장부상 정리되지 아니하였는데도 스스로 그자금의 규제한도를 넘었음을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되어 거래당사자간의 신의와 공평에 도 크게 어긋나게 된다.

그리고 위 법 제23조 제3항 제1호 , 제25조 위법 제11조 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2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다 하여 그 해석을 달리할 것도 아니다.

결국 원심이 위 법 제11조 의 규정에 관하여 그 법규의 입법목적과 거래의 안전 거래당사자의 공평과 신의의 측면에서 여러모로 검토한 끝에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단속법규에 불과하다고 본 것은 옳게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 법제11조 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또 회사의 권리능력은 회사의 설립근거가 된 법률과 회사의 정관상의 목적에 의하여 제한되나 그 목적범위내의 행위라 함은 정관에 명시된 목적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을 수행하는데 있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필요한 행위는 모두 포함되고 목적수행에 필요한지의 여부도 행위의 객관적 성실에 따라 판단할 것이지 행위자의 주관적, 구체적 의사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며 ( 당원 1987.9.8 선고86다카1349 판결 참조) 또 위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새겨지지 아니하는 바에야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대표자의 이 사건 어음보증행위가 피고회사의 목적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 것도 정당하여 거기에 법인의 권리능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제2점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을 기록과 함께 보면, 원심은 피고가 "광명그룹 사원은 1983.10.26 원고회사의 직원퇴직보험에 가입했다가 해제했는데 그 해제에 따른 반대채권액이 금 10억원이므로 만일 피고회사에게 어음보증책임이 인정된다면대등액에서 상계할 것" (1984.7.5 제1심 변론기일에 진술된 피고회사의 같은해 7.2자 준비서면참조)이라고 항변하였는데도 이에 관한 판단을 빠뜨린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심이 든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주장의 위 보험의 가입회사가 그 보험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보험수익자인 사원의 동의를 얻어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제1심증인 소외 1의 증언은 '보험수익자 일부의 동의를 받아 원고측의 요청대로 해약절차를 밟았으나 그 동의한 일부 수익자들에게서도 인감증명은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증언만으로는 위 보험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 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가입회사들이 수익자인 사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그 해제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비록 원심이 위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대한 판단을 빠뜨렸다 하더라도 판결의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피고의 위 보험계약해제 주장이 원고의 해제권 행사로 인한 해제까지를 포함하여 주장하는 취지라고 보더라도 이에 부합하는 듯한을 제3호증에 기재된 소외 2의 이 점에 관한 진술은 '원고로부터 대출받은 20억원 중 10억원은 원고에게 예치하였다가 부도가 나자 해약하였다'는 것으로 구체성이 없고, 제1심증인 소외 3은 '83.11.10 광명건설이 부도가 나자 원고측은 보험계약을 해제했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광명건설 도산이후 보험계약을 해약했다는 사실만 알뿐 구체적으로 어떤절차를 거쳐서 해약을 했는지는 보험에 대한 것을 취급하지 않아 모른다'는 것이어서 모두 믿기 어려우므로 원심이 위 증거들을 배척하고 피고의 위 보험계약 해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조치도 정당하여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권행사의 항변은 그 자동채권의 존재 즉 계약해제로 인한 보험금반환청구권에 관한 입증이 없어 배척될 수 밖에 없으므로 원심이 위보험계약해제에 관한 위 증인 소외 1의 증언 및 피고의 위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을 유탈한 것이 원심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할 수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나.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 사항이므로 당사자가 항변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다가 변론종결 후 그 항변 및 입증을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에 법원이 그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심리미진의 위법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 당원 1981.11.10 선고 80다247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위에서 본 1984.7.2자 준비서면에서 광명그룹 전사원과 원고사이의 퇴직보험계약이 해약되었으므로 피고는 그 보험료반환청구권 10억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청구의 금원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1984.7.19의 제1심 4차변론기일에서 진술한 같은날짜의 준비서면에서 피고의 주장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주장의 자동채권의 채권자는 광명그룹 전사원이라는 것이니 피고가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한 이 사건 제1심판결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위 상계항변을 배척하였음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피고는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후 항소심에서 는 위 광명그룹기업 중 회사정리개시결정에 의하여 정리채권의 소멸행위가 금지되는 피보증인인 소외 광명건설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보험료반환청구권만을 자동채권으로하는 상계항변만 하였을 뿐 1985.9.18 첫 변론이 개시된 이래 1986.3.19까지 8회에 걸쳐 변론이 진행되었음에도 그 사이에 광명그룹의 기업 중 원고에 대하여 보험료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들의 채권을 피고의 자동채권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 사건 변론이 종결된 이후인 1986.3.25.에야 소외 4가 피고주장 사실의 유일한 증인이라는 이유로 동인의 신문을 위하여 변론을 재개해 줄 것을 신청한 후(기록 975정) 판결선고가 1차 연기된 이후인 같은 해 4.21에 이르러서야 변론재개이유 보충자료제출이라는 형식으로 광명그룹내 기업들 중 회사정리개시 결정이나 파산절차 등 처분을 받지 않은 소외 광명임업, 광명산업, 광명개발, 영온천 등 4개 회사가 같은 날 그 사원들의 동의를 얻어 원고와 사이의 퇴직 보험계약을 해약하고 그로 인한 동 소외 4개 회사의 원고에 대한 보험료반환청구권을 위 같은 날 피고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항변을 하고자 하니 변론을 재개하여 달리는 신청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에게는 변론종결전에 위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심리미진의 위법사유에 해당한다고 할수 없다 하겠다. 주장은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기승(재판장) 이명희 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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