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215,86다카1071 판결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215,86다카1071 판결

  • 링크 복사하기
[소유권이전등기][집35(1)민,96;공1987.4.15.(798),513]

판시사항

가. 부동산의 공동명의 수탁자가 그 부동산에 관하여 신탁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유물분할을 한 후 경료한 각 그 지분이전등기의 효력

나. 종중규약이나 관습이 없는 경우의 종중대표자 선출에 관한 우리나라의 일반관습

다. 명의수탁자의 신탁자에 대한 신탁해지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이행불능 상태에 있는 경우 그 이행불능의 항변이 없어도 신탁자의 이전등기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부동산의 공동명의수탁자들이 그 부동산에 대하여 공유물분할을 하고 각 그 지분을 서로 이전하여 단독소유로 하는 것은 수탁자들이 대외적인 소유형태를 변경하는 것일 뿐 명의신탁관계를 소멸시키는 수탁부동산의 처분행위가 아니므로 비록 그 공유물분할이 신탁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더라도 그것이 신탁자에 대한 반사회적인 배임행위가 된다거나 그 지분이전등기가 원인없는 무효의 등기라고는 할 수 없다.

나. 종중의 대표자를 선출함에 있어 종중 규약이나 관습이 없는 경우에는 종장 또는 문장이 통지 가능한 성년 이상의 남자 종원에게 총회소집통지를 하여 총회를 개최하고 출석총원 과반수의 결의로 종중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이 종중에 관한 일반관습이다.

다. 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을 타인에게 매도하고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함으로써 신탁자에 대한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상태에 있게 되는 경우에도 수탁자가 이행불능의 항변을 하지 아니한다면 변론주의 원칙상 법원이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신탁자의 이전등기청구를 배척할 수는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화순최씨 휘명자운자여명내외손파 종중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정제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피고, 피상고인

피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철)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3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영준, 박철)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3,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3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권리상고에 대하여 본다.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1조 에 의하여 상고는 위 제11조 제1항 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는 것인바, 원심판결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는 사유는 위 제11조 제1항 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주장은 이유없다.

2. 원고의 허가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관하여,

부동산의 공동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에 대하여 공유물분할을 하고 각 그 지분을 서로 이전하여 단독소유로 하는 것은 수탁자들이 대외적인 소유형태를 변경하는 것일 뿐 이를 들어 명의신탁관계를 소멸시키는 수탁부동산의 처분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비록 그 공유물분할이 신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신탁자에 대한 반사회적인 배임행위가 된다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지분이전등기가 원인없는 무효의 등기라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분할 전의 대전시 (주소 생략) 임야의 공동명의 수탁자이던 피고 3, 피고 1이 신탁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위 부동산에 대하여 공유물분할을 하고 분할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1의 지분을 피고 3 앞으로 이전등기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신탁관계는 여전히 존속하고 그 등기 또한 유효하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동수탁자의 공유물분할에 따른 지분이전등기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2) 제2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 3이 위 부동산이 원고 종중에 환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피고 2와 짜고서 매매를 가장하여 허위로 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시증거에 의하면, 원고 종중에서는 1984.3.25 피고 3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을 해지한 사실과 피고 2가 피고 3의 아들인 소외 1과 동서사이인 사실 및 위 부동산에 관한 피고 3에 같은 피고 2 사이의 매매계약이 1984.4.2 위 소외 1의 소개로 이루어졌는데 그 매매에 즈음하여 피고 2가 현장도 조사한 바가 없었고 매매대금 5,000만 원 중 금 2,500만 원은 계약 당일 피고 2가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지급되고 잔금 2,500만 원은 같은 달 17에 지급된 것으로 그 영수증에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지만 이와 같은 사실에다가 갑 제10호증을 보태어 보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 등기가 가장매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원고종중이 1984.3.25. 피고 3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얼마되지 아니한 그해 4.2. 피고 2가 이를 매수했다는 것이고 또 피고 2가 피고 3의 아들인 소외 1과 동서사이인데 위 소외 1의 소개로 매매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며 다시 원심이 원고의 피고 3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단하는 가운데 이 사건 부동산에는 여러 개의 선대의 묘가 있어 매년 제사를 지내고 또 다른 사람을 시켜 관리해 왔다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이 들고 있는 갑 제6호증의 6(피고 2 진술조서), 제10, 14호증(각 미과세증명)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2는 위 매매 당시에 보증금 400만 원의 전셋집에 살면서 세금도 낼 수 없을 만큼 가세가 어려웠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한편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기 위하여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은 위 매매대금 5,000만 원을 피고 2가 가지고 있던 금 2,400만 원과 그 친구로부터 빌린 2,000만 원 및 점포매각대금 600만 원으로 지급하였고 위 매매 당시에 피고 2의 친구 또는 피고 3의 처가 입회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2 또는 그 친구, 피고 3의 처 등의 진술과 위 피고 2가 위 부동산을 매수하기 전에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관한 것들인데 그 중 피고 2가 적지도 아니한 금 2,400만 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지도 않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이를 위 매매대금의 일부로 지급하였다는 피고 2의 진술 부분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고, 또 위 피고 2에게 금 2,000만 원을 대여하였다는 증인의 증언 또한 그가 위 피고 2의 친구로서 그 돈의 출처를 밝히지 아니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다 하겠다.

그리고 매도인인 피고 3이 받은 매매대금의 보관상태나 사용처에 대하여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매수인인 피고 2가 금 5,0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대금의 출처에 대하여 또 매도인 피고 3이 받은 대금의 보관상태나 사용처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바에야 앞에서 본 이 사건 매매경위와 대금지급내역 및 매매시기, 피고 3과 피고 2 및 사실상 위 매매를 알선하고 등기까지 마쳐준 소외 1과의 친분관계 등에 비추어 위 매매계약은 피고 3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피고 2와 짜고서 매매를 가장하여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어서 피고 2에 대한 이 사건 이전등기는 그 추정이 깨어진다고 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매매대금의 출처나 매도인의 사용처 또는 보관상태 등에 대하여 더 심리함이 없이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증거의 가치를 잘못 따져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장은 이유있다.

3. 피고 3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종중은 화순최씨 16대 소외 2의 2남 소외 3을 공동선조로 하여 그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으로서 그 대표자 선출에 관한 규약이나 일반관습이 없어 나이가 많고 항렬이 높은 문장인 소외 4가 1984.3.25 성년 남자 종원 30여 명 중 통지 가능한 17명 전원에게 총회소집통지를 하고 그중 13명이 참석하여 종중규약을 제정하고 위 소외 4를 종중대표자로 선출하였다는 것인바 종중의 대표자를 선출함에 있어 종중규약이나 관습이 없는 경우에는 종장 또는 문장이 통지 가능한 성년 이상의 남자 종원에게 총회소집통지를 하여 총회를 개최하고 출석총원 과반수의 결의로 종중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이 종중에 관한 일반관습이라 할 것이므로 ( 당원 1982.5.11. 선고 81다609 판결 등) 원고중중의 위 대표자선출은 위와 같은 일반관례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종중은 공동선조의 제사봉행을 주목적으로 하여 그 후손들로 구성된 종족의 자연적 집단으로서 성년 이상의 남자 종원만이 종중총회구성원이 되는 것이고, 비록 종중의 명칭이 어느 공동선조의 "내외 손파 종중"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외손이 종중총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은 아니고, 또 종중총회는 과반수 이상의 종원이 참석할 것을 그 성립요건으로 하는 것도 아니므로 위 총회에 외손이 전혀 참석하지 않았다거나 또는 참석종원이 전체종원의 과반수에 미달한다 하여 위 총회결의가 부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2)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분할되기 전의 대전시 (주소 생략) 임야는 원래 원고 종중소유로서 피고 3, 피고 1 공동명의로 명의신탁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여 원심거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소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3) 제3점에 관하여,

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그 부동산을 타인에게 매도하고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한 때에는 그 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한 신탁자에 대한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상태에 있게 됨은 주장과 같으나 그와 같은 경우에도 수탁자가 이행불능의 항변을 하지 아니한다면 변론주의 원칙상 법원이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신탁자의 이전등기청구를 배척할 수는 없다 할 것 인바, ( 당원 1967.2.7. 선고 66다2206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 3이 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의무가 어느 사유로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항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 3으로부터 피고 2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면서 원고의 피고 3에 대한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인용하였다 하여 거기에 주장과 같은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4. 그렇다면 원고의 허가상고에 의하여 피고 2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고, 원고의 피고 3, 피고 1에 대한 각 상고와 피고 3의 상고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각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기(재판장) 이명희 윤관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