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에 위반한 차입행위의 효력
(다수의견)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제1항 및 제2항 의 차입행위등 채무부담제한에 관한 규정은 서민의 금융 및 저축업무를 담당하는 상호신용금고가 경영자의 무분별하고 방만한 채무부담행위로 인한 자본구조의 악화로 불실화됨으로써 그 업무수행에 차질을 초래하고 신용질서를 어지럽게 하여 서민거래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태가 발생함을 미리 방지하려는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하겠으므로, 이러한 차입등 채무부담의 제한규정은 단순한 단속법규가 아니라 효력법규로서 이에 위반한 채무부담행위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반대의견)
상호신용금고의 자금차입행위는 상호신용금고법 제11조 소정의 상호신용금고가 그 목적으로 하는 업무자체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나 그 소요자금의 조달등 목적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부수적 업무에는 해당한다 할 것이고 동법 제17조 제2항 의 차입절차규정은 상호신용금고의 금융업무의 건실한 경영을 확보하고 계원 및 부금자등의 이익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내부적인 제약규정으로 단속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에 반하는 차입행위의 사법상의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전원합의체판결 : 본판결로 84.09.25 84도1581 판결 폐기]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철
주식회사 안흥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수영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면, 상호신용금고는 재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아니하면 자본금과 적립금 기타 잉여금 합계액을 초과하여 차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제2항 의 규정에 의하면 차입을 할 때에는 건별로 총사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재무제표 및 장부에 계상하여야 하도록 되어 있으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면 제1항 에서 “차입”이라 함은 계금 및 부금의 수입이외에 그 명칭, 종류 및 방식여하에 불문하고 채무를 부담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고 되어있다.
상호신용금고법 이 서민의 금융편의를 도모하고 저축을 증대하기 위하여 상호신용금고를 육성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신용질서의 확립에 기여함과 아울러 거래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입법된 점( 같은법 제1조 참조)에 비추어 볼 때, 위 제17조 제1항 및 제2항 의 차입등 채무부담제한에 관한 규정은 서민의 금융 및 저축업무를 담당하는 상호신용금고가 경영자의 무분별하고 방만한 채무부담행위로 인한 자본구조의 악화로 불실화 됨으로써 그 업무수행에 차질을 초래하고 신용질서를 어지럽게 하여 서민거래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태가 발생함을 미리 방지하려는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하겠으므로, 이러한 차입등 채무부담의 제한규정은 단순한 단속법규가 아니라 효력법규로서 이에 위반한 채무부담행위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상호신용금고법 제3조 의 규정에 의하면 상호신용금고는 합명회사, 합자회사 또는 주식회사등 영리법인의 형태를 취하도록 되어 있으나, 상호신용금고법 이 차입등 채무부담행위에 관하여 특히 제한규정을 둔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영리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위 제한규정이 단속법규에 불과하다고 볼 근거는 되지 못한다.
또 개개의 차입행위를 놓고 볼 때 위 제한규정위반을 이유로 차입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그 거래상대방인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지만, 위 제한규정의 입법취지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과다한 채무부담으로 상호신용금고의 자본구조가 악화되어 불실화됨으로써 서민의 금융 및 저축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신용질서가 어지럽게 된 상황에 이르렀을 때에 일반 서민거래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미리 방지하려는데에 있는 이상, 위와 같은 개별적 차입행위의 거래상대방인 채권자의 이익보호보다도 일반서민거래자의 이익보호가 우선되어야 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당원은 당원 1984.9.25. 선고 84도1581 판결 에서 위 제한규정의 성질에 관하여 위에서 설시한 바와 다른 견해를 표명한 바 있으나 이를 폐기하기로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82.1.31 액면 15,000,000원, 지급기일 1983.6.10로 된 약속어음 1매를 당시 피고회사 대표이사이던 소외 2 앞으로 발행하고 소외 2는 피고회사를 대표하여 원고에게 위 어음을 지급거절증서 작성을 면제하여 배서양도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회사 명의로 된 배서는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제2항 에 규정된 이사회결의와 재무제표 및 장부에 계상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무부담행위로서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법규정은 단속규정에 불과하므로 이에 위반한 채무부담행위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고주장과 원심 채용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주식회사 은성알마이트의 이사인 소외 1에게 15,000,000원을 대여하고 그 지급확보를 위하여 위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받음에 있어서 위 소외인의 채무를 보증하는 뜻으로 피고회사 대표이사 소외 2에게 위 어음에 배서해 줄 것을 요구하여 위 원심인정과 같은 피고회사 명의의 배서를 받아 소지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면 같은조 제1항 에서 “차입”이라 함은 계금 및 부금의 수입 이외에 그 명칭, 종류 및 방식여하에 불구하고 채무를 부담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고 되어 있고 같은조 제2항 의 차입도 이와 같은 뜻이라고 해석되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은 채무보증을 위한 어음배서도 위 각 규정에서 말하는 차입등 채무부담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만일 피고주장과 같이 차입제한규정에 위반한 것이 사실이라면 위 차입제한 규정을 효력법규라고 보는 이상 타인이 채무보증을 위한 피고의 위 어음배서는 무효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배서행위를 한 위 소외 2의 사용자로서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여부는 별문제이다).
3. 결국 원심판결은 상호신용금고법 제17조 의 차입제한에 관한 규정의 효력을 잘못 해석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아니하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할만한 중대한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고 하겠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원 판사 정태균, 같은 이정우, 같은 신정철, 같은 김형기를 제외한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대법원 판사 정태균, 같은 이정우, 같은 신정철, 같은 김형기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1) 상호신용금고법 제11조 는 상호신용금고가 영위할 수 있는 업무범위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한편, 같은법 제17조 제1항 에서는 자본금과 적립금 기타 잉여금의 합계액 범위내의 차입행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으로, 상호신용금고의 차입행위는 그 목적으로 하는 업무자체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나 그 소요자금의 조달등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부수적 업무에는 해당한다 할 것이고, 같은조 제2항 의 “상호신용금고가 차입을 할 때에는 건별로 총사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재무제표 및 장부에 계상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상호신용금고의 금융업무의 건실한 경영을 확보하고 계원 및 부금자등의 이익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내부적인 제약규정으로 단속규정이라 할 것이고 위 규정에 반하는 차입행위의 사법상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 해석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견해를 달리하는 다수의견에는 찬성할 수 없다.
영리법인인 상호신용금고의 영리목적수행을 위한( 같은법 제3조 , 제11조 참조) 부수적 업무에 속하는 법이 허용한 일정한 한도내의 차입행위에 이사회의 결의가 없다거나 재무제표 및 장부에의 계상이 누락되었다는등 내부적인 절차에 관한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 차입행위를 무효라고 한다면 채권자등 거래의 상대방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되고 거래의 안전을 심히 저해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절차위반에 대하여는 금고임원에 대한 민사상의 책임과 벌칙에 의한 제재로서 그 실효를 거두어야 할 것이고 그 차입행위 자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는 것임은 거래의 안전성 보호를 위하여도 당연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이 점에서 정책적, 행정적 통제가 강하게 요청되는 농업협동조합등( 농업협동조합법 제58조 제2항 에 의하여 조합은 중앙회로부터의 자금차입만 허용되고 있다) 비영리법인의 경우와는 해석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차입은 위 법조가 규정하는 차입한도액을 초과한 것도 아니고, 단지 그 차입이 허용된 범위내에서 이사회의등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일종의 절차위반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절차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차입행위의 효력을 긍인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