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74. 2. 26. 선고 73다1143 판결

대법원 1974. 2. 26. 선고 73다114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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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말소][집22(1)민,80;공1974.3.15.(484),7745]

판시사항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가 취소할 수 있음에 그치지 않고 무효가 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강박으로 인한 의사표시가 취소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서는 강박의 정도가 극심하여 의사표시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한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진

피고, 상고인

문인모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상기

주문

원심판결중 피고 문인모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를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문인모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부터 원심공동피고 등 명의로 마쳐진 1971.12.28 자 소유권이전등기는 그 소유자이던 원고가 원고 및 그 가족의 생명, 신체의 위해에 대한 항거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에 빠져 전혀 그 자유의사에 반하여 위 등기이전 소요서류에 날인하여 줌으로써 이루어진 등기로 원인무효의 등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함에 있어 그 항거할 수 없을 정도의 강박사실을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다. 즉 본건 부동산은 원고가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일부인 바 원심공동피고가 원고의 6촌형으로서 원고가 선대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것을 시기하여 1966.9.경 원고를 상대로 원고가 종중재산을 매각 착복하였다는 요지의 고소를 제기하여 수사기관의 조사결과 1967.6.29 검사가 위 고소사실을 불기소처분한 사실이 있는 바, 원심공동피고는 1971.12.경 육군보안사령부 서빙고 분실 수사관 소외 1 및 소외 2, 3, 4 등과 원고를 간첩으로 몰아 그 재산을 빼앗기로 공모하고, 1971.12.15경 원고의 처인 소외 5의 친가 부모형제들이 모두 6.25 당시 부역하다가 월북한 사실이 있고 소외 6은 수년 전부터 원고 부부의 사실상 양자로 들어온 정체불명의 사람으로서 남파된 간첩인듯 하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고발장을 원심공동피고 명의로 작성하여 육군보안사령부 서빙고분실에 제출한 사실 위 소외 1이 위 고발사건을 수사한다는 구실아래 1971.12.23. 20:00경 부하 수사관을 원고의 주거지에 내보내어 원고 부부를 정당한 영장도 없이 강제연행하여 위 서빙고 분실 유치장에 감금하고, 그 다음날인 12.24. 10:00경 원고를 취조실로 불러내어 조사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간첩 및 국가원수 암살음모 사실을 추궁 자백을 강요하면서 위 소외 1과 다른 1명의 수사원이 교대로 야전침대용 목봉으로 원고를 구타 고문을 하는 등 극도의 공포분위기속에서 그날 17:00경까지 심문을 한 후 17:00경 원심공동피고와 위 소외 4 등이 미리 대기하고 있는 위 서빙고분실 근방소재 다방으로 원고를 연행하여 원심공동피고와 대면시키고 위 소외 1은 원고에게 원고를 간첩혐의로 조사하는 것은 원심공동피고의 고발에 따른 것이니 위 원심공동피고와 화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을 하고 위 수사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 소외 4, 원심공동피고등이 원고 소유 부동산을 원심공동피고에게 양도하고 생활비조로 돈을 주면 위 고발을 취하하겠다고 강권하고 위 소외 1 수사관은 원고에게 그달 27이나 28까지 위 원심공동피고와 화해를 하고 고발취하서를 받아 오라고 지시하고 보안사령부에서 조사받은 일에 대하여 일체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 것을 엄명한 후 원고를 귀가시켜 준 사실, 그로부터 2일 뒤인 그해 12.26 위 소외 4는 다시 원고를 다방으로 불러내어 원고소유 부동산을 양도하는 외에 현금 1,200,000원을 요구하면서 그 돈을 수사관에게 뇌물로 주지 않으면 원고 부부나 그 양자인 위 소외 6의 신상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여 그 다음날인 그 해 12.27 위 소외 4가 원고로 부터 위에 말한 금원중 1,000,000원을 갈취한 후 원심공동피고, 위 소외 4, 2는 원고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동 소재 소외 이창규 사법서사사무소에 데리고가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힌 원고로 하여금 본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서류에 날인케 하고 그 등기절차에 필요한 금 100,000원을 원고에게 부담시켜 원판시와 같이 본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심공동피고와 위 소외 2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위 인정과 같은 강박으로 인하여 표시된 소유권이전에 관한 의사표시는 무효이고 따라서 이로 인한 소유권이정등기는 결국 원인무효의 등기라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강박으로 인한 의사표시가 취소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서는 그 강박의 정도가 극심하여 의사표시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는 정도에 이른 것임을 요한다 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바(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게 이른 경우에는, 그 의사표시는 효과의사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를 흠결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돌아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원심공동피고등의 원고에 대한 위의 원판시 강박사실만 가지고서는 원고가 위 사법서사사무소에서 의사표시를 할 당시 완전히 그 의사결정의 자유를 상실하고 있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할 것이다(원판결에 의하면 원고는 1971.1.18 원심공동피고 등을 무고등 죄로 육군보안사령부에 고소를 제기한 사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에 설시한 바와 같은 정도의 강박사실만을 들어 바로 위 원고의 의사표시가 항거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상태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의사표시로 인한 위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것이라고 판단하였음은 강박으로 인한 의사표시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아니면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심으로서는 심리를 더한 결과 위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고 무효가 될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것이 밝혀지면, 그리고 또 피고 문인모가 위 부동산에 관하여 위 원심공동피고 등으로 부터 1972.1.6자 원판시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가등기와 지상권설정등기를 자기앞으로 경료함에 있어 선의였음이 밝혀진다며는, 원판결중 피고 문인모에 관한 판결부분은 그 결론을 달리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원심의 위에서 본 바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이 상고는 이 점에 있어 이유있어 원심판결중 피고 문인모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치 못할 것이므로, 논지중 다른 논점에 대한 판단을 거치지 아니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하기로 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다.

대법관 이병호(재판장) 주재황 김영세 이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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