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 명백하지 않지만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무효를 선언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구 건축법 제80조 제1항 제1호, 지방세법 제4조 제2항, 지방세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의 위임에 따라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한 ‘2012년도 건물 및 기타건물 시가표준액 조정기준’과 ‘2013년도 건물 및 기타건물 시가표준액 조정기준’ 중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달리 정하고 있는 부분이 명확성 원칙, 평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1] 국가의 법체계는 그 자체로 통일체를 이루고 있으므로 상·하규범 사이의 충돌은 최대한 배제되어야 하며 또한 규범이 무효라고 선언될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법적 혼란과 불안정 및 새로운 규범이 제정될 때까지의 법적 공백 등으로 인한 폐해를 회피할 필요성이 있음에 비추어 보면,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경우라면,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쉽게 무효를 선언할 것은 아니다.
[2] 구 건축법(2015. 8. 11. 법률 제13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 제1항 제1호, 지방세법 제4조 제2항, 지방세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의 위임에 따라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한 ‘2012년도 건물 및 기타건물 시가표준액 조정기준’과 ‘2013년도 건물 및 기타건물 시가표준액 조정기준’(이하 ‘조정기준’이라 한다) 중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멸실하고 다시 축조하는 경우(이하 ‘멸실 개축’이라 한다)와 그 이외 개축의 경우(이하 ‘멸실외 개축’이라 한다)의 시가표준산출비율을 달리 정하고 있는 부분(이하 ‘산출요령’이라 한다)의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은 건축법 시행령이 정한 ‘개축’의 일종으로서 모두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의 ‘철거’를 전제로 한다. 사전적으로 ‘철거’는 건축물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는 행위 개념인 반면 ‘멸실’은 ‘철거 등의 사유로 건축물이 경제적 효용을 상실할 정도로 파괴된 상태’를 의미하므로,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은 철거된 기존 건축물 부분이 경제적 효용을 상실하여 멸실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기준으로 구별하는 것이 사전적 정의에 부합한다. 따라서 ‘멸실 개축’은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철거되어 경제적 효용을 상실한 상태에서 새롭게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의미하고, ‘멸실외 개축’은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철거되었으나 철거 부분 중 경제적 효용을 상실하지 아니한 부분을 다시 활용하여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을 구별하는 것은 개축된 건축물의 시가표준액을 산정하기 위한 것인데, ‘멸실외 개축’의 경우 철거된 기존 건축물 부분을 다시 활용하는 범위에서 개축 비용이 절감되므로 조정기준이 멸실 개축보다 낮은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적용하도록 한 점은 타당하다.
그러므로 산출요령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의미가 명확하지 아니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멸실외 개축’의 경우 멸실 개축에 비하여 공사비가 절감됨을 반영하여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낮게 정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을 달리 취급한다고 볼 수 없어서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건축법(2015. 8. 11. 법률 제13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0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건축물이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건축된 경우에는 ‘지방세법에 따라 해당 건축물에 적용되는 1㎡의 시가표준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위반면적을 곱한 금액 이하’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이 경우 ‘시가표준액’은 거래가격, 수입가격, 신축·건조·제조가격 등을 고려하여 정한 기준가격에 종류, 구조, 용도, 경과연수 등 과세대상별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결정한 가액으로 하며(지방세법 제4조 제2항), 이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란 소득세법 제99조 제1항 제1호 나목에 따라 산정·고시하는 건물신축가격기준액에 건물의 구조별·용도별·위치별 지수, 건물의 경과연수별 잔존가치율, 건물의 규모·형태·특수한 부대설비 등의 유무 및 그 밖의 여건에 따른 가감산율을 적용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을 말한다(지방세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호).
위와 같은 법령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2012년도 건물 및 기타물건 시가표준액 조정기준’과 ‘2013년도 건물 및 기타물건 시가표준액 조정기준’(이하 ‘이 사건 조정기준’이라 한다)은, 시가표준액을 “건물신축가격기준액 × 적용지수(구조·용도·위치) × 경과년수별잔가율 × 면적 × 가감산특례”의 산식을 통하여 정하도록 하면서, 개축건물에 대한 시가표준액에 관하여는,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멸실하고 다시 축조(이하 ‘멸실 개축’이라 한다)하는 경우 그 해당 부분은 증축의 시가표준액 산출요령을 준용한다.”(가목)라고 정하고, “가) 이외 개축(이하 ‘멸실외 개축’이라 한다)의 경우 해당되는 건물의 구조별 신축건물시가표준액에 [별표 2]의 비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당 시가표준액으로 한다.”(나목)라고 정하고 있는데, 시멘트벽돌조 건물의 멸실 개축에 적용될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은 0.85, 멸실외 개축에 적용될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은 0.55로 각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정기준 중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달리 정하고 있는 부분을 ‘이 사건 산출요령’이라 한다).
그리고 건축법 시행령 제2조 제3호는 ‘개축’에 관하여,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내력벽·기둥·보·지붕틀(제16호에 따른 한옥의 경우에는 지붕틀의 범위에서 서까래는 제외한다) 중 셋 이상이 포함되는 경우를 말한다]를 철거하고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은 관련 법령의 내용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그 문언의 내용이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구분하는 입법 목적도 제대로 찾기가 곤란하여 그 객관적 의미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구별 및 이에 근거한 차별적 처리를 규정하는 이 사건 산출요령은 궁극적으로는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에 위반될 수밖에 없어 위법·무효이고,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의미를 피고의 주장과 같이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여 기존 자재를 재활용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이를 구분하더라도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여 기존 자재를 재활용하는지 여부’의 차이에 따라 해당 시가표준액을 달리 산정하여야 하는 아무런 실질적 근거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산출요령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하여 위법·무효라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일반적으로 행정 각부의 장이 정하는 고시라 하더라도 그것이 특히 법령의 규정에서 특정 행정기관에서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그 법령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질 경우에는 그 형식과 상관없이 근거 법령 규정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17807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 등 참조).
한편 국가의 법체계는 그 자체로 통일체를 이루고 있으므로 상·하규범 사이의 충돌은 최대한 배제되어야 하며 또한 규범이 무효라고 선언될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법적 혼란과 불안정 및 새로운 규범이 제정될 때까지의 법적 공백 등으로 인한 폐해를 회피할 필요성이 있음에 비추어 보면, 하위법령의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하위법령의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경우라면, 하위법령이 상위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쉽게 무효를 선언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두2716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두3527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산출요령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본다.
먼저 이 사건 산출요령이 정하고 있는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은 건축법 시행령이 정한 ‘개축’의 일종으로서 모두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의 ‘철거’를 전제로 한다. 사전적으로 ‘철거’는 건축물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는 행위 개념인 반면 ‘멸실’은 ‘철거 등의 사유로 건축물이 그 경제적 효용을 상실할 정도로 파괴된 상태’를 의미하므로,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은 철거된 기존 건축물 부분이 경제적 효용을 상실하여 멸실 상태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구별하는 것이 사전적 정의에 부합한다. 따라서 ‘멸실 개축’은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철거되어 경제적 효용을 상실한 상태에서 새롭게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의미하고, ‘멸실외 개축’은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철거되었으나 철거 부분 중 경제적 효용을 상실하지 아니한 부분을 다시 활용하여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을 구별하는 것은 개축된 건축물의 시가표준액을 산정하기 위한 것인데, ‘멸실외 개축’의 경우 철거된 기존 건축물 부분을 다시 활용하는 범위에서 개축 비용이 절감될 것이므로 이 사건 조정기준이 멸실 개축보다 낮은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적용하도록 한 점은 타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산출요령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의 의미가 명확하지 아니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멸실외 개축’의 경우 멸실 개축에 비하여 공사비가 절감됨을 반영하여 ㎡당 시가표준액산출비율을 낮게 정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 없이 멸실 개축과 멸실외 개축을 달리 취급한다고 볼 수 없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산출요령이 명확성의 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반하여 위법·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산출요령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