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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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금청구등][공2005.11.15.(238),1772]

판시사항

[1]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이 정한 '중개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2]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하고 계약체결 후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에도 관여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잔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경우,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이 정한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3]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부동산중개업법 제2조 제1호 는 "중개라 함은 제3조 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9조 제1항 은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거래당사자의 보호에 목적을 둔 법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중개업자가 진정으로 거래당사자를 위하여 거래를 알선·중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느냐고 하는 중개업자의 주관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중개업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하고 계약체결 후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에도 관여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잔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경우,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이 정한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3]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의하여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강미애

피고,상고인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덕)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심의 사실인정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제1심 공동피고는 천안시 신방동 809-2에 있는 ' (상호 생략)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자로서 2004. 2. 6. 피고와 사이에 '피고는 공제기간인 2004. 2. 6.부터 2005. 2. 5.까지 사이에 공제가입자인 제1심 공동피고가 부동산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부동산중개업법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거래당사자가 입은 손해를 공제금액 5,000만 원 한도에서 보상한다.'는 취지의 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소외 조전성이 대표로, 소외 오병훈이 전무로 각 근무하고 있던 (주)피앤엔(P&N;)건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은 소외 이삼종 소유의 천안시 신당동 536-4 전 2,463㎡를 매입하고자 하던 중 오병훈이 제1심 공동피고에게 그 뜻을 전하자 제1심 공동피고가 먼 인척관계인 원고에게 소외 회사와 함께 위 부동산을 매입할 것을 권유하여, 원고는 2004. 3. 15. 제1심 공동피고의 중개 아래 조전성으로부터 위 부동산 중 492.6㎡(149평, 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계약금 4,000만 원, 중도금 3,000만 원, 잔금 4,920만 원, 합계 1억 1,920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이어 오병훈은 2004. 3. 18. 이삼종으로부터 매수인을 오병훈 외 1인으로 하여 위 536-4 전 2,463㎡를 4억 6,935만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토지거래허가 승인이 안 될시 계약을 무효로 함'이라는 특약을 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계약금 4,000만 원은 계약 당일, 중도금 3,000만 원은 2004. 3. 26. 제1심 공동피고를 통하여 오병훈에게 각 지급한 사실,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인 이삼종이 사망하여 상속등기 완료 후 매수인을 원고와 소외 회사로 한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였으나 이 사건 부동산은 농지로서 법인은 이를 취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천안시로부터 반려되어 오병훈은 제1심 공동피고에게 위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여 이전해 줄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밖에 없고 지급받은 계약금 및 중도금은 2004. 6. 7.까지 돌려주겠다고 하며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도록 하였으나, 제1심 공동피고는 이를 통보하지 않고, 오히려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명의자가 사망하여 그 상속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원고 명의로 등기하는 데 필요한 서류의 발급 및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잔금 중 3,000만 원을 송금하여 달라고 하여 2004. 5. 28. 원고로부터 제1심 공동피고의 통장으로 3,0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 위 각 매매계약은 토지거래허가를 득하지 못하게 되면서 해제되었고 원고는 2004. 5. 30. 오병훈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비로소 이 사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으며 이후 2004. 6. 2. 오병훈으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지급한 7,000만 원은 반환받았으나, 매매잔대금 명목으로 제1심 공동피고에게 송금한 3,000만 원은 제1심 공동피고가 이를 반환하지 아니한 채 도피함으로써 반환받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 공동피고가 2004. 5. 28. 원고로부터 3,000만 원을 송금받게 된 경위 내지 그 명목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부동산중개업법 제2조 제1호 는 '중개라 함은 제3조 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은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거래 당사자의 보호에 목적을 둔 법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중개업자가 진정으로 거래당사자를 위하여 거래를 알선·중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느냐고 하는 중개업자의 주관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중개업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 2000. 12. 22. 선고 2000다4809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1심 공동피고에게 위 3,000만 원을 송금한 것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잔금 중 일부를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고, 제1심 공동피고가 위 3,000만 원을 송금받을 당시 그 주관적인 의사는 이를 이 사건 매매계약의 잔금으로서 매도인에게 지급할 의사가 아니었다고 할 것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중개업자인 제1심 공동피고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고, 특히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을 권유하고 계약체결 후 계약금 및 중도금 지급에도 관여한 제1심 공동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과 관련하여 단순히 계약의 체결만을 알선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계약체결 후 계약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계약상 의무가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주선하는 형태로 중개하였으므로, 중개업자인 제1심 공동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하고 잔금의 지급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위 3,000만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매도인에게 지급하여 주지 않고 도피하여 이를 횡령함으로써 원고는 위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는 부동산중개업법 제19조 제1항 소정의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부동산중개업법 소정의 '중개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의하여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00. 1. 21. 선고 99다50538 판결 참조).

따라서 설사 원고에게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1심 공동피고의 사기 또는 횡령에 의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인 원고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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