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법 제565조에서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취지 및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매매계약의 체결 이후 시가 상승이 예상되자 매도인이 구두로 구체적인 금액의 제시 없이 매매대금의 증액요청을 하였고, 매수인은 이에 대하여 확답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금을 이행기 전에 제공하였는데, 그 이후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여 해제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시가 상승만으로 매매계약의 기초적 사실관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행기 전의 이행의 착수가 허용되어서는 안 될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매도인은 위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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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565조가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것은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에는 그 당사자는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고, 또 그 당사자는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는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
[2] 매매계약의 체결 이후 시가 상승이 예상되자 매도인이 구두로 구체적인 금액의 제시 없이 매매대금의 증액요청을 하였고, 매수인은 이에 대하여 확답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금을 이행기 전에 제공하였는데, 그 이후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여 해제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시가 상승만으로 매매계약의 기초적 사실관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어 ‘매도인을 당초의 계약에 구속시키는 것이 특히 불공평하다’거나 ‘매수인에게 계약내용 변경요청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이행기 전의 이행의 착수가 허용되어서는 안 될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매도인은 위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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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1323 판결(공1993상, 721),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9369 판결(공1997하, 2345),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6492 판결(공2003상, 215)
동삼건영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수외 1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1.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과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의 발표, 피고의 증액 요청, 원고측의 중도금 수령 요구, 피고의 계약금 배액 공탁, 원고들의 중도금 공탁 등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편 피고 대표자 소외인 1이 원고 동삼건영 등에게 구두로 증액요청을 하였지만, 그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바도 없고, 피고 종중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단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증액 요청을 한 것에 불과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 중의 증거들에 의하니, 원심의 그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나아가 원심은 원고 동삼건영 등이 토지 진입로 매수대금, 설계비 등을 지출한 것을 이 사건 매매계약의 이행의 착수로 본 것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그 인정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증거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주장에 관하여
민법 제565조가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것은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에는 그 당사자는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고, 또 그 당사자는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는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 (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1323 판결 참조).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국방부장관의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이 발표된 후 피고는 원고 동삼건영 등에게 매매대금의 증액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 동삼건영 등은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 동삼건영의 이사 소외인 2, 한별건설 대표 소외인 3, 한별건설 이사 소외인 4 등 3명이 중도금 지급기일 이전인 2002. 2. 20. 피고 종중 사무실을 방문하여 피고 종중 총무 소외인 5에게 중도금 상당액의 자기앞수표를 제공하였으나 피고가 수령하지 않은 사실, 피고가 2002. 2. 25. 피공탁자를 원고 동삼건영 등으로 하여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면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행사한 사실,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에는 이 사건 토지가 그 진입로도 없는 맹지이고, 게다가 고도제한 및 인·허가 제한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택신축사업의 추진이 쉽지가 않아 여러 매수인들과 계약을 체결하려 하였으나 번번이 무산된 사실, 고도제한조치 완화에 대한 주민들의 요청이 계속되었고 ‘당국에서 이를 검토중이며, 조만간 완화될 것이다.’라는 소문은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부터 계속 퍼져 있었던 사실, 원고 동삼건영 등은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계약 체결 후 이 사건 토지로 진입할 수 있는 진입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그 주변토지인 성남시 수정구 (주소 1 생략) 임야와 (주소 2 생략) 임야 등을 합계 26억 5천만 원에 매수하였고, 아파트 건립을 위한 설계비로 6억 원 정도를 지출하여, 사업추진비로 총 약 32억 원 상당을 투입한 사실,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이 발표되어 갑자기 이 사건 토지의 시가 상승이 예상되자, 그 7일 후인 2002. 1. 9.경 피고 대표자 소외인 1이 원고 동삼건영 등에게 구두로 증액요청을 하였지만, 그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바도 없고, 피고 종중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단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증액요청을 한 것에 불과한 사실, 원고 동삼건영 등이 2002. 2. 20. 제공한 중도금을 피고가 수령하지 않자, 같은 날 피고에게 ‘매수인측이 제공한 중도금 전액을 즉시 수령할 것과 인·허가용 토지사용승낙서를 발급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 이에 피고는 2002. 2. 22.에서야 종중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한 후 2002. 2. 25. 계약금 배액을 공탁하여 해제권을 행사하게 된 사실, 피고는 해제권을 행사한 이후인 2002. 4. 10. 개최된 종중 이사회에서 매매대금을 15억 원 ~ 20억 원 정도 증액하여 주면 재계약을 하기로 결의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원고 동삼건영 등에게 통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매수인측인 원고 동삼건영 등이 이행기 이전인 2002. 2. 20. 중도금 전액을 자기앞수표로 마련하여 피고 종중 사무실에 찾아가 피고 종중의 총무에게 이를 지급하려고 하였고, 비록 그 장소에 피고 대표자가 없었으나 전화로 연결되었는데, 피고 대표자 및 총무가 그 수령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한 이상, 당시 원고 동삼건영 등이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피고 종중 사무실을 방문하였다거나, 피고 대표자가 현장에 없었고 단지 전화로 연결되었다거나, 중도금 전액이 현금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었다거나 하는 사유들은, 매수인측인 원고 동삼건영 등이 ‘중도금 전액을 제공함으로써 이행에 착수하였다.’고 인정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으므로, 매도인인 피고는 더 이상 계약금 배액 공탁이라는 방법으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가 해제권을 행사하게 된 이유가 단순히 고도제한조치 완화라는 우연한 사정이 후발적으로 발생하여 그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급격히 상승하였다는 사정 이외에는 별다른 계약 존속을 위협하는 불가피한 사정은 없는 점,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소문이 있었고 피고도 이를 알고 있었던 상황인 점, 그와 같은 시가 상승만을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거나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겠으니 이를 수령하라는 등의 아무런 의사표시나 그 이행제공도 없이, 단순히 원고 동삼건영 등에게 위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 발표 후 불과 7일 만에 매매대금의 증액을 요청한 것 자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체결한 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여야 하는 민법 원칙에 어긋나 부당한 것이므로, 매수인측인 원고 동삼건영 등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거나 확답을 하지 않은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거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도 볼 수 없는 점, 피고로서는 고도제한조치 완화방침 발표 이후에 원고 동삼건영 등과의 협상이 원활치 않을 경우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고 계약을 해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원고 동삼건영 등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해제권을 행사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사하지 않은 점, 비록 매수인측이 사전 약속 없이 4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중도금 지급기일을 1달 이상 앞 둔 시점에 지급하고자 한 것이 다소 이례적이기는 하나, 계약을 유지하고자 하는 매수인측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이행에 나아가는 것만이 당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던 점, 피고는 시가 상승을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 이후에도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2차, 3차 거듭 체결하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계약금 배액상환이라는 동일한 방법으로 중복된 계약을 해제하는 등, 해약금제도를 이용하여 스스로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계속 상실시키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단지 시가 상승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 후 그 기초적 사실관계가 변경되었다고는 볼 수 없어 ‘피고를 당초의 계약에 구속시키는 것이 특히 불공평하다.’거나 ‘피고에게 계약내용 변경요청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그 밖에 매수인측인 원고 동삼건영 등에 의한 이행기 전의 이행의 착수가 허용되어서는 안 될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여 그 판단에 이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나, 이행기 전에는 이행에 착수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또한, 매수인의 중도금 지급에 불구하고 매도인의 약정해제권을 인정한 위 92다31323 판결은 매도인이 매수인의 이행 전에 이미 계약해제를 통지하고 계약보증금 배액의 수령을 독촉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구체적 내용을 달리 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