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1323 판결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132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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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

판시사항

가. 민법 제565조가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취지 및 이행기의 약정이 있더라도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적극)

나.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하고 일정한 기한까지 해약금의 수령을 최고하며 기한을 넘기면 공탁하겠다고 통지한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의 계약해제권을 소멸시키기 위해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한 계약해제를 위하여 한 해약금의 제공이 적법하지 못한 경우 해제권을 보유하는 기간 안에 적법한 제공을 하면 계약이 해제되는지 여부(적극) 및 매도인이 계약해제를 위하여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는 경우 계약해제 의사표시가 있다고 볼 시점(=상대방에게 공탁통지가 도달한 때)

판결요지

가. 민법 제565조가 해제권 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것은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에는 그 당사자는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고, 또 그 당사자는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는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

나.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일정한 기한까지 해약금의 수령을 최고하며 기한을 넘기면 공탁하겠다고 통지를 한 이상 중도금 지급기일은 매도인을 위하여서도 기한의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고, 따라서 이 경우에는 매수인이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매수인은 매도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행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으며, 매수인이 이행기 전에, 더욱이 매도인이 정한 해약금 수령기한 이전에 일방적으로 이행에 착수하였다고 하여도 매도인의 계약해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제공하고 하여야 할 것이나, 이 해약금의 제공이 적법하지 못하다면 해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 안에 적법한 제공을 한 때에 계약이 해제된다고 볼 것이고, 또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는 경우에는 공탁원인사실에 계약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대방에게 공탁통지가 도달한 때에 계약해제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동남주택건설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2인

피고, 상고인

한국토지개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경상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6.16. 선고 91나485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들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민법 제565조에 의한 계약해제가 유효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1.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가. 원고들과 피고는 1990.6.22. 피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원고들에게 대금 3,434,639,000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는 같은 날 원고들로부터 계약금으로 금 350,000,000원을 수령하고, 같은 해 7.22. 중도금으로 금 1,367,329,000원, 같은 해 8.22. 잔금으로 금 1,717,310,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확정하고, 나아가

나.  피고는, 1990.7.9.부터 같은 달 12. 사이에 원고 회사들의 이사인 소외 1에게 계약금의 배액을 해약금으로 상환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위 소외 1이 위 해약금의 수령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하였으므로 같은 달 13. 원고들에게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위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해제되었으며, 설사 위 소외 1이 해약금수령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같은 달 16. 중도금의 일부로서 금 200,000,000원을 피고의 거래은행 구좌에 일방적으로 무통장입금함으로써 해약금수령거절의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여 피고는 같은 달 7.19. 원고들을 공탁물수령자로 하여 위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였으니, 위 매매계약은 같은날 해제되었다고 주장하고, 원고들은 계약금배액의 수령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의 계약금배액의 공탁일 이전에 중도금의 일부를 피고의 은행예금 구좌에 입금하여 이행에 착수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565조에 의한 해제를 할 수 없다고 다툰다고 전제한 다음,

다.  피고는 원고 회사들의 대표이사인 소외 2가 해외여행중이어서 그 업무를 대리하고 있던, 원고 회사들의 이사인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합의해제를 요청하였으나 위 소외 1이 이를 거부한 사실, 피고는 1990.7.13. 원고들에게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계약금의 배액인 금 700,000,000원 중 위약금에 대한 법인세 및 방위세 합계 금 105,000,000원을 공제한 금액을 같은 달 18.까지 수령할 것을 최고하면서 위 기한 내에 이를 수령하지 아니할 경우 공탁하겠다고 통지하여그 통지가 같은 달 14. 원고들에게 도달한 사실, 그 후 위 기한까지 원고들이 위 금액을 수령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중도금지급기일 전인 같은 달 16. 금 200,000,000원을 피고의 거래은행구좌에 무통장입금으로 예입하자 피고는 같은 달 19. 원고들을 공탁물수령자로 하여 위 해약금 595,000,000원 및 위 입금액 200,000,000원의 합계 금 795,000,000원을 공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소외 1이 피고의 합의해제 요청을 거부한 이외에 피고가 계약금배액을 상환하고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였음에도 그 계약금배액의 수령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같은 해 6.경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하여 피고 공사의 감사실이 감사한 결과 이 사건 토지는 국민주택지인데 임대주택지로 매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분양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등의 지적을 받게 되자, 같은 해 7. 9. 피고 공사의 사장이 서울지사장에게 위 매매계약에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합의해제를 지시하고 이에 피고 공사의 서울지사장인 소외 3은 위 소외 1에게 위 매매계약의 해제를 요청하였으나 위 소외 1이 합의해제에 불응함에 따라, 피고 공사는 같은 달 12. 경영회의를 개최하여 계속적으로 원고들에 대하여 합의해제를 종용하되 합의가 성립되지 아니할 경우 중도금 납부일인 같은 달 22. 이전에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민법 제565조에 따른 해제를 하기로 심의 의결하고, 같은 달 12.서울지사장에게 합의해제가 불가능할 경우 민법 제565조에 따른 계약해제를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시한 다음,

라.  피고의 1990. 7. 13.자 해제주장에 대하여는,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매수인이 계약금배액의 수령거절의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지 아니한 이상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만으로는 부족하고 매수인에게 계약금배액을 제공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들에게 위 계약금배액을 제공하지 아니한 채 한 해제는 민법 제565조에 따른 적법한 해제라 할 수 없으니 이유 없고,

마.  피고의 1990.7.19.자 해제주장에 대하여는, 민법 제565조의 이행의 착수라 함은 채무의 이행행위의 일부를 하거나 또는 이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전제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고, 채무의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 있어서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의 착수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원고들이 같은 달 16. 중도금의 일부로 금 200,000,000원을 피고의 거래은행 구좌에 무통장입금시킨 행위는 민법 제565조에서 말하는 이행에 착수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같은 달 19. 위와 같은 돈을 공탁하였다고 하여도, 원고들이 이행을 착수한 이후여서 민법 제565조에 의한 해제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가 이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함과 동시에 또는 그 이후에 민법 제565조에 의한 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민법 제565조가 해제권행사의 시기를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로 제한한 것은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에는 그 당사자는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고, 또 그 당사자는 그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 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행의 착수는, 그 이행기의 약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는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3.  그러나 피고가 한 1990. 7. 13.자 토지매매계약해제통지(갑 제6호증의1 )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은 합의해약이 성립되지 않아 부득이 민법 제565조에 의거 계약해제를 통지하니 계약보증금의 2배에 해당하는 변제금을 같은 해 7. 18.까지 수령하라고 되어 있고, 지참서류로서 인감증명서 1부(변제금수령용), 사용인감계 1부, 계좌입금의뢰서 1부를 든 다음, 변제금을 기한내에 미수령시는 공탁처리한다고 되어 있는바, 그렇다면 그 취지는 피고는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할 준비를 하고, 원고들에게 이 해약금영수에 관한 증빙서류를 제시하면 그 돈을 원고들의 계좌에 입금시키고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공탁의 방법으로라도 지급하겠다는 것으로서, 결국 해약금을 제공함에 있어 그 영수증을 청구한 것과 다를 바 없어서, 피고가 엄격한 회계처리가 요구되는 공법인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경우에도 해약금의 이행의 제공이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 의문이다.

4.  또 이것으로서 적법한 해약금의 제공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도, 이와 같이 피고가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일정한 기한까지 해약금의 수령을 최고하며, 그 기한을 넘기면 공탁하겠다고 통지를 한 이상, 중도금 지급기일은 매도인인 피고를 위하여서도 그 기한의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고,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매수인인 원고들은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행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고, 원고들이 그 이행기 전에 더욱이 피고가 정한 해약금 수령기한 이전에 일방적으로 이행에 착수하였다고 하여도 피고의 계약해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서둘러 중도금의 6분의 1에도 미치지 아니하는 금 200,000,000원을 피고의 은행거래 구좌에 일방적으로 입금시킨 것은 피고의 계약해제권을 소멸시키고자 한 것으로서 통상적인 계약의 이행이라고 볼 수 없고, 또 이와 같은 원고들의 행위는 피고의 해약금의 수령을 거절할 의사를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5.  그리고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제공하고 하여야 할 것이나, 이 해약금의 제공이 적법하지 못하다면 해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 안에 적법한 제공을 한 때에 계약이 해제된다고 볼 것이고, 또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 계약금의 배액을 공탁하는 경우에는 그 공탁원인사실에 계약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대방에게 그 공탁통지가 도달한 때에는 계약해제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6.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565조에 의한 계약해제의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어기고 심리를 미진하거나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수 없고, 논지는 이 점을 지적하는 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의 다른 점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회창 배만운(주심)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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