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41435 판결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4143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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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소유권이전등기][공2003.3.1.(173),621]

판시사항

[1] 소의 변경형태가 불명할 경우, 사실심법원의 석명의무

[2] 법률상의 사항에 관한 법원의 석명 또는 지적의무

[3]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은 자가 소유권자를 대위하여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아니하여 당사자에게 청구와 주장을 법률적으로 합당하게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6조 제1항 은,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사실상과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질문하거나 입증을 촉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당사자가 구 청구를 취하한다는 명백한 의사표시 없이 새로운 청구로 변경하는 등으로 그 변경형태가 불명할 경우에는 사실심법원으로서는 과연 청구변경의 취지가 무엇인가 즉 교환적인가 또는 추가적인가의 점에 대하여 석명으로 이를 밝혀볼 의무가 있다.

[2]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6조 제4항 은, 법원은 당사자가 명백히 간과한 것으로 인정되는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명백히 간과한 법률상의 사항이 있거나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모순이나 불명료한 점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만일 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3]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이미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진정한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에 갈음하여 허용되는 것이므로,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은 자가 소유권자를 대위하여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인 경우에는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

[4]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청구소송의 제1심에서 승소한 원고가 원심인 항소심에서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았다는 종전의 주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하는 새로운 청구를 제기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소변경신청에 법률적 모순이 있음을 지적하고 원고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청구와 주장을 법률적으로 합당하게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씨 ○○○파 ○○종친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민수)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추가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 종중 소유로서 종중원인 소외 1, 소외 2와 종중원이 아닌 소외 3 등 3인 명의로 사정받아 구 토지(임야)대장에 3인 공동 소유로 등재되도록 하였는데, 피고들이 1995. 6. 26. 위 소외 3 명의로 사정 받은 3분의 1 지분에 관하여 허위의 보증서에 터잡아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1992. 11. 30. 법률 제4502호)에 의하여 피고들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고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인 사정 명의자를 대위하여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나. 원고는 항소심인 원심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유지하면서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중 각 6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원고에게 진정한 등기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는 내용의 소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원심 제1차 변론기일에 진술하였다.

2. 원심은 원고가 소유권보존등기말소절차 이행청구를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로 교환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고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에 대하여만 판단하면서, 진정한 등기 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자기 명의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진정한 소유자가 그 등기 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 소유권에 기하여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이고, 한편 명의신탁에 있어서 대외적으로는 수탁자가 소유자이므로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침해배제를 구하는 것은 대외적 소유권자인 수탁자만이 가능한 것이며, 신탁자는 수탁자를 대위하여 그 침해에 대한 배제를 구할 수 있을 뿐이므로,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신탁자는 제3자에 대하여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소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다36484 판결 참조),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이 원고 종중의 소유로서 이를 소외 1, 소외 2, 소외 3에게 명의신탁하여 위 3인 명의로 사정을 받았고, 현재의 등기 명의자인 피고들이 허위의 보증서에 터잡아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원고 종중으로서는 위 사정명의인을 대위하여 위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을 뿐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가.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아래에서도 같다) 제126조 제1항 은,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사실상과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질문하거나 입증을 촉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당사자가 구청구를 취하한다는 명백한 의사표시 없이 새로운 청구로 변경하는 등으로 그 변경형태가 불명할 경우에는 사실심법원으로서는 과연 청구변경의 취지가 무엇인가 즉 교환적인가 또는 추가적인가의 점에 대하여 석명으로 이를 밝혀볼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600 판결 , 1994. 10. 14. 선고 94다10153 판결 , 1995. 5. 12. 선고 94다6802 판결 각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항소심인 원심에서 기존의 소유권보존등기말소절차 이행청구를 취하한다는 명백한 의사표시 없이 소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새로운 청구를 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석명권을 행사하여 원고의 청구변경 취지가 교환적인가 또는 추가적인가를 밝혔어야 할 것이다.

나. 또한, 구 민사소송법 제126조 제4항 은, 법원은 당사자가 명백히 간과한 것으로 인정되는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명백히 간과한 법률상의 사항이 있거나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모순이나 불명료한 점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만일 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11055 판결 , 2002. 10. 11. 선고 2002다40098, 40104 판결 각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당초 이 사건 부동산을 종중원 등 3인에게 명의신탁하여 그 명의로 사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를 대위하여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청구하여 제1심에서 승소하였다가, 항소심인 원심에서 소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위 주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이미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진정한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에 갈음하여 허용되는 것이므로,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은 자가 소유권자를 대위하여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인 경우에는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 는 것은 반복된 판례에 의하여 너무나 명백한 법리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종중원 등 3인에게 명의신탁하여 그 명의로 사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를 대위하여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청구하여 제1심에서 승소하고서도, 항소심인 원심에서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지도 않았다는 종전의 주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하는 새로운 청구를 제기함으로써 원고의 주장 자체에 명백한 모순이 있게 되었는데, 이는 원고가 부주의나 법률적인 지식의 부족으로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법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에서 소를 교환적으로 변경한 경우 구 민사소송법 제240조 제2항 에 의하여 종전의 소와 동일한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중대한 법적 효과가 따르게 된다는 사정까지도 함께 고려하면, 이와 같은 경우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소변경신청에 법률적 모순이 있음을 지적하고 원고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청구와 주장을 법률적으로 합당하게 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분쟁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도록 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조치 없이 원고의 청구변경의 취지를 교환적 변경인 것으로 단정하여 새로운 청구에 관하여만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청구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석명의무를 게을리 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새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이용우(주심) 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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