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

  • 링크 복사하기
[업무상배임]

판시사항

[1]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의미 및 사무처리자가 법적 권한이 소멸되거나 그 직에서 해임된 후 사무인계 전에 사무를 처리한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 및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3] 주택조합 정산위원회 위원장이 해임되고 후임 위원장이 선출되었는데도 업무 인계를 거부하고 있던 중 정산위원회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의 소장부본 및 변론기일소환장을 송달받고도 그 제소사실을 정산위원회에 알려주지도 않고 스스로 응소하지도 않아 의제자백에 의한 패소확정판결을 받게 한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적인 권한이 소멸된 후에 사무를 처리하거나 그 사무처리자가 그 직에서 해임된 후 사무인계 전에 사무를 처리한 경우도 배임죄에 있어서의 사무를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2] 배임죄에 있어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따라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3] 주택조합 정산위원회 위원장이 해임되고 후임 위원장이 선출되었는데도 업무 인계를 거부하고 있던 중 정산위원회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의 소장부본 및 변론기일소환장을 송달받고도 그 제소사실을 정산위원회에 알려주지도 않고 스스로 응소하지도 않아 의제자백에 의한 패소확정판결을 받게 한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

참조판례

[1][2]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공1994하, 2678) /[1]

대법원 1990. 5. 8. 선고 89도1524 판결(공1990, 1294) /[2]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공1992, 2062),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공1996상, 620),

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도531 판결(공1997하, 1952),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도2919 판결(공1998상, 818),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공1999상, 710),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도4022 판결(공1999상, 956)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상욱

원심판결

광주지법 1999. 2. 19. 선고 97노1075, 98노166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 구금일수 중 94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업무행위의 기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적인 권한이 소멸된 후에 사무를 처리하거나 그 사무처리자가 그 직에서 해임된 후 사무인계 전에 사무를 처리한 경우도 배임죄에 있어서의 사무를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따라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되어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비법인사단인 공소외 주택조합 정산위원회의 정산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총회의 불신임결의에 의하여 해임되고 후임 정산위원장이 선출되었는데도 그 총회결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후임자에게 업무와 직인을 인계하지 아니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정산위원회를 상대로 하여 공소외 정점심이 대여금청구소송을, 공소외 손봉선이 토지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각 제기하였고, 그 소장부본 및 변론기일소환장을 피고인이 자택에서 각 송달받았는바, 위 공소외인들의 청구 내용의 당부에 의문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위 제소사실을 정산위원회에 알려 주어 정산위원회의 운영규정에 의하여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응소 여부를 결정하게 하거나 아니면 이에 대하여 스스로 응소하였어야 함에도 위 제소사실을 정산위원회에 알려 주지도 아니하고 스스로 응소하지도 아니함으로써 조합으로 하여금 의제자백에 의한 패소 확정판결을 받게 한 사실(판결정본도 피고인이 자택에서 수령하였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이 정산위원장의 직에서 해임됨으로서 법적인 권한이 소멸된 후라고 할지라도 그 업무 인계 전에는 그 사무를 신의칙에 따라 처리할 사실상의 신임관계가 존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은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위 각 소송의 소장부본 및 변론기일소환장을 송달받고도 그 제소사실을 정산위원회에 알려주지도 아니하고 스스로 응소하지도 아니한 행위는 그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정산위원회와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린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이로써 정산위원회로 하여금 의제자백에 의한 패소 확정판결을 받게 한 것은 정산위원회가 피고인의 대표권 흠결을 사유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정산위원회에게 현실적인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법리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이 정산위원장에서 해임되었으므로 그 때부터는 배임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논지는 이유 없다.

2.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 업무상배임죄의 범의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되고, 피고인의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상배임죄의 범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미결구금일수 중의 일부를 그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