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도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이 아닐 경우, 각하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의 부담 부분의 산정 방법 및 구상권
[3] 과실상계에서의 '과실'의 의미
[4]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임과 동시에 피고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 원고가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가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출하였음을 이유로 그 중 원고의 부담 부분에 상응하는 구상금의 공제를 주장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인정하기 위하여 원·피고의 가해자로서의 과실 내용 및 비율을 정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피해자로서의 과실상계의 대상이 되는 과실 내용 및 비율에 따라 구상금채권액을 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법원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이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고, 이는 독립된 결정의 형식으로 뿐만 아니라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할 수도 있으나, 법원이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하지 아니한 채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증거조사까지 마친 경우에 있어서는 더 이상 소송의 완결을 지연할 염려는 없어졌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판결이유에서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을 각하하는 판단은 할 수 없고, 더욱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공격방어방법의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각하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 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3] 불법행위에 있어서 피해자의 과실을 따지는 과실상계에서의 과실은 가해자의 과실과 달리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의미의 부주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임과 동시에 피고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 원고가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가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출하였음을 이유로 그 중 원고의 부담 부분에 상응하는 구상금의 공제를 주장한 경우,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원·피고의 가해자로서의 과실 내용 및 비율을 정하여야 하고, 원고의 피해자로서의 과실상계의 대상이 되는 과실 내용 및 비율에 따라 구상금채권액을 정할 수는 없다.
[1] 민사소송법 제138조 [2] 민법 제425조 , 제760조 [3] 민법 제396조 , 제763조 [4] 민사소송법 제187조 , 제393조
[1]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28921 판결(공1992, 3287)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15 판결(공1994상, 1650)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누5509 판결(공1996상, 1409)
[2] 대법원 1989. 9. 26. 선고 88다카27232 판결(공1989, 1559)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3다31078 판결(공1995하, 3720)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다50896 판결(공1998상, 254) [3] 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4687 판결(공1993상, 102)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61120 판결(공1995하, 3385)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43086 판결(공1998상, 231)원고 1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명득)
삼화여객 주식회사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규)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 2, 원고 3, 원고 4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 2, 원고 3, 원고 4의 부담으로 한다.
1. 원고 1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법원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이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고, 이는 독립된 결정의 형식으로 뿐만 아니라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할 수도 있으나, 법원이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하지 아니한 채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증거조사까지 마친 경우에 있어서는 더 이상 소송의 완결을 지연할 염려는 없어졌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판결이유에서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을 각하하는 판단은 할 수 없고, 더욱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공격방어방법의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각하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15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 소송대리인은 피고들의 항소 제기 후 원심의 제1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1998. 3. 5.자 항소이유서에서 이 사건 상계주장을 하고, 원심의 변론을 종결한 제8차 변론기일에서 그에 대한 서증(을 제5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원심은 위 주장에 대한 심리뿐만 아니라 원고 1의 신체재감정 등 쌍방의 여러 가지 다른 주장 및 입증에 대한 심리를 위 제8차 변론기일까지 계속하여 왔음을 알 수 있고, 위 상계주장 및 그에 대한 증거조사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이 지연되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위 상계주장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 하여 이를 각하하지 않고 그의 당부에 관하여 심리·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에서 피고 삼화여객 주식회사가 망 소외인의 유족에게 지급한 합의금 143,000,000원 중 위 원고 1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금 50,050,000원(금 143,000,000×0.35)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 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원고와 피고들이 망인의 사망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들이 망인의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출하였다 하여 피고들에게 위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이 있음을 인정하려면, 우선 위 원고와 피고들의 가해자로서의 과실 내용 및 비율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아도 위 망인의 사망에 대한 위 원고 및 피고들 각자의 가해자로서의 구체적인 과실 내용 및 그 비율에 대한 설시가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 위 원고의 다음과 같은 과실, 즉 도로 상을 진행하는 차량의 동태를 살피지 아니한 채 망인과 함께 술에 취하여 부둥켜 안고 비틀거리다가 도로 상에 넘어진 과실 또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 발생 등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위 원고의 과실을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한다면서 그 참작비율을 35%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시하고 있는바, 원심은 위 참작비율을 그대로 망인의 사망에 대한 위 원고의 과실비율로 보아 이를 토대로 피고들의 위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액을 정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불법행위에 있어서 피해자의 과실을 따지는 과실상계에서의 과실은 가해자의 과실과 달리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의미의 부주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이므로(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43086 판결 참조), 위 원심설시와 같은 위 원고의 과실 내용 및 비율을 그대로 망인의 사망에 대한 위 원고의 과실 내용 및 비율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망인의 사망에 대한 위 원고의 과실비율을 35%로 보고 피고들의 위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액을 산정한 것은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과실비율 또는 구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심판결 중 원고 2는 그의 개호비 및 위자료 청구에 대한, 원고 3, 원고 4는 각 그 위자료 청구에 대한 각 패소 부분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상고이유서에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를 각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