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1645 판결

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164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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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금]

판시사항

전소인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의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하여 제기한 후소에서 원고의 어음 소지 여부를 다시 심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당사자는 그 확정된 판결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하여 신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시효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 예외적으로 신소가 허용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신소의 판결은 전소의 승소확정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전소인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약속어음채권이 확정된 이상 그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의 중단을 위하여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약속어음의 소지 여부를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약속어음에 제시증권성 및 상환증권성이 있다고 하여 달리 취급할 것은 아니다.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11. 28. 선고 97나2633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한 서울민사지방법원 86가단2651호의 약속어음청구의 소송에서 원고가 이 사건 약속어음 5장을 포함한 그 판시의 약속어음 13장을 모두 소지하고 있음이 인정되어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무렵 확정되었던 것인데 이 사건 약속어음금청구의 소는 다만 위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차단하기 위하여 제기된 것에 불과하므로 확정된 권리의 존재를 다시 심리할 것이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원고가 시효중단을 위하여 다시 동일한 청구권에 기한 소를 제기함으로써 특별히 소의 이익이 있게 되는 경우에도 새로이 제기된 소는 이전의 소와는 별개의 독립된 소로서 그 변론종결 당시에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원고가 현재 이 사건에 있어 그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약속어음 5장을 소지하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이미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당사자는 그 확정된 판결과 동일한 소송물에 기하여 신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시효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 예외적으로 신소가 허용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신소의 판결은 전소의 승소확정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전소인 위 서울민사지방법원 86가단2651호의 약속어음청구의 소송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약속어음채권이 확정된 이상 그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의 중단을 위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의 약속어음의 소지 여부를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약속어음에 제시증권성 및 상환증권성이 있다고 하여 달리 취급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의 소지 여부를 심리하여 원고가 이를 소지하고 있지 않음을 자인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기판력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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