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1506 판결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150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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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공1998.4.15.(56),1035]

판시사항

[1]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성립요건

[2] 사실과 다른 고소에 의하여 구속된 상태에서 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하고 한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104조 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위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고,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하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실과 다른 고소에 의하여 구속된 상태에서, 시부모와 남편 및 본인까지도 병중에 있었고, 경영하던 회사는 부도 위기에 처하는 등 정신적,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었으며, 합의의 내용도 고소인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죽봉 외 1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영철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터잡아,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가 그 매수대금 중 일부를 피고로부터 차용하여 단독으로 매수하였으나, 다만 세금문제를 고려하여 피고와의 공동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것으로,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2분의 1 지분은 원고가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와 피고가 실질적으로 공동 매수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명의신탁, 등기의 추정력, 입증책임의 분배, 처분문서의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또는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민법 제104조 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위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고,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하며, 여기에서 '궁박'이라 함은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은 위와 같이 원고가 단독 매수하여 2분의 1 지분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것임에도, 피고는 이를 원고와 공동으로 매수한 공유 부동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이를 관리중에 임대보증금과 차임 중 피고의 몫에 해당하는 합계 금 102,000,000원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고소를 제기하여 1993. 2. 19. 원고가 구속되었고, 당시 원고는 위의 사실을 밝힐 자료가 준비되지 않은 데다가, 시부모는 노환중이고 남편은 병원에 입원중이었으며 원고 자신도 지병인 신경증세와 방광염 등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있었고, 원고가 경영하던 ○○○○○공업 주식회사는 당장 부도의 위기에 처하여 원고가 속히 석방되어 사태를 수습하여야 할 급박한 상황에 처하여 있었으며, 이에 원고의 딸인 소외 1은 원고의 변호인의 조언을 듣고 피고를 수차례 접촉한 후 원고를 설득하여 1993. 3. 12. 합의에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후, 다음날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은 원·피고의 실질적 공유라는 점을 포함한 피고 주장의 모든 채권채무관계를 인정하고, 원고 명의의 2분의 1 지분만을 금 480,000,000원으로 평가하여 피고에게 매도하는 것으로 하여 원·피고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채권채무관계를 원심 판시와 같이 정산하기로 하며, 피고는 원고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1993. 3. 17.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원고 명의의 2분의 1 지분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고, 원고는 1993. 3. 22. 보석결정으로 석방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위 합의 당시 피고와의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고소에 의하여 구속되어 있었고, 시부모와 남편 및 원고 본인까지도 병중에 있었으며, 경영하던 회사는 부도 위기에 처하는 등 정신적,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있었고, 그 합의의 내용도 이 사건 부동산의 2분의 1 지분이 실질적으로 피고 소유라는 피고의 주장 등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루어진 것으로서 현저히 공정을 잃은 것이므로, 결국 위 합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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