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업권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그 결의의 효력(무효)
[2] 어업권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1] 법인 아닌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어촌계의 총유이고( 수산업법 제15조 제4항 ), 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도 어촌계의 총유에 속하므로, 총유물인 손실보상금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계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7호 , 어촌계 정관 제33조 제1항 제7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은 어촌계의 잉여금과는 그 성질이 달라서 어업권의 소멸로 손실을 입게 된 어촌계원에게 공평하고 적정하게 분배되어야 할 것이므로,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각 계원의 어업권 행사 내용, 어업 의존도, 계원이 보유하고 있는 어업 장비나 멸실된 어업 시설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한 손실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는 그 결의는 무효이다.
[2]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분배하고 어업권 비행사자에게는 전혀 분배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가 있을 경우, 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어촌계 내부의 어업권 행사의 관행과 실태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어업권 행사자가 되기 위한 경쟁의 정도, 어촌계원 중에서 어업권 행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율, 어업권 비행사자들이 어업권 행사자가 되지 못한 이유, 보상 결의에 대한 비행사자들의 태도, 그 어촌계에서의 과거의 보상금 분배의 선례 등도 판단 자료로서 참작되어야 한다.
[1] 민법 제276조 제1항 , 수산업법 제15조 제4항 ,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0조 제1항 [2] 민법 제104조 , 제276조 제1항 , 수산업법 제15조 제4항 , 제37조 ,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0조 제1항
원고(선정당사자)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만기 외 1인)
교로어촌계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 어촌계는 충남 당진군 ○○면 △△리, □□□리, ◇◇◇리에 거주하는 어업인 264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비법인 어촌계로서, 소외 한국전력공사가 시행하는 당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으로 △△리 지선에 위치한 7개의 김양식어장과 7개의 정치망어장 및 1개의 굴양식어장에 대한 어업권을 상실하게 되어 그에 대한 보상금으로 합계 금 10,230,774,000원을 수령하게 되자, 보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상금 분배에 관한 내규를 만든 후 1993. 9. 24.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위 내규를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보상금 분배에 관한 총회 결의를 하였으나 위 결의가 절차상의 하자로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선고되자, 1994. 11. 28. 위 결의를 추인하는 이 사건 총회 결의를 한 사실, 피고의 보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위 보상내규는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보상금을 분배한다는 것인데, 피고는 위 보상내규와 총회 결의에 따라 7개의 김양식어장에 대한 보상금 8,383,859,000원을 1993년도의 어업권 행사자 167명에게 그들의 김양식 책수에 비례하여 분배하고, 나머지 굴양식어장과 정치망어장에 대한 보상금은 1993년도의 어업권 행사자들에게 각 균등하게 분배함으로써(일부는 가압류되어 분배되지 않았음) 어업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어촌계원들은 보상금의 분배 대상에서 배제된 사실 및 피고와 위 7개의 김양식어장에 대한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고 어업권을 행사한 167명의 어업인 중에서 18명은 피고의 어촌계원이 아닌데도 피고는 어장관리규약에 어업권 행사자로 등재되어 어업권을 행사한 자에게만 보상금을 분배하기로 한다는 위 총회 결의에 따라 그들에게도 위 7개 김양식어장에 대한 보상금의 약 9%에 해당하는 금 743,109,924원의 보상금을 분배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어업권 비행사자인 어촌계원을 보상금 분배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어촌계원이 아닌 자에게까지 보상금을 분배하기로 한 위 총회 결의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총유재산의 처분에 대한 총회 결의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는 점, 총유재산에 대하여는 그 구성원에게 지분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분배에서 제외된 대다수의 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점, 1981년도에도 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들에게만 분배한 전례가 있는 점, 현실적으로 어촌계와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당국의 승인을 거친 자만이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 어업권의 소멸로 인하여 직접 손실을 입게 되는 자는 바로 어업권 행사자인 점 및 원고들의 대부분이 신고어업자로서 그에 대한 보상금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피고 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가. 법인 아닌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어촌계의 총유이고( 수산업법 제15조 제4항 ), 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도 어촌계의 총유에 속하므로, 총유물인 위 손실보상금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계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7호 , 피고 정관 제33조 제1항 제7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은 어촌계의 잉여금과는 그 성질이 달라서 그 어업권의 소멸로 손실을 입게 된 어촌계원에게 공평하고 적정하게 분배되어야 할 것이므로,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각 계원의 어업권 행사 내용, 어업 의존도, 계원이 보유하고 있는 어업 장비나 멸실된 어업 시설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한 손실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는 그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 당원 1992. 7. 14. 선고 92다534 판결 , 1995. 8. 22. 선고 94다3102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어업면허및어장관리에관한규칙(1991. 5. 4. 농림수산부령 제1075호로 전문 개정된 것, 이하 어장관리규칙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은 어촌계원 간의 어업권 행사에 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지만 행사의 최우선순위가 있는 자만이 우선적, 독점적으로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므로 어촌계가 최우선순위자 외에 차순위자와도 동시에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당원 1997. 6. 13. 선고 95다20058 판결 참조), 특히 어장관리규칙 제37조 제5항 은 다수 어촌계원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어업권 행사의 우선순위에 불구하고 행사자 수의 하한선을 정하거나 어업권을 행사한 실적이 있는 자에 대하여 그 행사 횟수 또는 총 행사기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모든 어촌계원들은 어업권 행사의 우선순위에 불구하고 어업권을 행사할 잠재적인 권리를 갖는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분배하고 어업권 비행사자에게는 전혀 분배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가 있을 경우 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어촌계 내부의 어업권 행사의 관행과 실태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어업권 행사자가 되기 위한 경쟁의 정도, 어촌계원 중에서 어업권 행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율, 어업권 비행사자들이 어업권 행사자가 되지 못한 이유, 보상 결의에 대한 비행사자들의 태도, 그 어촌계에서의 과거의 보상금 분배의 선례 등도 판단 자료로서 참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예컨대 어촌계가 여러 종류의 어업권을 가지고 있고 그 종류별로 어업권의 행사자가 사실상 고정되어 있을 경우 특정 어업권의 행사자에게는 다른 종류의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분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총회 결의와, 또는 어떤 어업권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상당한 자력과 기술이 필요한데 비행사자들에게는 그러한 자력과 기술이 부족하고 어장과의 거리 등 환경적인 요인에 비추어 보더라도 장래에 그 어업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어업권 비행사자에게는 일체 손실보상금을 분배하지 않기로 한다는 총회 결의 등은, 이를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지만,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모든 어촌계원이 그 행사자가 될 잠재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는 어촌계의 총유재산인 어업권이 소멸되었는데도 그 소멸의 대가로 지급된 보상금을 보상기준연도에 어업권을 실제로 행사한 어촌계원에게만 분배하고 비행사자에게는 차등분배조차 불허하기로 하는 결의는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년 단위로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피고 어촌계의 계원 264명 중에서 ◇◇◇리에 거주하는 계원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김양식어장에 대한 어업권 행사를 원하였으나 사실상 피고 어촌계를 지배하는 △△리 어업인들만이 어업권 행사를 독점함으로써 ◇◇◇리 어촌계원 56명 전원과 일부 △△리 어민들은 어업권 행사를 하지 못하여 온 사실, 특히 종전의 어업권 행사자가 김양식시설을 양도하고 어업권 행사의 우선순위를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어업권 행사자를 선정하여야 할 경우, 피고로서는 어장관리규약상 우선순위를 갖는 어촌계원과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고의 어촌계원이 아닌 자 18명과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등 어업권 행사를 원하는 어촌계원들을 어업권 행사에서 배제한 사실, 위 김양식어장에 대한 어업권의 비행사자라는 이유로 보상금의 분배 대상에서 제외된 어촌계원이 전체 계원의 36%인 97명인데, 위 보상금 분배를 위한 총회에서 김양식어장에 대한 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분배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려고 하자, 비행사자인 위 어촌계원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여 극도로 소란한 상태에서 황급히 표결에 붙여져 144명의 찬성으로 총회 결의가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보상금을 분배받지 못한 어촌계원의 4분의 3 이상이 보상금 분배 결의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고 있는 사실 및 위 7개의 김양식어장에 대한 어업권 행사자가 167명으로서 어촌계원의 64%에 이를 정도로 다수인데, 그 동안 위 167명이 고정적으로 어업권을 행사하여 온 것이 아니라 어업권 행사자에 적지만 매년 변동이 있어온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피고 어촌계에 지급된 보상금 총액의 82%에 해당하는 김양식 어업권의 소멸에 대한 보상금을 어업권 비행사자에게 전혀 분배하지 아니하기로 한 결의는 위에서 살펴본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다만 정치망 어업권의 소멸에 대한 보상금은 기록에 나타난 어업권 행사의 실태에 비추어 실제 행사자에게만 분배한다고 하여 이를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다. 피고 어촌계가 1981년도 대호방조제 공사로 일부 어업권을 상실하면서 그 대가로 받은 손실보상금을 실제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분배한 전례가 있기는 하나, 기록에 의하면 당시 소멸한 어업권의 내용이나 그 어업권 행사의 실태가 제대로 나타나 있지 아니하므로, 어업인들의 주된 어업의 종류나 어업권 행사의 실태가 현재와는 많이 달랐을 것으로 추정되는 12년 전의 단 한차례의 분배 사례를 들어 이번에도 어업권 행사자에게만 분배하는 것이 공평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고, 한편 원고 등 대부분의 비행사자들이 바지락, 굴 등을 채취하는 신고어업자로서 보상을 받기는 하였으나, 위 보상금은 피고에게 지급된 것이 아니라 원고 등이 그들의 권리에 기하여 사업자로부터 직접 보상받은 것이므로, 원고 등이 신고어업자로서 약간의 보상금을 받은 사실은 피고의 어업권 상실로 인한 보상금의 어촌계원 간 분배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유가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보상금 분배에 관한 피고 총회의 결의는 무효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심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를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어업권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