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7. 3. 25. 선고 96후313 판결

대법원 1997. 3. 25. 선고 96후31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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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등록무효]

판시사항

[1] 재외자의 상표관리인이 재외자를 위하여 보조참가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성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의 유사 여부 판단 방법

[3] 출원상표가 등록 출원 이후에 널리 사용되었고, 성명으로 이루어진 상표로서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다면 선출원 등록상표와 유사해도 등록이 허용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상표관리인이란 재외자(在外者)를 대리하는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지는 자로서 형식상은 임의대리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정대리인과 같은 기능을 하는 관계로 당사자 본인에 준하여 취급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재외자의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등록무효심판에서 그 등록상표의 상표관리인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당해 소송의 결과에 제3자로서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그 재외자를 위한 보조참가를 할 수 없다.

[2] 상표의 유사 여부는 동종의 상품에 사용되는 두 개의 상표를 그 외관, 칭호, 관념 등의 점에서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그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별되어야 하고, 문자와 문자 또는 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결합상표는 반드시 그 구성 부분 전체에 의하여 호칭, 관념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 부분을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 그 구성 부분 중 일부만에 의하여 간략하게 호칭, 관념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하나의 상표에서 두 개 이상의 칭호나 관념을 생각할 수 있는 경우에 그 중 하나의 칭호, 관념이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두 상표는 유사하다고 할 것이며, 성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의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치는 마찬가지이다.

[3] 무효심판이 청구된 등록상표들이 각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7호에 위반하여 등록된 것이면 같은 법 제46조 제1호에 의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7호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는 해당 상표의 출원시이므로, 위 등록상표들이 등록출원 이후에 널리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고, 위 등록상표들이 성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상표이고 그 출원에 관하여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인용상표와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그 등록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참조판례

[1]

대법원 1979. 8. 28. 선고 79누74 판결(공1979, 12197) /[2]

대법원 1992. 9. 25. 선고 92후742 판결(공1992, 3005),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후1824 판결(공1995상, 2124)

심판청구인,피상고인

구치오구치 쏘시에타 레스폰 사이리다 리미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수길 외 7인)

피심판청구인,상고인

파올로 구찌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경한 외 2인)

피심판청구인,보조참가인

(주) 크라운 외 1인 (소송대리인 동서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1인)

원심결

특허청항고심판소 1996. 1. 29.자 93항당330, 331 심결

주문

상고를 기각하고, 피심판청구인보조참가인 김명신의 보조참가신청을 각하한다. 상고비용 중 각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각 피심판청구인보조참가인들의, 나머지는 피심판청구인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심판청구인보조참가인 김명신의 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어느 소송사건에서 당사자의 일방을 보조하기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면 당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이해관계라 함은 사실상, 경제상 또는 감정상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바(당원 1979. 8. 28. 선고 79누74 판결 참조), 피심판청구인보조참가인 김명신의 보조참가신청이유에 의하면, 위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등록상표들에 대하여 출원등록에 관한 대리를 하였고, 이 사건 항고심판에 이르기까지 피심판청구인의 대리인이었으며,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의 상표관리인으로 선임되어 등록되어 있으므로 보조참가신청을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나, 상표관리인이란 재외자를 대리하는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지는 자로서 형식상은 임의대리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정대리인과 같은 기능을 하는 관계로 당사자 본인에 준하여 취급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보조참가인이 무효심판이 청구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의 상표관리인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제3자로서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주장하는 다른 사정들도 사실상, 경제상의 이해관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위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보조참가신청은 참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피심판청구인 및 그 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크라운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위 보조참가인 김명신이 제출한 상고이유서 기재의 상고이유는 피심판청구인을 대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이를 피심판청구인의 상고이유로 본다).

상표의 유사 여부는 동종의 상품에 사용되는 두 개의 상표를 그 외관·칭호·관념 등의 점에서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그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별되어야 하고, 문자와 문자 또는 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결합상표는 반드시 그 구성 부분 전체에 의하여 호칭, 관념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 부분을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 그 구성 부분 중 일부만에 의하여 간략하게 호칭, 관념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하나의 상표에서 두 개 이상의 칭호나 관념을 생각할 수 있는 경우에 그 중 하나의 칭호, 관념이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두 상표는 유사하다고 할 것이며, 성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의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치는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당원 1992. 9. 25. 선고 92후742 판결, 1995. 5. 12. 선고 94후182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각 1990. 8. 24. 출원하여 1992. 2. 19. 등록된 이 사건 등록상표(1)(등록 제233158호) 및 등록상표(2)(등록 제233157호)와 선출원하여 등록된 인용상표 'GUCCI'를 대비하여 보면, 먼저 이 사건 등록상표(1)은 복잡하게 도안된 도형과 그 도형의 중앙과 하단부에 'PAOLO', 'DESIGNED BY' 및 'PAOLO GUCCI'의 문자가 표기되어 구성된 도형과 문자의 결합상표이나, 각 구성 부분은 이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도형 부분과 위 문자 부분들에 의하여 분리관찰이 가능하다고 할 것인데, 위 도형 부분은 문자 부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기는 하나 그 자체로 특정한 호칭을 생각할 수 없는 등 위 상표의 구성상 위 도형 부분만이 위 상표의 요부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한편 문자 부분 중 'DESIGNED BY' 부분은 '…에 의하여 디자인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른바 기술적 표장으로서 식별력이 없어 요부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도형 부분과 'PAOLO' 부분 및 'PAOLO GUCCI' 부분(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는 이 부분이 'PAOLOGUCCI'와 같이 글자를 모두 붙여 쓴 것이라는 취지이나, 위 상표를 살펴보면 미세하나마 두 단어 사이가 분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들이 위 상표의 요부가 된다 할 것이며, 다시 위 'PAOLO GUCCI' 부분은 두 단어가 합쳐져 이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PAOLO'와 'GUCCI' 부분으로 분리하여 관찰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음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2)도 비교적 간단한 도형 부분과 'PAOLOGUCCI'의 문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역시 그 구성으로 보아 이를 분리하여 관찰하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도형 부분과 문자 부분으로 분리하여 관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나아가 위 문자 부분은 비록 'PAOLO'와 'GUCCI' 부분이 간격 없이 연결되어 구성되어 있기는 하나 'GUCCI' 부분이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인용상표인 'GUCCI'와 동일한 표장으로서 강하게 인식되는 부분이므로 위 문자 부분 역시 일반 수요자의 처지에서 요부라고 할 수 있는 'PAOLO'와 'GUCCI' 부분으로 분리하여 인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이 각기 일반 수요자들에게 강하게 인식되는 'GUCCI' 부분에 의하여 약칭되는 경우에는 인용상표와 칭호가 동일하게 되어, 양 상표들을 동일·유사한 지정상품에 다 같이 사용할 경우,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은 각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제7호에 위반하여 등록된 것으로서 같은 법 제46조 제1호에 의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위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등록상표들과 인용상표가 유사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는 이 사건 등록상표들의 'PAOLO GUCCI'나 'PAOLOGUCCI' 부분이 저명한 디자이너인 피심판청구인의 성명이고 그것이 일체적으로만 사용되고 선전 광고되었으므로, 이른바 관념의 전환을 가져와 이를 분리관찰할 수 없다는 취지이나, 기록상 이 사건 등록상표들의 출원 당시에 피심판청구인이 우리 나라의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디자이너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거나 위 표장들이 일체적으로만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엿보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문자 부분이 일체적으로만 인식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당원의 판례들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른 것들로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또한 구 상표법 제9조 제1항 제7호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는 해당 상표의 출원시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이 등록출원 이후에 널리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고, 이 사건 등록상표들이 성명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상표이고 그 출원에 관하여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인용상표와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그 등록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는 결국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보조참가인 김명신의 이 사건 보조참가신청을 각하하며, 상고비용 중 각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각 보조참가인들의, 나머지는 패소자인 피심판청구인의 각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정귀호(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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