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

  • 링크 복사하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인정된죄명:배임)]

판시사항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의 의의

판결요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의하여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그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양자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의 경우 등을 가리키며, 또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서정우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4.2.24. 선고 92노160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한꺼번에 판단한다. 

1.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시온그룹측과의 사이에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 사건 토지를 제3자에게 함께 처분하기로 합의함에 있어 시온그룹측으로부터 적당한 원매자를 찾아 매매가격을 절충하여 달라는 위임을 받고, 이에 따라 그 원매자인 연합철강 주택조합측과의 사이에 위 토지 전체를 총대금 85억원에 매매하기로 하되 시온그룹 소유의 2/3지분의 매도가격은 36억원·피고인 소유의 1/3지분의 매도가격은 나머지 49억원으로 하여 위 각 공유지분 별로 개별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미리 합의하고 나서, 시온그룹측에 대하여는 이와 달리 위 토지의 1/3지분당 18억원씩에 매매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진 것처럼 통보하여, 이에 터잡아 시온그룹과 위 주택조합과의 사이에 먼저 시온그룹 소유지분에 관하여 대금 36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피고인은 나중에 따로 위 주택조합에게 피고인 소유지분을 대금 49억원에 매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사실관계를 인정한 원심의 조치를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의 잘못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2.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의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그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양자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의 경우 등을 가리키며, 또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0.5.8. 선고 89도1524 판결; 1990.6.8. 선고 89도1417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시온그룹측으로부터 그들 공유토지의 처분을 위하여 원매자의 물색 내지 매도가격의 합의절충을 위임받은 것인 이상, 피고인은 위탁자인 시온그룹의 공유지분의 처분에 따른 사무의 일부를 그를 위하여 대행하는 자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위탁관계의 본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온그룹의 공유지분에 관한 매매가격을 적정하게 함은 물론 피고인 및 시온그룹 각자의 공유지분 비율에 따라 그 매매가격이 서로 균등하게 성립되도록 합의절충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임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실제로 원매자인 위 주택조합측과의 사이에 시온그룹의 소유지분에 관한 매도가격을 피고인의 것보다 훨씬 싼 값으로 하기로 합의절충하여 시온그룹이 위 주택조합과의 사이에 그 소유지분을 피고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현저하게 불리한 가격조건으로 매도하게 함으로써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니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 검색
  • 맨위로
  • 페이지업
  • 페이지다운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