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도 과실상계 규정이 유추적용되는지 여부
나. 과실상계가 직권참작사유인지 여부
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에 따라 등산화를 제작·납품하기로 한 계약에서 제작과정상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주문자에게 과실이 없다고 한 사례
가. 민법 제581조 , 제580조 에 기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 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담보책임이 민법 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인 이상 하자 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매수인의 잘못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이 상당하다.
나. 하자담보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 있어서 배상 권리자에게 그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잘못으로 손해를 확대시킨 과실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이 경우 손해배상의 책임을 다투는 배상 의무자가 배상 권리자의 과실에 따른 상계 항변을 하지 않더라도 소송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여 그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다. 제작자의 재료에 의하여 주문자가 제시한 견본에 따른 제품을 제작·공급하기로 한 계약에 있어서는 제작자는 당연히 계약 내용에 따른 하자 없는 완전한 제품을 제작·공급할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제작과정에서의 하자에 대하여 기술상의 이유 등 특수한 사정으로 주문자가 하자 발견 의무를 부담하는 특약을 하지 않은 이상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하여 주문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고, 제품의 선적시 주문자측 직원의 검사가 이루어졌으나 이 검사는 대금지급을 위한 신용장상의 지급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어 이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신용장상의 이런 지급조건은 주문자로서 일단 검사해 보고 인수할 수 있다는 권한 유보의 규정이라고 해석될 뿐 아니라, 그 제품의 하자는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것도 아니고 제품을 해체하여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성질의 것이어서 그와 같은 숨은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점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주문자측이 하자의 발생이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어 이를 과실상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티 앤드 제이 ( T & J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평우
두산상사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정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최원현 외 2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신발류를 수입하여 일본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본국 회사로서, 일본국의 등산화제조업체인 소외 후지쿠라고무 주식회사(이하 “후지쿠라고무"라고 한다)에게 판매하기 위하여 한국의 신발류제조업체인 소외 리 스포츠 주식회사(이하 “리 스포츠"라고 한다)로부터 제조자가 주문자로부터 제공받은 규격, 사양, 품질에 맞추어 물품을 제작한 다음 주문자의 상표를 그 물품에 부착하여 주문자에게 납품, 판매하는 소위 오이엠(OEM)방식에 따라 등산화를 제작·납품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리 스포츠는 그의 수출대행자로 된 피고로부터 공급받은 원단을 사용하여 후지쿠라고무의 외주 사양서에 따라 이 사건 등산화를 제작한 후 이를 선적하여 원고에게 납품한 사실, 원고는 납품받은 위 등산화를 후지쿠라고무에게 판매하였으나, 그 등산화에는 당초 견본과 달리 그 뒷부분의 상부와 하부 사이에 보강라이닝이 넣어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접착이 되어 있지 아니한 관계로 모든 소재가 따로 움직이는 바람에 보행시 굴절작용이 발생하거나 등산시 조금만 힘이 가하여져도 그 힘이 외피에만 집중됨으로써 등산화가 파열되는 하자가 있어 원고는 후지쿠라고무로부터 이를 전부 반품받고 후지쿠라고무에게 그 매매대금인 일본화 10,233,000엔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환송판결 취지에 따라 피고를 이 사건 등산화의 수출대행자로서 매도인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에 대하여 민법 제581조 , 제580조 의 규정에 따라 위 등산화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가 후지쿠라고무에게 지급한 위 금원 전액상당의 지급을 명하였다.
2. 민법 제581조 , 제580조 에 기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 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담보책임이 민법 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인 이상 하자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매수인의 잘못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대법원 1980.11.11.선고 80다923,924 판결 ; 1990.3.9.선고 88다카31866 판결 각 참조), 이 사건과 같이 하자담보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 있어서 배상권리자에게 그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잘못으로 손해를 확대시킨 과실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손해배상의 책임을 다투는 배상의무자가 배상권리자의 과실에 따른 상계항변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소송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여 그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3. 그런데, 앞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등산화의 하자는 결국 리 스포츠가 후지쿠라고무에서 보낸 견본과는 달리 등산화를 제작하면서 보강라이닝을 넣지 아니하고 접착을 제대로 하지 아니함으로써 생긴 것으로 리 스포츠의 제작과정에서 생긴 것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 등산화는 리 스포츠와 일본내 실수요자인 후지쿠라고무와의 사이에 견본요청, 견본제작 및 견본송부 등을 거듭한 끝에 그 제작납품계약이 이루어진 것이고, 그 제작납품이 오이엠방식에 의한 관계로 원고가 후지쿠라고무의 직원인 소외 1을 리 스포츠의 제조공장에 파견하여 제조과정과 품질을 수시로 점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하자를 미리 발견하지 못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과 같이 피고와 원고 사이에 피고의 재료에 의하여 원고가 제시한 견본에 따른 제품을 제작공급하기로 한 계약에 있어서는 피고는 당연히 계약내용에 따른 하자없는 완전한 제품을 제작·공급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제작과정에서의 하자에 대하여 기술상의 이유 등 특수한 사정으로 원고가 하자 발견의무를 부담하는 특약을 하였다면 몰라도 그러한 특약을 하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서 그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하여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며 ( 대법원 1990.3.9.선고 88다카31866 판결 참조), 또한 이 사건 등산화의 선적시에 원고의 한국내 연락사무 담당직원인 소외 2의 검사가 이루어졌으나, 이 검사는 이 사건 등산화의 대금지급을 위한 신용장상 위 소외 2의 검사증명서가 첨부될 것이 지급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어 이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신용장상의 위와 같은 지급조건은 원고가 주문자로서 일단 검사해 보고 인수할 수 있다는 권한유보의 규정이라고 해석될 뿐 아니라, 이 사건 등산화의 하자는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것도 아니고 제품을 해체하여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성질의 것인 점에 비추어볼 때(갑 제4 내지 10호증 각 참조) 위와 같은 숨은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점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므로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측이 이 사건 하자의 발생이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어 이를 과실상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고, 기록상 그 밖에 원고측이 하자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잘못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하자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원고측의 과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무슨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