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상대방을 토지의 적법한 상속권자로 잘못 알고 토지소유권 환원의 합의에 이르렀고 이러한 동기가 합의 당시에 표시되었다면 합의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나. ‘가’항의 합의를 화해계약으로 본다면 상대방이 토지의 적법한 상속권자인지 여부가 화해의 목적인 분쟁의 대상으로 되었는지 여부를 가려 착오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가. 상대방을 토지소유자의 적법한 상속인인 것으로 잘못 알고 토지소유권을 환원시켜 주기로 하는 합의에 이른 것이라면 상대방이 적법한 상속인이라는 점은 그와 같은 합의를 하게 된 동기에 해당하고, 만약 이러한 동기가 그합의 당시에 표시되었다면 이는 합의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나.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므로, 위 '가'항의 합의를 화해계약으로 본다면 상대방이 토지소유자의 적법한 상속인인지의 여부가 화해의 목적인 분쟁의 대상으로 되었는지 아니면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인지의 여부를 가려 착오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석순
피고
대법원 1993.5.27. 선고 93다2476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는 1921.9.1.소외 1 명의로 사정된 토지인 사실, 원고는 1988.5.경 이 사건 토지를 위 소외 1로부터 1968.5.1.자로 매수하였음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소제기 당시 이미 사망한 위 소외 1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88가단11037호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소장에 소외 2의 주소를 위 소외 1의 주소인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여 위 소외 2의 처로 하여금 소장부본, 변론기일소환장 등의 소송서류를 송달받게 함으로써 의제자백으로 인한 승소판결을 선고받고 1988.8.31. 그 판결을 이용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소외 1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고 이어서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사실, 그 후 피고는 자신의 외증조모로서 상속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위 소외 1로부터 원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알게 되어 같은 해 11.2. 원고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전남지방경찰청 특수강력수사대에 고소한 사실, 원고는 위 고소사건에 대한 수사를 받던 중 같은 달 5. 피고와의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피고에게 환원시켜 주는 대신 피고는 원고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위 소외 1의 외증손자로서 적법한 상속인인 것으로 착오하여 위와 같이 합의하였으므로 착오를 이유로 이를 취소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위 소외 1의 상속인인지의 여부는 위 합의내용의 중요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위 소외 1의 적법한 상속인인 것으로 알고 위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위 소외 1의 적법한 상속인이라는 점은 원고가 위와 같은 합의를 하게 된 동기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만약 원고의 이러한 동기가 위 합의당시에 표시되었다면 이는 위 합의내용의 중요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이러한 동기가 위 합의당시에 표시되었는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만약 상속인임이 표시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고가 위 소외 1의 외증손자로서 이 사건 토지의 적법한 상속권자인지의 여부 또한 심리한 연후에 원고의 위 착오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피고가 위 소외 1의 적법한 상속인인지의 여부는 위 합의내용의 중요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리고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므로, 만약 원심이 위 합의를 화해계약으로 본 것이라면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위 소외 1의 적법한 상속인인지의 여부가 화해의 목적인 분쟁의 대상으로 되었는지 아니면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인지의 여부를 가려 원고의 위 착오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은, 원고가 농부이고 위 합의당시 피고의 고소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어서 어쩌면 구속될 지도 모른다는 사정에 처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합의가 궁박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합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궁박상태 또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의 위 판단속에는 위 합의가 원고의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 또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못볼 바 아니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위 합의가 원고의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단유탈의 위법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위 착오 주장의 당부를 더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